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스]네이버·카카오는 롯데쇼핑을 이길수 있을까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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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흔히 하나가 증가하면 그에 비례해 다른 하나가 감소하는 현상을 ‘제로섬 게임’이라고 합니다. 요즘 유통업계의 변화를 ‘제로섬 게임’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커머스(e-commerce)’가 성장하면 기존의 오프라인 사업자들은 어려움을 겪는다는 말입니다. 실제 코로나 사태 이후 문닫는 오프라인 매장 수가 많아지는 반면 온라인쇼핑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이 최근 발표된 롯데쇼핑과 네이버·카카오의 커머스 사업 실적에서 증명되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많은 분석들이 ‘이커머스의 놀라운 성장과 오프라인 중심인 롯데쇼핑의 몰락’만으로 현상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3개사의 올해 상반기 실적 수치를 정밀 분석하다보니 의외의 흐름을 하나 발견하게 됩니다. 상대적으로 몰락할 것 같은 오프라인 중심의 쇼핑센터가 생각만큼 몰락하지 않고 있다는 말입니다.

아마존 연도별 매출 추이(단위:백만달러)./자료=아마존

수치를 분석하기 전, 미국의 상황을 돌아보겠습니다. 2012년 미국 월마트의 매출액은 아마존 매출액의 16배에 달했습니다. 월마트의 최고 전성기였습니다. 그러나 불과 4년후, 아마존의 매출액은 빠르게 증가해 2016년 그 격차가 5배까지 좁혀졌습니다. 2016년은 월마트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감소하기까지 했습니다. 이후 아마존과의 매출 격차는 매년 더 좁혀집니다. 결산월이 다소 달라 바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대략 작년 기준 0.87배로 좁혀졌습니다.

월마트 연도별 실적 추이(단위:백만달러)./자료=월마트

그러나 이 이간 월마트는 고꾸라졌을까요. 온라인쇼핑의 고성장에 압사당해 죽어가지만은 않았습니다. 생각과 달리 꾸준하게 매년 성장하고 있습니다. 성장률은 2~3% 정도 입니다. 월마트와 아마존의 매출 격차가 줄기는 했으나 여전히 월마트는 아마존을 2배 가량 앞섭니다.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격언, 월마트가 초호황기를 보내다 위기의식을 놓쳐버린 경험, 네이버나 카카오 역시 지금 잘 나가고 있을 때 그런 경각심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은 돌아봐야 합니다.

롯데쇼핑의 지난 5년 실적, 사실 월마트에 비하면 초라합니다. 2016년 단 한 해를 빼곤 온라인 전문 마켓 플레이어들의 공세에 매년 조금씩이라도 성장한 월마트와 달리 롯데쇼핑은 2015년 이래 매년 역성장했습니다.

롯데쇼핑 연도별 실적 추이(단위:억원)./자료=롯데쇼핑

온라인 마켓 대응 실기 탓이 큽니다. ‘롯데온(롯데ON)’이라는 이커머스 사업부를 올해 4월에서야 오픈하고 온·오프라인 통합 유통 서비스를 이제서야 시작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월마트는 온라인 신흥세력에게 쫒기기 시작한 2012년부터 필시적으로 인수합병(M&A)을 시도합니다. 코스믹스를 3억 달러에 인수하고, 2016년 6월 중국 제이디닷컴과 협업을 발표했습니다. 2016년 8월에는 설립 1년차였던 전자상거래 업체 제트닷컴을 무려 30억달러에 인수했습니다.

오픈마켓 업체들의 도전에 롯데쇼핑이 얼마나 제때 대응하지 못했는지를 말해줍니다.

물론 신동주·신동빈 형제간 경영권 분쟁, 중국의 사드 보복,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연루에 따른 오너 부재 상황 등의 이유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라는 전례없는 팬데믹 상황에서 올해 롯데쇼핑은 생각보다 잘 선방하고 있는듯 보입니다. 2분기 실적을 보겠습니다. 매출 비중이 가장 큰 백화점·할인점 사업부의 매출감소율은 각각 12.3%, 8.5% 입니다. 50%나 감소했다는 실적이 나와도 이상할게 없는 시기였습니다.

롯데쇼핑 2020년 2분기 실적(단위:십억원)./자료=롯데쇼핑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오프라인 중심 쇼핑업체의 몰락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바닥 다지기에 들어간 전통 유통업체의 흥미로운 도전 상황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 시기 네이버와 카카오는 커머스 부문에서 큰폭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네이버가 발표한 2분기 실적 자료를 보면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은 전년 2분기 대비 64% 급증했습니다. 거래형 커머스 사업이 포함된 카카오의 톡비즈 사업은 2분기에 전분기 대비 79% 성장했습니다.-‘[넘버스]네이버·카카오는 롯데쇼핑을 이길수 있을까②’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