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부터 통신 정책까지…총선 IT 공약 톺아보기

역대급 깜깜이 선거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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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코로나19, 위성정당 논란 등이 총선 정국을 휩쓸면서 정책에 대한 논의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IT 정책도 마찬가지. 어떤 정당이 어떤 IT정책을 강조하는지 IT분야 종사자들 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갑작스레 찾아온 비대면 시대로의 전환 속에 정책 측면에서 IT가 갖는 존재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총선에 임하는 주요 정당들의 IT 정책 공약을 살펴봤다.

|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4월15일 열린다.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AI 그리고 또 AI

각 당은 인공지능(AI)을 IT 정책 주요 화두로 꺼냈다. 주로 AI 인재 양성, AI 전담 기관 설치 등이 거론되지만, 대부분 선언적인 내용에 그치며 정책의 구체성이 아쉽다. 지난해 12월 정부에서 발표한 ‘AI 국가전략’과 큰 차별성을 찾기도 힘들다.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공약 5대 핵심가치 중 가장 앞머리인 혁신 부분에 AI 관련 공약을 넣었다. “AI 기술 퍼스트 무버 코리아로 성장시키겠다”라며 AI 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췄다. ▲대학의 AI 학과 및 정원 확대 ▲AI 전문 고급 인력 양성 ▲AI 분야 고급인력의 병역 대체복무제도 개선 ▲AI 정책·전략 전담기관 및 주간 전문연구기관 설립 추진 ▲AI 스타트업에 대한 국내·외 민간 투자 환경 조성 ▲AI 기술 중심 고성능컴퓨팅 환경 지원 등이 주된 내용이다. 이와 함께 소프트웨어 인재 육성 및 지원 공약을 내세웠다.

정의당은 10대 정책 중 8번째인 ‘사람이 있는 미래’ 부분에 AI 공약을 집어넣었다. AI 관련 윤리충돌 및 사회갈등 해소 기구를 설치한다는 내용이 눈에 띈다. ▲AI 관련 핵심기관 인공지능청 신설 ▲AI 산업 R&D 지원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 SW 관련 핵심보직 개방직 전환 ▲AI 관련 윤리충돌 및 사회갈등해소 담당 범정부 총괄 전담기구 신설 ▲엣지 컴퓨팅 및 초저전력·초저지연 기술 지원 강화 ▲오픈소스 활용 저변 확대 지원 등의 공약이 열거됐다. 또 오픈소스 산업 육성에 대한 내용을 별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국민의당은 AI 인재 100만명 양성 프로젝트 추진을 내세웠다. 1년에 10만 명씩 10년간 100만명의 AI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원내 제3당인 민생당 역시 AI, 로봇 등 인력수요가 많은 분야 지역별 인재양성을 공약으로 걸었다. 미래통합당은 AI에 대한 별도 공약 없이 4차 산업혁명을 키워드로 벤처기업에 대한 규제 개선 및 지원 정책을 강조했다.

5G 비용 절감 vs 공공 와이파이

가계 통신비 경감은 선거철 단골 공약 중 하나다. 이번 총선에서도 관련 정책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접근하는 방식은 정당마다 다르다.

더불어민주당은 직접적인 통신비 인하 정책 대신 공공 와이파이를 들고나왔다. 올해 전국 모든 시내버스, 학교 및 공공장소 등 총 1만7천여 곳에 공공 와이파이를 구축하고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총 3만6천여 개 공공 와이파이를 추가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무료 와이파이를 확대해 가계 통신비를 우회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으로, 정부의 공공 와이파이 정책과 궤를 같이한다.

| 지난해 5G 첫 단말 삼성 갤럭시S10 5G(오른쪽)와 LG V50 씽큐

미래통합당은 단말기호갱방지법을 발표했다. 현행 요금 인가제를 폐지해 통신사 간 요금 경쟁을 끌어내고, 통신사를 통해 단말기가 유통되는 방식이 아닌 단말기완전자급제를 도입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또 유무선 전화·인터넷 통신비 연말정산 소득공제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5G 맞춤형 보편요금제를 약속했다. 이동통신 서비스를 보편적 서비스로 지정하는 보편요금제법을 추진해 5G에서도 월 2~3만원대에 10GB의 데이터를 보장하는 보편요금제를 의무화하겠다는 내용이다. 주파수 경매대가를 개선해 통신사의 요금 인하를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또 공공 와이파이를 10기가급 속도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의당은 망중립성 원칙을 법제화해 인터넷 종량제 시도를 차단하고 보편적 정보접근권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특정 콘텐츠 사용 시 데이터 비용을 이용자가 아닌 콘텐츠 제공사업자(CP)나 이동통신사가 부담하는 제로레이팅 관련 규제 기준 마련하고, 망사용료 갈등의 중심이 되는 상호접속고시 정산 방식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를 바라보는 다른 시선

