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나만...?

[기사AS] 유튜브 프리미엄, iOS에선 ‘1만4천원’이나 낸다고요?

2020.08.04

“유튜브 프리미엄 지금 1만1500원 아닌가…”

지난달 31일 <광고 없는 ‘유튜브 프리미엄’, 월 9500원으로 오른다> 기사에 이런 댓글이 달렸습니다. 유튜브 프리미엄은 유튜브를 광고 없이 시청할 수 있는 유료 서비스입니다. 동영상을 틀어놓고 다른 앱을 실행(백그라운드 재생)할 수도 있죠. 월단위 결제라 매달 돈이 자동으로 빠져나갑니다.

기사에는 이 서비스의 월정액이 기존 8690원에서 9월2일부터는 1만450원(안드로이드 기준·부가세 미포함 9500원)으로 인상된다는 소식을 담았습니다. 그런데 이미 1만1500원을 구독료로 내왔다는 독자분들이 의외로 많았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iOS에서 인앱결제를 해서 남들보다 2810원을 더 내온 겁니다.

똑같은 서비스도 내는 돈은 다르다

구독료가 다른 건, 애플 앱 장터인 ‘앱스토어’의 결제정책 때문입니다. 사용자가 구글·애플 등 앱 장터에서 앱을 내려 받고, 이들의 결제시스템을 통해 ‘인앱(In-App)결제’를 하면 앱 장터 사업자들은 일부를 수수료로 떼어갑니다.

다만 차이가 있습니다. 구글은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외부 결제방식을 허용해온 반면, 애플은 인앱결제 정책이 사실상 ‘의무’에 가깝다는 점입니다. 애플 앱스토어 심사 지침 ‘3.1 지불’ 항목을 보면 ‘앱·메타데이터에 고객을 앱 내 구입 이외의 구입 메커니즘으로 안내하는 버튼, 외부 링크나 다른 동작 호출이 있으면 안 된다’고 적혀 있습니다. ‘올바른 구입 가능 유형을 지정하지 않으면 앱이 거부될 수 있다’고도 안내하고 있죠.

유튜브 프리미엄이 안드로이드에선 8690원이지만, iOS에선 30% 수수료가 더해져 1만1500원이 되는 이유입니다. 9월2일부터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이 인상되면 iOS 사용자는 1만4000원을 내게 됩니다. 이젠 안드로이드 사용자보다 무려 3550원을 더 지출하게 되는 겁니다.

|유튜브 프리미엄 멤버십 가격은 9월2일부터 변경될 예정입니다. 신규 가입자에게 적용되며 유튜브는 9월 이전 가입자에게는 종전 요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방침입니다.

유튜브 프리미엄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닙니다.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웨이브의 베이직 요금제도 안드로이드에서는 월 7900원이지만, iOS에서는 월 1만2000원입니다. 네이버에서 서비스하는 웹툰・웹소설 등을 볼 수 있는 ‘쿠키’ 역시 1개 기준 안드로이드 100원, iOS 120원으로 책정돼 있습니다. 넷플릭스 같은 경우는 아예 인앱결제를 없애고 웹에서만 결제 정보를 입력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안드로이드, iOS 결제를 이용하지 않으니 구글·애플에 수수료도 안 냅니다.

해결책이 없냐고요? 물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보다 iOS에서 내는 가격이 더 높은 경우, 앱스토어 정기결제를 취소하고 개별 서비스의 홈페이지 등에 별도로 접속해 결제하면 됩니다. 저도 아이폰 사용자라 처음에는 유튜브 프리미엄을 앱스토어에서 결제했다가, 이를 취소하고 PC→크롬→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창 접속→결제 등의 과정을 거쳐 재결제를 진행했습니다.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이보다 더 낮은 요금을 내는 국가로 접속·결제하는 ‘우회로’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유튜브 약관에 명시된 사항을 참고할 것을 당부 드립니다.

애플 수수료 ‘시끌시끌’…그런데 구글도 등판

사실 이 같은 애플의 결제정책은 ‘독점의 횡포’라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개발사가 다른 방법으로 결제를 하고 싶어도 앱스토어에 앱을 등록하려면 애플 지침대로 인앱결제·수수료 30%를 따라야 했으니까요. 실제로 올해 6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베이스캠프의 유료 이메일 앱 ‘hey(헤이)’는 연간 구독료 99달러를 애플 인앱결제가 아닌 자사 홈페이지에서 결제하도록 했다가 앱스토어 업데이트를 거부당했습니다.

애플은 헤이가 심사 지침을 위반했다고 지적했지만, 논란이 커지자 결국 업데이트를 승인했습니다. 당시 미국 하원 반독점 소위원회 위원장인 데이비드 시실린 민주당 의원은 애플을 “고속도로의 강도”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3월에는 음원 스트리밍 기업인 스포티파이가 애플이 부과하는 30% 수수료가 과도하다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애플을 반독점법 위반행위로 제소했습니다. 일본 라쿠텐도 여기 가세했죠.

잡음에도 애플은 꿋꿋합니다. 여기서 벌어들이는 매출이 상당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전세계 기준 구글 안드로이드 점유율은 약 72%로 애플 iOS의 점유율(26%)에 비해 압도적이지만, 작년 앱 장터 매출은 애플(542억달러)이 구글(293억달러)을 한참 앞질렀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구글도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에서 게임 앱에만 적용해왔던 인앱결제·30% 수수료 정책을 콘텐츠 앱 전반에 적용할 계획입니다. 마치 애플처럼 말이죠. 개발사가 구글의 결제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적용하도록 하고, 여기서 결제가 발생하면 수수료 30%를 부과한다는 방침입니다.

이 때문에 안드로이드 이용자들의 콘텐츠 이용료도 애플 아이폰 이용자 수준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업체들이 넷플릭스처럼 웹 결제를 유도할 수 있겠지만,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에 지난달 28일 방송통신위원회는 “구글의 과도한 수수료 부과에 대해 전기통신사업법 금지행위에 해당하는지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잠깐, 카드 재등록은?

혹시 애플을 이용하면서 나도 모르게 새어나가는 돈이 또 있지는 않을까요? 작년까지 국내 애플 앱스토어는 이용자는 비자, 마스터카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국제결제가 가능한 카드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중환전으로 인한 해외원화결제(DCC, Dynamic Currency Conversion) 서비스 이용 수수료 등이 발생해, 결제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부담해야 했습니다.

작년 8월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국내 카드결제를 허용하면서 이용자의 수수료 부담도 줄게 됐습니다. 하지만 카드를 재등록하지 않았다면 굳이 내지 않아도 되는 추가 수수료가 결제 건당 3~8% 가량 빠져나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카드를 재등록하거나 새로 등록하려면 설정 앱→애플ID→결제 및 배송으로 들어가 수정해야 합니다. 애플은 카드결제 외에도 카카오페이·휴대폰·페이코 등 결제방식을 지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