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12일 SK텔레콤이 신청한 2G 서비스 종료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011로 대표되는 01X 번호는 내년 6월까지만 유지된다. SK텔레콤의 2G 서비스가 종료되는 건 25년 만이다. 기존 SK텔레콤 2G 가입자는 무료 단말기나 요금할인 등의 보상을 받을 수 있고, 3G·LTE에서도 기존 2G 요금제 7종을 이용할 수 있다.

2G 종료는 예정된 수순

2G는 음성과 문자, 저속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2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말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2월 21일 2019년 말을 목표로 2G 서비스 종료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후 지난 11월 7일 과기정통부에 2G 서비스 종료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주파수 재할당 문제, 2006년 이전에 생산된 2G 휴대폰은 재난문자 수신이 불가능하다는 점, 5G 시대에 주파수 효율성 문제 등이 2G 서비스 종료를 선언한 배경이다.

전기통신사업법 제19조에 따르면 기간통신사업자는 사업 전부 또는 일부를 휴지하거나 폐지하려면 휴지 또는 폐지 예정일 60일 전까지 이용자에게 알리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2G 서비스 조기 종료를 검토하겠다고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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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업계는 잔존 가입자 수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통신 업계는 KT 2G 서비스 폐지 당시 상황을 들어 전체 서비스 가입자 수 중 1% 수준으로 2G 가입자 수가 떨어졌을 때 서비스 종료가 승인되는 것으로 추측해왔다. SK텔레콤의 2G 서비스 가입자는 6월 1일 기준 약 38만4000명으로 전체 1.21% 수준이다. 1%보다는 유연한 기준이 적용된 셈이다.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의 2G 서비스 폐지 승인 신청에 대해 2차례의 보완 요구와 반려, 4차례의 현장점검, 전문가 자문회의, 의견청취 등을 거쳐 승인 여부를 최종 판단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망 노후화에 따른 고장 급증, 예비부품 부족에 따른 수리불가 품목 존재, 장비별 이중화 저조(20% 미만) 등에 따라 2G망 계속 운영 시 장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이로 인해 망 복구가 일부 불가하거나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고 있어 이용자 안전 등을 고려할 때 더 이상 2G망을 운영하는 것이 이용자 보호 차원에서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2G 서비스에 사용되는 주파수 사용 기한이 만료되는 2021년 6월까지 2G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2G 서비스 조기 종료 계획은 없으며, 최소 내년 6월까지 서비스를 유지할 예정이고 이후에는 잔존 가입자 상황과 정부 협의를 통해 2G 서비스 연장 여부를 그때 상황에 맞춰 결정하겠다”라고 밝혔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LG유플러스의 2G 가입자 수는 47만5500명이다.

2G가 사라지는 데 011은 왜?

사실 2G 서비스와 011 번호 자체는 별개의 문제다. 2G 서비스 이용자들이 서비스 종료 소식에 반발하는 이유는 01X 번호 유지 때문이다. 이처럼 2G와 01X 번호 폐지가 묶이게 된 건 정부의 ‘010번호통합정책’에 따른다. 정부는 2002년 01X 번호를 010번호로 통합을 결정하고, 2010년 9월 번호 통합이 완료되는 시기를 2G 서비스가 모두 종료하는 때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2G에서 3G, 4G, 5G 등 다른 세대 이동통신으로 넘어갈 때 011, 017 등 01X 번호를 쓰던 사용자들은 010 번호로 변경하도록 했다.

정부의 정책 기조가 바뀌지 않는 이상, 01X 번호를 계속 유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010번호통합정책은 식별번호의 브랜드화 방지, 통신 번호 자원의 효율적인 관리, 이용자 편익의 증진을 이유로 추진됐다. 010 번호 통합에 반대하는 단체 ‘010 통합반대 운동본부’는 2013년 번호통합정책이 국민 권리 침해라며 헌법소원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이동전화번호를 구성하는 숫자가 개인의 인격 내지 인간의 존엄과 관련성을 가진다고 보기 어려우며, 이동전화번호는 유한한 국가자원으로서 가입자들의 번호이용은 사업자와의 서비스 이용계약에 관한 것일 뿐, 번호통합정책으로 인해 가입자들의 인격권,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재산권이 제한된다고 볼 수 없다”라고 판단했다.

| SK텔레콤 01X 번호 편의 서비스

과기정통부는 2021년 6월30일까지 2G 이동통신의 01X번호를 그대로 3G, LTE, 5G 이동통신으로 이동해 쓸 수 있도록 지난해 2월 25일 전기통신번호관리세칙을 개정했다. 내년 6월 이후에는 010 번호를 써야 한다는 얘기다.

“잔존 가입자 보호할 것”

과기정통부는 잔존 가입자를 최대한 보호한다는 입장이다. 2G 서비스 및 01X 번호를 유지하기는 어렵지만 보상안을 통해 서비스 폐지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SK텔레콤의 3G 이상 서비스로 전환할 때 30만원의 단말 구매 비용을 지원하거나 무료 단말 10종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단말 지원을 받지 않고 요금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2년간 월 요금 만원 할인 또는 2년간 이용요금제 7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2년간 월 요금 6600원을 지원한 KT보다 보상 폭이 확대됐다.

2G 서비스를 해지한 후 타사로 전환할 경우 지원금 5만원을 지급하게 된다. KT의 경우 교통비 1만원과 단말 반납 시 3만3천원을 제공한 바 있다.

또 3G 이상 서비스로 전환 시 요금 부담을 방지하기 위해 3G·LTE에서도 잔존 가입자 72.9%가 사용 중인 2G 요금제 7종을 그대로 쓸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이용자 편의를 위해 쉽게 서비스 전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잔존 가입자가 SK텔레콤 내 3G 이상 서비스로 전환할 경우 대리점 방문 없이 전화만으로 전환할 수 있다. 65세 이상 고령층이나 장애인은 SK텔레콤 직원 방문을 통한 전환 처리를 지원한다.

SK텔레콤 2G 서비스 폐지는 장비 노후화가 심각한 지역부터(도, 광역시, 수도권, 서울 순)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또 SK텔레콤은 장비 철거 작업 최소 20일 전부터 이용자에게 해당 내용을 알려야 한다.

과기정통부는 “앞으로도 유사한 기간통신사업 폐지승인 심사과정에서 기업들이 시장변화나 투자환경에 적시 대응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신속하게 심사를 진행하는 한편, 사업폐지에 따른 이용자 피해를 최소화하여 우리 네트워크 환경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소식]

SK텔레콤이 2G 종료 승인 관련 입장을 발표해 덧붙입니다. SK텔레콤은 “정부의 종료 승인에 따라 7월 6일부터 2G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종료할 계획”이라며 “2G 서비스가 제반 절차에 따라 마무리될 수 있도록 고객 안내 및 서비스 전환 지원 등 이용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CDMA 신화’의 주역인 2G 서비스 종료를 계기로 5G 시대에 더욱 차별화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 2020년 6월 12일 오후 4시 9분

spirittiger@bloter.net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기술을 바라봅니다. 디바이스와 게임,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을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