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정부 자급제폰 정책 미흡…83% 미이행”

2020.05.26

정부의 자급제폰 정책 이행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단말기 구입 부담을 줄이고 이용자 편익을 높이기 위해 내놓은 완전자급제 정책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으면서 가계 통신비 부담 문제가 해소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소비자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소비자주권)는 정부의 통신단말기 완전자급제 이행 실태 조사 결과 총 12개 과제 중 2개 과제만 됐을 뿐 부분이행을 포함해 10개 과제(83%)가 미이행됐다고 26일 밝혔다. 소비자주권은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정부가 발표한 완전자급제 실제 이행 여부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지난해 삼성전자에서 출시한 자급제 전용폰 ‘갤럭시M20’

자급제폰은 이동통신사가 통신 서비스 가입 조건으로 판매하는 휴대폰과 달리 가전 매장,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약정 없이 구입해 사용하는 단말기를 말한다. 시민단체들은 ‘고가 단말기-고가 요금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통신서비스와 휴대폰 판매를 분리하는 단말기 완전자급제 입법을 주장해왔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지난 2018년 12월 소비자의 자급제 단말기 선택권 확대 등을 골자로 한 ‘소비자 관점의 완전자급제 이행방안’을 발표했다. 입법 대신 자체적인 정책 방안을 내놓은 셈이다.

하지만 자급제폰 활성화는 미미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정책 시행 이후 자급제 단말 비중이 1.1%p 늘어난 7.9%에 그쳤다는 점이 지적됐다. 소비자주권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의 완전자급제 이행방안 중 2개 과제(17%)만 이행됐으며, 부분이행 4개(33%), 미이행 6개(50%)로 나타났다.

| 소비자주권이 발표한 정부 완전자급제 이행방안 이행 실태 결과 (출처=소비자주권시민회의)

이행된 과제는 10만원대 자급 단말 출시, 온라인 개통 혜택 확대 등 2개에 불과하다. 소바자주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만원대 자급 단말은 현재 2대가 출시돼 판매 중이다. 온라인 개통 혜택 확대의 경우 ATM 기기 등을 통한 단말 개통, 온라인 개통 시 요금할인, 추가 데이터 제공 등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분이행 과제는 ▲이통3사 공통 판매 단말 자급제로 출시 ▲자급제 전용 모델 출시 ▲유심 요금제 이용편의성 제고 ▲자급 단말 홍보 및 해외사례 연구 등이다. 미이행 과제는 ▲다양한 자급 단말 출시 지원 ▲자급 단말 할인 마케팅 확대 ▲정부 연계 공공차원 유통 확대 ▲판매 채널 다양화 ▲유통망 협의를 통한 시장 소통 ▲자급 단말 위주의 공공 B2B 입찰 등이다.

소비자주권은 이번 실태 조사 결과 과기부의 완전자급제 이행 방안의 한계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완전자급제 이행방안에 따라 일부 단말기를 통한 자급률이 증가할 수 있지만, 이동통신 시장의 보조금 경쟁을 막을 수 없어 제한적 효과에 그칠 거라는 얘기다. 또 완전자급제 도입으로 단말기 가격 인하 및 요금 경쟁 통한 통신비 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지속해서 소비자의 자급 단말 이용 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동통신사 CEO 간담회 등을 통해 자급제 단말 확대와 가계 통신비 부담 경감을 주문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김한기 소비자주권 소비자정책팀장은 “현재 단말기 유통 구조에서는 정보를 아는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이 호갱이 되는 이용자 차별이 발생한다”라며 “현행 단통법을 폐지하고 단말기 구입과 서비스를 분리하는 완전 자급제를 제정해 이동통신 시장 구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spirittiger@bloter.net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기술을 바라봅니다. 디바이스와 게임,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을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