미디어 분야에 대한 공약도 제각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미디어 산업 생태계 활성화, 미래통합당은 방송사 지배구조 규제 완화, 정의당은 미디어의 공적 기능과 책임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 시장에 주목했다. 1인 크리에이터 및 MCN 지원·육성을 비롯해 국내 OTT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콘텐츠 수출·유통 지원 강화 등 혁신 콘텐츠 활성화 지원을 공약으로 걸었다.

또 미디어 시장의 공정 경쟁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내 미디어기업 간 혹은 국내와 해외 미디어기업 간 부당한 수익 배분 등 불공정 거래행위 규제를 강화하고, 콘텐츠 사용료에 대한 ‘통합 대가 산정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이다. 글로벌 콘텐츠·플랫폼사업자의 책임 강화 및 역차별 개선도 언급했다. 또한, 현재 과기정통부, 방송통신위원회, 문체부 등으로 분산된 미디어 정책 부서를 통합해 미디어 콘텐츠를 진흥하겠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은 기존 방송사 지배구조 규제 완화에 초점을 맞췄다. 대기업의 방송사 소유 지분 제한을 기존 10%에서 30%로 완화하고 대기업의 기준을 자산총액 10조원에서 20조원으로 상향하겠다는 내용이다. 대기업의 방송 소유를 보다 쉽게 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얘기다. 또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폐지 및 뉴미디어위원회 신설 등을 공약으로 걸었다. 현행 방송 체계가 편파적이라는 인식이다. 민생당도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언급했다.

정의당은 미디어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안을 얘기하진 않았지만, 당내 ‘미디어개혁특위’를 설치해 시민사회 및 전문가들과 함께 입법과제를 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표현의 자유 확대, 미디어 리터러시, 혐오표현 대응, 성평등 미디어 등을 언급하며 미디어의 공적 책임성 등을 강조했다.

또 공영방송과 관련해 공영방송 이사회에 지역별 대표를 포함하고, 성별 다양성을 강화하는 법률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케이블TV 등 유료방송 사업자에 대한 지역성 구현 책무도 강조했다. 방송계 비정규직 노동자 처우 개선에 대한 공약도 포함됐다.

스마트 제조혁신·벤처·게임

이 밖에도 더불어민주당은 스마트 제조혁신을 말했다. AI·5G 기술 기반 스마트공장을 확대해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공약이다. 2022년까지 10인 이상 중소제조업체에 스마트공장 3만개를 보급하고, 2030년까지 전체 6만7천개 스마트공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또 서비스업에도 IT 기술을 도입하고, 소상공인의 IT 기술 활용 역량을 높이는 등 스마트 서비스, 스마트 상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은 규제 개선을 통해 벤처 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히든 챔피언 기업 500개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현행 규제샌드박스, 규제프리존법을 넘어서는 규제 개혁을 통해 일자리 10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공약했다. 미세먼지 ICT 모니터링 체계 도입, 독신 노인·중증장애인 스마트 밴드 보급 등 생활 밀착형 IT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정의당은 게임 산업에 대한 별도 공약을 발표했다. IT 및 게임 업계 노동환경 개선, 중소게임사 지원 및 게임시장 다양화 등 크게 두 가지 내용이다. IT·게임 종사자 노동 환경 개선 방안은 장시간 노동의 원인으로 지적받는 포괄임금제 및 특별연장근로 폐지가 골자다. 또 노동부의 IT 분야 근로감독 역량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중소 게임사 지원을 위해서는 정부 모태펀드 게임 분야 출자액을 300억원으로 2배 늘리고, 구글플레이 및 앱스토어에서 중소 개발사에 한해 수수료율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