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변심에…삼성·LG 이어 일본 JDI도 LCD 사업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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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디스플레이의 하쿠산 LCD 공장. 출처: JDI 홈페이지

삼성의 LCD(액정표시장치) 사업 철수 소식이 발표된 날, 일본에서도 유력 디스플레이 회사가 LCD 사업과 결별하는 소식이 나왔다.

외신들에 따르면 일본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업체인 재팬디스플레이(JDI)는 일본 이시카와현 하쿠산 소재 LCD 공장의 관련 장비를 이치고에셋그룹에 매각한다고 3월3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매각대금은 2억달러(약 2448억원) 규모다.

재팬디스플레이는 일본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인 소니, 히타치, 도시바가 사업 부실로 허덕이면서 생존을 위해 만든 합작법인이다. 독자생존을 고집하다 폭스콘(홍하이)에 매각된 샤프와 달리 연합 형태로 사업을 이어왔으나, 결국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 진출에 실패하면서 경영난을 겪어왔다.

특히 이번 정리 대상인 하쿠산 공장은 애플이 안정적인 LCD 패널 수급을 위해 상당 규모 자금을 지원한 곳이어서 주목된다.

애플은 주력 기종의 부품을 2~3곳에서 동시에 조달하며 협상력을 높이는 전략을 사용한다. LCD 패널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업 비중을 축소하고 LG디스플레이도 소형 OLED에 집중하면서 공급처가 줄어들자 BOE 등 중국 업체 견제를 위해 일본 업체를 전략적으로 지원해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JDI에 15억달러를 지원했으며, JDI는 이중 아직 8억달러 가량을 더 갚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애플이 아이폰 디스플레이용으로 LCD가 아닌 OLED 기술에 무게를 두면서 JDI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애플은 JDI의 수익성 악화와 스마트폰 시장의 수요 변화 등을 반영해 결국 2017년부터 아이폰에 OLED 채택을 시작했고, JDI의 LCD 공장 경영난은 가중됐다. 결국 지난해 말부터 주요 자산 매각을 추진해온 끝에 이번 결정에 이르렀다.

공교롭게 같은 날인 3월 31일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올 연말을 끝으로 LCD 생산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도 지난 2017년부터 LCD 대상 신규 투자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힌 뒤 사업 비중을 계속 줄여가고 있다. LCD는 현재 주요 제조사의 스마트폰 주력 제품에 탑재되지 못하고 있고, 중국 업체의 가격 경쟁 앞에 다른 나라 업체들도 수익성 악화로 계속 철수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