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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막아세운 국회, ‘타다금지법’ 통과

2020.03.07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일명 ‘타다금지법’)이 결국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타다 측은 조만간 주요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터라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국회는 3월6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모빌리티 업계 초미의 관심사였던 여객운수법 개정안(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발의)을 재석 의원 185인 중 찬성 168인, 반대 8인, 기권 9인으로 가결했다. 이로써 현행 타다 서비스는 불법이 됐다. 법안은 공포 후 1년6개월의 유예기간이 적용된다.

법안을 발의한 박 의원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법적 불확실성이 제거되므로 수많은 모빌리티 스타트업들이 안정적인 사업을 펼치게 된다”라며 “구산업과 신산업의 상생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행 타다 서비스의 합법, 불법 여부와 관계없이 플랫폼 운송사업 재편성과 제도화는 타다도 동의한 것”이라며 “원안으로도 타다 측이 충분히 사업을 할 수 있었으나 택시업계 설득 끝에 렌터카 확보 방안까지 명시했다. 면허 총량과 기여금은 하위법령 논의과정에서 충분히 풀어갈 수 있다고 밝혔음에도 타다가 거부했다”라고 지적했다.

박덕흠 미래통합당 의원은 “기존 여객법 규제를 엄격히 받는 택시와 달리 카카오 카풀, 타다 서비스 등은 기존 택시업계와의 갈등을 유발했고 이로 인해 3명의 택시기사가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라고 말했다. 박의원은 “새로운 규제가 생기면서 영업이익 낮아져 불만이 발생할 수 있으나 신산업이라는 이유로 내버려 둘 수는 없다”라며 “본 법안은 타다를 멈춰세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구성원 모두가 상생하기 위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채이배 민생당 의원이 유일하게 반대토론에 나섰지만 의원들의 표심을 움직이지는 못했다.

벼랑 끝 타다

이번에 통과된 여객법 개정안은 지난해 3월 카풀·택시업계의 사회적 대타협의 후속 방안으로 국토교통부가 지난 7월17일 내놓은 ‘혁신성장과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제도 개편방안(이하 개편안)’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혁신형 △가맹형 △중개형 등 3가지 유형의 플랫폼 운송사업을 제도화하는 것이 골자다.

신설되는 플랫폼 운송사업은 플랫폼사업자가 기여금을 내면 새로운 형태의 면허를 발급해주는 방식이다. 허가 대수는 총량에 따라 관리 받는다. 대신 외관·부제·요금 등 각종 규제에서 자유로운 서비스가 가능하다. 타다는 이같이 규제가 강화되면 사업이 불가하다며 법안에 반대해왔다. 또 법안 발의 과정에서 타다와 같은 11인승 승합차 기반 기사 포함 렌터카 모델의 사업을 제한하는 조항이 들어가면서 이 법안은 ‘타다 금지법’으로 불렸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6일 기자들과 만나 여객법 개정안이 ‘타다 금지법’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타다금지가 아니라 없던 업역을 분명히 하려는 것”이라면서 “타다가 초단기 렌터카사업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여객운송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 법은 (타다의) 법적 지위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법은 상생과 혁신이 같이 가는 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타다는 규제가 강화되면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보고, 조만간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2018년 10월 출시된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는 불과 9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모으며 인기를 얻었다. 타다의 핵심 서비스인 타다 베이직은 렌터카의 경우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차만 예외적으로 운전자 알선이 허용되는 조항(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 18조 1항)을 사업 근거로 삼았다.

검찰은 타다가 여객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박재욱 VCNC 대표와 이재웅 쏘카 대표, 각 법인을 재판에 넘겼지만 지난달 1심 법원은 타다를 무죄로 판결했다. 이에 타다는 여객법 개정안 폐기를 요구해왔다. 오는 4월에는 법인 분할을 진행하고 대규모 투자를 유치, ‘유니콘’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이 같은 꿈은 좌초됐다. 타다 베이직 외에 운영 중인 타다 어시스트(교통약자 대상), 에어(공항픽업용), 프리미엄(준고급택시), 프라이빗(예약형) 등 서비스의 지속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박재욱 대표는 6일 호소문을 통해 “여객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요청 드린다”라며 “미래를 꿈꾸지 않는 사회를 거부해달라. 젊은이들에게 창업을 권할 수 없는 사회를 막아 달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이야기와는 달리, 혁신을 금하는 법”이라며 “‘타다’는 물론 ‘타다’ 같은 혁신적인 영업들의 진출이 막히는 법”이라고 말했다.

타다의 1심 무죄 판결에 격분했던 택시업계는 법안 통과에 환영했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측은 “무법천지가 될 뻔한 타다의 택시영업을 정부와 국회가 법률로 조정했다”라며 “택시 승객에 대한 서비스 강화로 보답하겠다”라고 밝혔다.

2라운드, 기여금과 총량

여객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의 일종으로 ‘플랫폼 운송사업’ 제도가 신설된다. 다양한 플랫폼 택시사업을 할 수 있는 법적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타다를 제외한 모빌리티 업계는 법안의 통과를 요구해왔다. 최소한의 사업근거가 갖춰져야 모빌리티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동시에 업계의 우려도 크다. 기여금 수준과 납부 방식, 총량 제한 등 모빌리티 산업의 숨통을 막을 위험요소가 남아 있어서다. 특히 택시업계가 플랫폼 운송사업의 기여금·총량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 시행령을 통해 세부 규정을 정하는 과정에서 모빌리티 업계와 택시업계 간 진통이 예상된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앞길은 전혀 알 수 없는 절벽 위에 스타트업을 세워놓고 퇴로는 막아버린 법”이라고 규탄했다. 또 “스타트업이 사업을 잘 해도 사업을 확장할 수 없을 것이라는 총량 규제,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서비스가 되더라도 수익을 낼 수 없을 것이라는 기여금 규제에 대한 우려가 팽배하다”라며 “이미 자본력 있는 기업만 (플랫폼 운송사업에) 진출할 수 있고 스타트업은 엄청난 진입장벽에서 시작해야 한다. 이에 대해 주무부처인 국토부가 답해줘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