‘동남아의 우버’ 그랩, 디지털 은행까지 도전…왜?

가 +
가 -

동남아 최대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그랩이 싱가포르에서 디지털 은행 라이선스까지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금융 비즈니스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보는데 따른 행보다.

최근 닛케이 아시안 리뷰 보도에 따르면 그랩에서 금융 사업부를 총괄하는 레우벤 라이는 12월 31일 마감전에 디지털 은행 라이선스 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다”면서 “은행 자격을 획득한다면 소비자들과 중소 기업들은 예금, 대출 외에 다양한 금융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은행 라이선스는 그랩이 동남아에서 선도적인 기술 회사로서 위치를 강화하는 데도 중요한 진전이 될 것이란게 그의 설명이다.

레우벤 라이는 “은행 라이선스는 고객들에게 보다 많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한다”면서 “금융이 성장의 중요한 영역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2012년 설립된 그랩은 차량 공유 서비스로 시작해 푸드 딜리버리, 금융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해왔다. 현재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에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닛케이 아시안 리뷰에 따르면 싱가포르 중앙은행은 금융 시장 자유화 차원에서 5개 디지털 은행 라이선스를 발급할 예정이다. 새로 발급된 라이선스 5개 중 2개는 완전한 은행 라이선스고, 나머지 3개는 도매 금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어느 업체가 라이선스를 받을지 여부는 내년 중반께 확정될 예정이다.  라이선스를 얻기 위해 그랩을 포함해 10여개 업체가 경쟁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랩은 소매와 비소매 고객들에게 모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완전한 은행 라이선스 자격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사용자 및 소규모 상인들을 중심으로 거대한 생태계를 가진 모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라이선스를 신청하기로 했다.

레우벤 라이는 “은행 라이선스를 통해 보다 많은 투명성와 접근성을 사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싶다”면서 “싱가포르 사용자들이 숨어 있는 수수료를 걱정할 필요 없이, 끊김없는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은행 경험을 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예금 이자율 등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싱가포르 은행 시장은 이미 포화돼 있어, 신생 회사가 파고들 공간이 있겠느냐는 관측도 있다.이에 대해 레우벤 라이는 중소기업들과 그랩 드라이버 같은 긱 이코노미 노동자들을 언급하며 은행 영역에선 충족되지 않은 수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외 다른 동남아 국가들에서도 은행 사업의 기회를 찾겠다고 덧붙였다.

은행 라이선스 획득과 무관하게 그랩은 사용자 및 파트너 상인들을 대상으로 웰스 관리 서비스(wealth management services)도 내년 상반기 제공할 예정이다. 이들이 그랩 계좌에 있는 잔고를 사용해 소규모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그랩은 소프트뱅크, 토요타, 우버 테크놀로지스, 마이크로소프트가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시장 분석 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그랩 기업 가치는 143억달러 규모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