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뱅킹 일류를 외친다” 금융 다윗, 뱅크웨어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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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제대로 된 코어뱅킹 패키지가 없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비싼 돈 들여 해외 제품을 구입하고, 시스템 구축에 대규모 인력을 투입하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한국 IBM에서 수십년 이상 근무한 이경조, 이은중 대표가 안정된 직장을 떠나 뱅크웨어글로벌을 창업한 이유다. 올해로 벌써 10년차, 보수적인 은행을 대상으로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의 이름으로 새롭게 시작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대신 그동안 쌓은 기술력과 시장 노하우, 업계 인맥을 믿기로 했다. 성과는 곧 나타났다. 여러 굵직한 프로젝트를 맡아 성공적으로 완수한 뱅크웨어글로벌은 이제 국내 유일의 코어뱅킹 개발사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이은중 대표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고 말한다.

이은중 뱅크웨어글로벌 대표

코어뱅킹에 유독 자신감을 보인다. 코어뱅킹이 무엇인가?

코어뱅킹은 예금, 적금, 대출 등 은행이 취급하는 상품에 대한 판매와 운용, 처리 등의 전반을 구현하는 은행 내 핵심 시스템을 뜻한다. 뱅크웨어글로벌은 다양한 상품 조건과 구축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둔 코어뱅킹 시스템과 채널 시스템이 포함된 패키지 시스템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 무엇보다 신속한 개발 속도와 뛰어난 가격 경쟁력이 뱅크웨어글로벌의 강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난 10년간 어떤 성과가 있었나?

중국의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가 만든 인터넷 은행 ‘마이뱅크’와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코어뱅킹 개발을 담당했고, 지금은 대만의 인터넷전문은행인 “라인뱅크타이완”의 코어뱅킹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또 아태지역에서 퍼블릭 클라우드 기반의 코어뱅킹 시스템을 SaaS(Software as a Service)로 제공하는 3개 업체 중 하나다. 이 분야 주요 고객으론 필리핀 자산규모 3위인 뱅크오브 필리핀 아일랜드(BPI) 금융그룹의 BPI Banco(200여 지점, 50만 계좌)가 뱅크웨어글로벌의 클라우드 코어뱅킹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대형 은행들의 코어뱅킹 파트너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한국 IBM 재직 시절 얻은 경험들이 큰 도움이 됐다. 한국 금융 시스템의 특징은 은행이 10년에 한 번씩 ‘차세대’라고 부르는 대규모 시스템 전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아예 새로운 사상과 기술로 은행 시스템 전반을 재설계하는 과정이다. 당시 여러 차세대 프로젝트에서 다양한 실전 노하우를 쌓았고, 해외 지사들의 프로젝트를 지원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도 형성할 수 있었다.

특히 그때 본 해외 코어뱅킹 수준은 그리 높지 않았다. 우리가 더 좋게 만들 수 있다는 판단에 이경조 대표를 포함한 동료 7인이 뜻을 모아 만든 회사가 바로 뱅크웨어글로벌이다. 초기엔 주로 중국에서 은행 컨설팅을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중국 공상은행의 파트너로 실력을 입증했고, 자연스레 마이뱅크 프로젝트를 담당할 수 있는 기회까지 연결됐던 것이다.

케이뱅크의 경우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이란 타이틀을 확보하기 위해 최대한 빠르게 시스템을 만들어내야 했던 상황이었다. 그리고 우리의 강점 역시 빠른 개발 속도에 있다. 이해관계가 잘 맞았고, 결국 케이뱅크를 국내 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물론 속도만 빠른 게 아니다. 품질 측면에서도 우리가 만든 코어뱅킹 시스템이 타 인터넷전문은행보다 더 우수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국내 시장을 개척하며 어려웠던 부분은?

기술과 경험이 아무리 충분해도 아직까지 국내엔 넘기 어려운 벽이 있다. 바로 대형 SI 중심으로 솔루션이 선정되는 구조다. 또 프로젝트도 대규모 인력을 투입하는 순수 개발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해외는 다르다. 고객이 컨설팅을 먼저 받은 후 솔루션을 고른다. 그만큼 해외에서는 실력 있는 중소기업들이 치고 들어갈 기회가 많다. 그런 이유로 뱅크웨어글로벌도 그동안 해외 사업에 더 많은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국내 솔루션 시장도 성장하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국내 SI와 솔루션 개발 기업 간의 협력 관계도 점점 개선되고 있다.

