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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초기 직원 33명 “저커버그, 페북 배신했다”

2020.06.04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게시물을 그대로 두겠다는 방침을 고수하자,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페이스북 초기 직원들까지 저커버그 비판에 나섰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는 페이스북 설립 초창기 근무했던 전직 직원 33명이 공개서한을 통해 저커버그의 입장은 페이스북의 이상에 대한 ‘배신’이며, 이를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더 이상 페이스북에서 일하지는 않지만, (페이스북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우리에게는 발언해야 할 책임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은 국가가 국민을 폭력으로 위협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를 따르는 수백만 지지자에게 보내는 하나의 신호”라고 지적했다. 특히 저커버그를 향해서는 “페이스북은 중립적이지 않고, 중립적인 적도 없었다”라며 “사실확인은 검열이 아니다. 입장을 재고해달라”고 호소했다.

공개서한을 보낸 이들 가운데는 페이스북 첫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디자이너, 엔지니어 및 정책 관리자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 초기 직원 33명의 공개서한 일부.

지난달 29일 흑인 조지 플루이드가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하자 미국 전역에서 항의시위가 촉발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폭력 사태가 발생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도 시작된다(when the looting starts, the shooting starts)”는 경고의 메시지를 올렸다.

트위터는 트럼프의 트윗을 즉시 ‘숨김’ 처리했지만, 페이스북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이) ‘진실의 결정권자’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공개 발언하며 트럼프의 게시물을 내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일 진행된 직원들과의 화상회의에서도 “자유로운 표현을 존중하는 페이스북의 원칙은 지금 이 일에 우리가 간섭하지 않고 내버려 두는 것이 올바른 행동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운영 규칙에는 ‘폭력을 조장하거나 격려하는 글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돼 있다.

페이스북 직원들은 이 같은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수백명의 직원들은 파업에 돌입했고, 일부 엔지니어는 사직서까지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