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제2의 타다’? 이대론 수익 못 내”

2020.08.20

“타다금지법이 아니라 모빌리티 혁신법입니다.” 이른바 ‘타다금지법’으로 불린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당시 국토교통부가 강조했던 말이다. 국토부는 하위법령을 다듬어 ‘제2의 타다’가 달릴 혁신의 길을 터주겠다고 공언했지만, 후발주자들이 시동을 걸기조차 쉽지 않을 전망이다. 스타트업에게 제공하겠다던 기여금 감면 등 혜택이 턱없이 적어, 수익성을 보장하기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20일 국토부 모빌리티 혁신위원회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간담회를 열고 여객운수법 시행령과 관련해 모빌리티업계, 택시4단체 및 소비자단체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혁신위는 이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모아 최종 권고안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여객운수법 개정안은 여객자동차 운송플랫폼사업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업은 ①플랫폼운송사업 ②플랫폼가맹사업 ③플랫폼중개사업 등 3개 유형으로 분류된다. 유형②와 ③은 택시가 기반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대표 사업자다.

유형①은 ‘타다’와 같은 비(非)택시다. 여기에 해당하는 모빌리티 업체는 ‘택시발전기금’ 차원에서 기여금을 내야 한다. 납부방식은 세 가지다. △매출의 5% △운행 횟수당 800원 △대당 월정액 40만원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다만, 운영 대수에 따라 기여금 면제가 가능하다. 100대 미만은 전액 면제다. 200대 미만은 기여금의 25%, 300대 미만은 50%를 낸다. 300대 이상을 운영할 경우에는 기여금 전액을 내야 한다. 혁신위 논의 과정에서 500대 미만까지는 기여금을 감면해주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현재는 300대 미만까지만 면제 혜택을 주는 것으로 축소됐다.

출발부터 ‘기여금’ 족쇄…“이대론 수익성 없다”

모빌리티업계는 유형①의 기여금 부담이 지나치다고 입을 모은다. 배회영업이 금지돼 있어 앱을 통해서만 부를 수 있는 데다가, 유류비 지원 및 부가세·취득세 감면 등 택시가 받는 혜택에서는 제외돼 있어 공정한 경쟁이 불리하다는 지적이다. 차차·파파·코액터스 등 유형①에 속하는 스타트업들은 기여금 면제 범위를 확대해 수익성을 보장할 수 있게 검토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빌리티 업체 대표는 “기존에는 택시가맹사업에 법적 규제가 있고, 유형①이 규제에서 자유로운 측면이 있었는데 오히려 지금은 택시가맹 규제를 풀어주고 유형①은 지원을 받지 못해 수익성이 악화될 상황에 놓였다”고 토로했다. 이어 “택시면허 등을 위해 일정 비용을 부담하는데도 불구하고 혜택은 없다면 사실상 유형①은 수익성 산출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타다가 기사 포함 렌터카 호출서비스(타다베이직)을 운영하던 당시 1500여대 이상의 차량을 운행하면서도 수백억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택시가맹사업을 하고 있는 마카롱택시・카카오모빌리티 등은 전국에서 각각 1만여대 규모로 가맹택시를 운영 중이다.

또 다른 모빌리티 업체 대표는 “기여금을 책정하면서 해외사례를 분석했다고 하는데, 해외서는 운전자들이 가진 차량으로 운전하는 거라 가맹사업에 가깝다”며 “국내는 택시회사와 동일하게 기사도 고용하고, 차도 구매하거나 빌려야 한다. 거거에 플랫폼을 구축하는 비용까지 드는 거다”고 설명했다.

미국 메사추세츠 주는 운행 횟수당 0.2달러를 모빌리티 업체에 부과하고 있다. 뉴욕 주는 운임의 4%를 부담금으로 매긴다. 10km 운행 시 584원꼴을 부과하는 셈이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주는 운행 횟수당 1호주달러(약 813원)를 받는다. 택시기사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택시업계 보상을 위한 차원이지만, 동시에 택시도 부담금을 내도록 하고 있다.

이 업체 대표는 “해외보다는 기여금 수준이 낮아야 한다고 본다. 기여금 내는 기간이 정해진 국가도 있다. 사업이 잘 돼 기여금이 누적되면 택시 면허비용을 초과할 수도 있으니 납부 기간도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며 “정부의 택시지원 정책을 동일하게 적용 받아야 비로소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쟁점이었던 총량제는 택시면허 감차 추이에 한정하기보다는 수요 등에 따른 유연성을 보장해줄 것으로 보인다. 모빌리티업계 관계자는 “심의위가 지표를 만들어 심사 시 허가대수를 내어주겠다고 설명했다. 이동 수요와 시장의 공급에 맞게 총량을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권고안이 마무리되면 내달 안에 이를 바탕으로 하위법령을 입법예고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