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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쏘카, 중고차 사업 진출한다…서비스명 ‘캐스팅’

2020.09.06

국내 차량공유(Car Sharing·카셰어링) 기업 ‘쏘카’가 온라인 중고차 판매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타다’ 불법 유상운송 논란으로 대표 사퇴에 이어 직원들의 희망퇴직, 드라이버 소송 등을 겪으며 위기를 맞았던 쏘카가 신(新)사업 추진으로 국면 전환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쏘카가 준비 중인 온라인 중고차 판매 서비스명은 ‘캐스팅’으로, 지난달 25일 특허청에 상표 출원이 완료됐다.

타다’ 카니발 팔았던 쏘카, 중고차 사업 본격화

앞서 쏘카는 지난 3월 이른바 ‘타다금지법’으로 불린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통과로 사업이 어려워지자 자회사 브이씨엔씨(VCNC)가 운영하던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베이직’ 서비스를 무기한 중단했다.

타다베이직용으로 쓰던 11인승 카니발 1500여대를 처분하던 쏘카는 지난 6월 중고차 매매업체에 매각하고 남은 차량 일부를 개인회원에게 직접 판매하기로 했다. 1차 판매물량 45대는 쏘카·타다 앱을 통해 90분 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다. ‘특별판매’ 형태였지만 쏘카는 이를 기점으로 사업을 구체화해온 것으로 보인다. 쏘카는 1만2000대 렌터카를 보유하고 있다. 매년 가동 연한이 다 된 차량은 업체를 통해 처분해왔다. 이를 쏘카가 직접 판매하게 되면 유통과정이 최소화돼, 차량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

쏘카는 차량 조회부터 구매까지 모든 과정에 비대면 방식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쏘카 앱에서 가격, 주행거리, 연식, 사고 여부 등 다양한 조건에 맞춰 차량을 검색하고, 선택한 차량별 특장점이나 편의사항, 보험 이력 등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식이다.

특히 타다 차량을 중고로 판매할 당시 선보였던 ‘타보기’ 서비스를 차별화 요소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기존 중고차 판매방식과는 달리 일정 이용료만 결제하면 3일간(72시간) 차량을 직접 타보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였다.

개살구 시장 ‘메기’ 될까

쏘카는 출범 이후 연속 적자에 시달려왔다. 지난해 매출은 2566억원으로 전년대비 60% 가량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716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16% 증가했다. 외형성장에 집중한 결과이긴 하나 불어나는 적자폭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여겼던 타다 사업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결정타였다.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이어졌고, 이재웅 쏘카 대표마저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바통’을 넘겨받은 박재욱 신임대표는 실적 개선의 부담감도 떠안게 됐다. 중고차 사업 진출은 박 대표 체제의 쏘카가 택한 돌파구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중고차 판매업의 매출액 규모는 2016년 7조9669억원에서 2018년 12조4217억원으로 늘었다. 2년 만에 55.9%가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를 약 30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증가세는 가파르지만, 판매자와 소비자의 정보 비대칭이 심각해 대표적인 ‘개살구 시장(불량품이 주로 유통되는 시장을 의미)’으로 불린다. 이 때문에 성장 잠재력과 기회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 등 완성차 업계도 중고차 판매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쏘카의 시장 진출은 ‘메기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쏘카 누적 회원 수는 올해 6월 기준 600만명을 넘어섰다. 국내 전체 운전면허 보유자 5명 중 1명은 쏘카 회원인 셈이다. 수리・세차・탁송 등 중고차 판매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온 데다가, 플랫폼 경쟁력까지 갖추고 있어 시장에 미칠 영향력이 적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은 성숙도가 낮아 쏘카를 비롯해 대기업 등 역량을 갖춘 플레이어들이 유입되면 유통상황이 개선될 수밖에 없는 시장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