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에세이] 이효리의 SNS서 발견한 중국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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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인스타그램에서 가수 ‘이효리’를 태그하면 피드에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이미지가 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부터 줄 이은 탱크, 천안문 광장 사태 당시 모습, 세종대왕, 사과하라는 문구 등이 그것이다.

/이효리 인스타그램 갈무리

이효리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 발언이 알려진 이후 벌어진 일이다. 지난 22일 방송된 ‘놀면 뭐하니’에서 이효리는 자신의 예명을 짓는 과정에서 ‘마오’는 어떠냐고 언급했다. 이에 중국 네티즌들은 국부인 마오쩌둥을 비하했다며 댓글로 항의하기 시작했다.

한국인 중에서 마오라는 단어를 듣고 마오쩌둥을 떠올린 이가 과연 얼마나 될까. 국내 네티즌들은 이게 왜 문제냐고 의문을 표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효리의 인스타그램에 중국 네티즌이 몰려와 댓글로 항의글을 올렸고, 이효리 계정의 최신 게시물에는 양국 누리꾼이 충돌하며 21만여개의 댓글이 달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중국 누리꾼들은 이효리에게 ‘중국어로 사과하라’며 압박하는 동시에 한국의 위인들을 비난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이에 한국 누리꾼은 천안문 사태 등 중국의 민주화 운동 탄압 이미지를 올리며 대응에 나섰다. 급기야 제작진은 방송 유료 서비스에서 해당 발언 부분을 편집하기에 이르렀다.

사실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지만 감정의 골은 깊이 남을 전망이다. 중국은 그동안 여러 차례 자신의 힘을 과시하면서 주변국에 큰 폐를 끼쳐왔다. 2013년 시진핑 국가주석 취임 이후 대놓고 패권주의를 강화한 중국은 한국에도 힘자랑을 했다. 지난 2017년 사드(THAAD) 문제로 한국에 경제 보복을 감행하며 타격을 준 것이 대표적인 예다. 국내에서 반중 정서가 본격적으로 강화된 계기이기도 하다.

아직 그 기억이 생생한 상황에서 중국 네티즌이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국내 연예인에게 수십 만개의 댓글을 달며 린치를 가하는 모습은 비이성적으로 흘러가는 중국 여론의 현 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다.

앞으로도 중국은 자국의 국수주의 및 확장주의 어젠다를 강조하며 주변국을 강압적으로 대할 가능성이 크다. 자신들의 기준에 맞지 않으면 제멋대로 비난하고 적으로 돌리는 이번과 같은 일이 재연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우리와 경제를 비롯한 모든 면에서 얽혀있는 중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나라지만 가까이하기엔 점점 심리적으로 멀어지는 모습이다. 진정한 친구를 과연 힘으로 사귈 수 있을까. 말로는 이웃이라며 웃고 있는 중국의 진짜 얼굴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이번 일을 계기로 그 민낯을 우리 모두가 엿보게 된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