최근 금융 플랫폼 개발 트렌드는 어떤가? 

아무래도 클라우드 강풍을 무시할 수 없다. 과거에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 대대적인 플랫폼 전환이 있었던 것과 유사한 현상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우드의 도입은 자동차가 내연기관을 쓰다가 전기자동차로 바뀌는 수준의 큰 기술적 변화다.

이런 금융 클라우드의 핵심은 비용 효율에 있다. 현재 전세계 1위 클라우드 사업자인 아마존웹서비스(AWS)도, 떠오르는 강자 알리바바도 쇼핑몰로 시작한 자신들의 사업을 보다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연구했던 기술들이 지금의 성장 기반을 닦았다. 요는, 작은 서버로 대량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 기술들이었다.

클라우드 기술이 은행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이렇게 보자. 요즘 은행들은 ‘생활 속 금융’을 강조한다. 단순한 계좌 입출금 외에도 정말 다양한 서비스가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금융 거래량의 폭발적인 증가가 시작된 것이다. 한 예로 알리바바는 지난 광군제 당일 초당 55만건 이상의 거래를 처리해야 했다.

또한 모바일이 대세가 되며 오프라인 지점이 줄고 비대면 거래는 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보안 위협에 대한 대비 등, 은행이 관리해야 할 새로운 영역들이 증가하며 전반적인 IT 투자 비용도 계속 커지고 있다.

결국 늘어난 비용과 거래량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요즘 은행 사업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역량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국내는 아직 클라우드 코어뱅킹 도입에 소극적이다. 그러나 시간 문제라고 본다. 특히 한국 금융기관이 IT 기술을 도입하는 패턴을 보면, 어디 한 군데에서 입증이 될 경우 그때부턴 과감히 도입하는 경향이 있다. 아마 국내에서도 5년 이내에 클라우드 코어뱅킹을 도입하는 시도가 있으리라 예상한다.

아직도 왠지 느린 은행 서비스, 언제쯤 가벼워질까?

은행이 변화에 대응하는 속도가 느린 건 사실이다. 문제는 시스템의 비대함이다. 현재 은행들이 하나의 시스템에서 1만개 이상의 상품을 다루다 보니 실제 운영에 있어 고려해야 할 요소가 대단히 복잡하다. 새로운 상품이 과거 상품과 충돌하지 않도록 적용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반면, 테크핀 기업은 상대적으로 상품 수가 적어 가볍고 빠르다. 군장을 멘 사람과 아닌 사람이 달리기 시합을 하고 있는 격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해외 은행의 시스템 분리 사례를 참고해 새로 만드는 상품은 별도의 플랫폼 위에 올리는 접근이 필요하다. 이는 은행 내 실무자들도 공감하는 방식이지만, 정작 윗선에서는 플랫폼 분리 전략에 보수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듯하다.

최근 두 대표가 각각 국내와 해외를 맡기로 했다. 어떤 전략을 마련했는가?

아무래도 해외 비중이 높고 국외에 나갈 일도 많다 보니 의사결정의 기민함을 위해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먼저 해외는 당분간 동남아 시장에 클라우드 기반 SaaS 사업을 확장하는 것에 주력할 생각이다. 또 중국에도 자회사를 두고 자동차 할부리스 시스템 구축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현대카드와 일본 현지에 최적화된 카드 솔루션 세일즈를 진행 중이다.

국내사업은 그동안 일부 단골들을 위주로 운영해왔다. 하지만 회사가 성장한 만큼 고객군도 다양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최근 관심을 둔 국내 사업은 공금융(공공기관 금융) 분야다.

작년에 66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 목표는 700억원이다. 다만 코로나19 때문에 해외사업 확장이 쉽지만은 않은 상태다. 대신 여러 긍정적인 정부 시책과 언택트, 마이데이터 등 새로운 기회들도 생겨나고 있기 때문에 목표치 달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