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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재난 로밍’으로 제2의 아현 화재 막는다

2020.06.25

통신이 끊기자 삶이 멈췄다. 2018년 11월 발생한 KT 아현지사 통신관로(통신구) 화재 얘기다. 유·무선 통신 케이블을 한데 모아서 지하에 매설한 통신구가 타버리면서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인터넷, 전화, 문자, 카드 결제 등 망을 이용하는 서비스들이 막혔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 같은 피해가 최소화될 전망이다. 특정 통신사의 통신 서비스가 끊겨도 로밍 방식으로 다른 통신사를 통해 통화와 문자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 아현 화재 당시 서울 신촌의 한 편의점 (사진=채반석 제공)

이동통신 3사는 ‘이동통신 재난 로밍’ 서비스 구축을 마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시연 행사를 열었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시연은 SK텔레콤 분당 사옥에서 이뤄졌다. KT와 LG유플러스 기지국에 재난이 발생한 상황을 가정해 SK텔레콤 기지국에 KT와 LG유플러스의 단말을 연결해 음성통화나 문자전송, 무선 카드 결제를 시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다른 통신사 통해 통화·문자 이용 가능

이동통신 재난 로밍은 화재 등으로 통신 재난이 발생했을 때 이용자가 다른 통신사 망으로 음성·문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긴급 지원해주는 서비스다. 특정 통신사에 통신 재난이 발생하면 과기정통부에서 원인을 파악해 기준에 따라 경계 단계 이상의 통신 재난 경보를 발령하고, 다른 통신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통신 서비스를 쓸 수 있도록 해준다.

이를 위해 이통3사는 각 사별로 약 100만 회선을 수용할 수 있는 재난로밍 전용망을 구축했다. 통신 재난 발생 시, 재난 통신사의 사업자식별번호(PLMN, Public Land Mobile Network)를 비재난 통신사의 기지국에서 송출해 해당 단말기에 로밍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 재난 발생 시 A 사 단말기가 B사 단말기로 연동되는 모습

5G와 LTE 고객은 별다른 조치 없이 다른 통신사의 LTE망을 통해 음성통화, 문자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LTE망을 통해 로밍이 이뤄지기 때문에 3G 고객은 이동통신 재난 로밍 이용이 제한된다. 재난이 발생하지 않은 통신사의 대리점에서 재난 기간 동안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월 3만3000원)에 가입하고 유심을 개통해야 한다. 착신전환 서비스를 적용해 기존 번호로 착신되는 전화를 받을 수 있으며, 재난 상황이 종료된 후에는 재난 발생 통신사에 재난 기간 사용한 요금을 신청해 사후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카톡’ 이미지 전송, 인터넷 사용 제한돼

단, 이동통신 재난 로밍 통해 통화나 문자 이외의 서비스 이용은 어려울 전망이다. 용량 제한이 있어 인터넷, SNS, 유튜브 등 데이터를 사용하는 서비스들은 쓰기 어렵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용량 제한이 있어서 데이터 사용이 제한되며, ‘카톡’ 텍스트 전송 정도는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장석영 과기정통부 제2차관과 강종렬 SK텔레콤 ICT 인프라 센터장, 이철규 KT 네트워크부문장, 권준혁 LG유플러스 NW부문장 등이 참석해 직접 로밍 통화를 시연했다.

| (왼쪽부터) 과기정통부 장석영 제2차관, SK텔레콤 강종렬 ICT 인프라 센터장, KT 이철규 네트워크부문장, LGU+ 권준혁 NW 부문장

장석영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이동통신 로밍이 재난 시 이동통신서비스 안정성을 한 차원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재난은 사후 복구보다는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최선인 만큼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망에 걸맞게 재난 대비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이 될 수 있도록 통신망 안전관리에 더욱 노력해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강종렬 SK텔레콤 ICT 인프라 센터장은 “이통3사가 힘을 합쳐 재난 로밍을 통해 통신 재난이 발생하더라도 이용자의 불편을 최소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며 “앞으로도 보다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통신 네트워크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spirittiger@bloter.net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기술을 바라봅니다. 디바이스와 게임,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을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