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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불만인 ‘단통법’, 어떻게 바뀔까

2020.07.10

단통법.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의 줄임말이다. 2014년 10월부터 시행된 이 법은 말도 많고, 탈도 많다. 보조금 차등 지급으로 인한 ‘호갱’을 막고 단말기 유통 구조를 투명하게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이동통신사와 이용자 모두 불만이다. 이통사는 가입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가입자는 모두 평등하게 비싼 가격에 스마트폰을 사게 된 탓이다. 또 불법 보조금은 여전해 고객 차별을 완전히 막지도 못했다. 이에 정부와 업계는 머리를 맞대고 단통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이통 3사, 이동통신유통협회, 시만단체 및 전문가로 구성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개선 협의회’는 1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토론회를 열고 단통법 개정안 논의 내용을 발표했다. 협의회는 지난 2월 14일 출범 이후 수차례 회의를 이어왔다.

서울 구로구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 휴대폰 판매점 상가

주요 의제는 크게 세 가지다. ▲경쟁촉진과 규제완화를 통한 이용자 혜택 확대 ▲건전한 이동통신 유통문화 정착 ▲이동통신 유통망 시장질서 확립 등이다.

이날 염수현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위원은 협의회 논의 사항을 발표하며 “사업자 전환 시 다양한 전환 비용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가입 유형에 따른 지원금 차별 지급을 전면 금지하는 단통법 규제가 사업자 간 경쟁을 약화시키고 시장 동태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지원금 규제 완화를 논의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실제 단통법 시행 이전인 2014년 9월 전체 가입 유형(번호이동·신규·기기변경) 중 38.9%를 차지했던 번호이동 점유율은 2019년 22.1%까지 떨어졌다.

1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이동통신시장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학술토론회’

또 공시지원금의 15%로 정한 법정 추가지원금 한도가 판매 현장 지원금과 괴리된다는 점, 공시 주기 7일 이상 유지 의무 탓에 이통사가 언제든 변경 가능한 판매자 장려금을 활용해 이용자 차등이 여전하다는 점 등이 현행 지원금 규제의 한계점으로 꼽힌다.

이에 협의회는 지원금 규제 완화 방안으로 ▲가입 유형 간 합리적 차등 허용 ▲추가지원금 한도 상향 ▲공시 유지 의무 기간 단축(7일→3~4일) ▲이용자가 공시 변경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하는 공시일 지정 등을 제안했다.

또 제조사가 이통사에 지급하는 장려금이 지원금으로 활용되는데, 제조사 장려금은 제조사가 단말기를 할인해준 것으로 위약금 산정 시 해당 부분을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공시지원금을 선택한 가입자가 조기 해지 시 지원금 전액을 반납해야 하는 기간을 현행 6개월에서 3월로 축소하는 방안, 선택약정 할인 위약금을 1개월 무선 가입자당 매출(ARPU) 수준으로 조정하는 방안 등도 거론됐다.

또한, 대리점·판매점에 대한 부당한 장려금 차별이 이용자에게 초과 지원금으로 지급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통망에 대한 합리적인 수준의 장려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규제 도입이 논의됐다.

이 밖에도 ▲온라인 판매 중개 서비스 제공자 책임 강화 ▲판매자 교육 강화 ▲대리점 간 재위탁 금지 ▲사전승낙제도 정립 ▲공시기준 위반 과태료 최대 5000만원으로 상향 ▲미승낙 판매점과 거래한 대리점 과태료 부과 ▲과징금 감경 기준에 규제준수 노력 반영 ▲긴급중지명령 규정의 실효성 확보 ▲단통법 위반 처벌 강화 등이 제안됐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 8일 이통 3사에 단통법 위반 과징금으로 512억원을 부과했다. 단통법 시행 이후 최대 규모로, 5G 상용화 이후 과열된 불법 단말기 지원금에 대한 과징금이다.

이날 김창룡 방통위 상임위원은 “과징금을 처리하면서 어떻게 하면 업계의 자유로운 경쟁을 유도·보장하면서도 국민을 보호할지 고민이 많았다. 업계를 조금 봐주는 눈치만 보여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 보도가 나가고, 엄격하게 법을 적용하면 코로나19로 어려운 업계의 숨통을 조인다는 불만이 나온다”라며 “양측의 반발을 최소화하고 여러 문제를 보완하는 혜안을 이번 행사를 통해 찾아가겠다”라고 밝혔다.

spirittiger@bloter.net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기술을 바라봅니다. 디바이스와 게임,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을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