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부동산’ 왜 볼거없나 했더니…공정위 “네이버, 지배력 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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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6일 네이버의 부동산 정보 불공정 경쟁을 이유로 시정명령과 10억3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네이버가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 제휴사가 부동산 매물 정보를 경쟁사인 카카오에 제공하지 못하도록 한 점을 문제 삼았다. 반면 네이버는 자체 개발한 매물 검증 시스템을 거친 정보가 경쟁사에 대가 없이 제공되는 것은 ‘무임승차’나 다름없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사진=픽사베이

공정위, 네이버가 제휴업체와 맺은 계약은 갑질에 의한 것

양측은 이번 사건을 완전히 상반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먼저 공정위는 이 일이 독과점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력 남용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현재 네이버는 온라인 부동산 매물정보 시장에서 매물건수 점유율(40%), 서비스 순방문자수(UV)와 페이지 뷰(PV)에서 7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지닌 독과점 사업자”라며 “부동산114, 부동산뱅크 등의 온라인 부동산 정보업체들이 더 많은 소비자와 접촉하기 위해선 네이버와의 제휴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네이버는 이를 무기로 경쟁사인 카카오와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간의 제휴를 2015년, 2017년에 걸쳐 두 차례나 막았다고 지적했다. 카카오는 2015년 2월 네이버와 제휴 중인 총 8개의 부동산 정보업체 중 7개 업체와 서비스 제휴를 추진했다.

해당 내용을 확인한 네이버는 당시 제휴 업체들에 “재계약 시 확인매물정보의 제3자 제공금지 조항을 넣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확인매물정보란 허위 매물을 근절하기 위해 네이버가 2009년 독자 구축한 서비스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지배적 사업자인 네이버와의 계약유지를 위해 카카오와의 제휴를 포기했다.

또 네이버는 실제로 그해 5월 부동산 정보업체들이 카카오에 확인매물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제3자 제공금지 조항을 계약서에 삽입했다. 2016년 5월에는 제휴 업체가 이 조항을 위반할 경우 계약을 즉시 해지할 수 있도록 하는 패널티 조항도 추가했다.

이후 2017년 카카오가 ‘부동산114’와 제휴를 시도했을 때 네이버는 확인매물정보뿐 아니라, 부동산 매물검증 센터에 검증을 의뢰한 모든 매물 정보도 3개월간 제3자 제공을 금지한다고 부동산 정보업체에 통보했다. 이 같은 조치에 부동산114는 불공정한 조항이라며 네이버에 관련 내용 삭제를 요청했으나, 네이버는 결국 매물정보 제3자 제공금지가 포함된 계약을 체결했다.

네이버부동산./사진=서비스 화면 갈무리

네이버의 조치로 경쟁사가 실질적인 피해 입어

공정위는 네이버의 이런 조치들이 명백한 경쟁 제한 효과를 발생시켰다고 분석했다. ①시의성이 중요한 부동산 정보의 특성상 3개월이 지난 매물정보는 가치가 현격히 떨어지는 점 ②카카오의 매물정보 제휴 시도를 여러 차례 막음으로써 사실상 경쟁사를 시장에서 퇴출시킨 행위라는 것이다.

공정위는 그 근거로 네이버의 첫 번째 조치가 있었던 2015년 2월 이후 카카오의 부동산 서비스 PV가 급감했다는 자료를 제시했다. 카카오는 2018년 4월, 부동산 매물정보 서비스의 자체 운영을 포기하고 이를 ‘직방’에 위탁해 운영 중이다.

법적 조치 근거로는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5호 전단 등에 기반한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중 경쟁사업자 배제행위’를 들었다. 또 공정거래법 제23조에 근거한 ‘불공정거래행위 중 구속조건부거래행위’도 과징금 부과 근거로 내세웠다. 공정위의 이번 조치에는 네이버에 대한 시정명령(행위금지명령)도 포함된다.

공정위가 제시한 자료, 18년 5월 이후 카카오의 PV가 감소하고 있다./자료=공정위

네이버, 공정위가 정당한 시장경쟁을 무시하고 있다

공정위 발표에 대해 네이버는 강하게 반발했다. 네이버는 6일 배포한 공식 입장문을 통해 “공정위는 당사의 합리적 대안 제시와 혁신적 노력을 외면한 채, 오히려 당사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위법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공정위가 지적한 사항 중 일부는 사실과 달리 해석되었고, 네이버가 업체들과 맺은 계약들 역시 경쟁사의 무임승차 방지 및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진행된 정당한 절차란 입장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이번 사건에서 문제가 된 확인매물정보 서비스는 네이버가 관련 특허를 확보하고 수십억원의 비용을 들여 독자 구축한 서비스다. 네이버는 당시 경쟁사들에 공동 작업을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확인매물검증시스템의 구축 및 유지관리 등은 네이버가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로부터 운영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다. 네이버는 “부동산 정보업체가 KISO에 지급하는 검증 비용은 확인매물정보만 등록할 수 있는 ‘네이버부동산’에 매물을 노출하기 위해 지급하는 비용”이라며 “이는 매물검증 시스템 운영 비용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갑질 아닌 노력으로 일궈낸 시장과 지위

네이버가 강조하는 것은 시장 개척과 서비스 품질 강화를 위한 다각적 투자와 사업적 노력이다. 네이버는 시스템 도입 초기 공인중개사들의 반발로 트래픽이 50% 이상 감소했지만 일일이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 확인매물검증시스템을 어렵게 정착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후 ‘직방’이나 ‘다방’ 같은 경쟁사들이 공개한 허위 매물 필터링 시스템도 네이버의 영향을 받아 이뤄진 시장의 선순환이자 이용자 만족 증진 효과를 가져왔다는 주장이다.

직방이 2017년 도입한 헛걸음 보상제./자료=직방 홈페이지

이런 관점에서 네이버는 경쟁사인 카카오가 네이버의 ‘확인매물정보’를 아무런 비용과 노력도 들이지 않고 이용하려는 시도는 명백한 무임승차로 보고 있다. 특히 현재 확인매물 정보가 KISO를 통해 네이버부동산으로 전달되는 구조인 만큼 네이버는 ‘제3자 제공 금지 조항’을 계약서에 넣기 앞서 “카카오에 KISO 매물검증센터에서 카카오로 정보가 전달되는 별도의 시스템을 직접 구축하라는 내용을 전달했지만 카카오가 반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나아가 “카카오는 네이버 확인매물 정보가 아니더라도 일반 매물, 네이버와 제휴하지 않는 부동산 정보업체 정보, 직접 모집한 중개사 등의 정보를 취합해 매물 정보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다”며 “정보가 부족한 게 아니라 어떤 비용과 노력도 들이지 않고 양질의 매물 정보를 확보하려 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정위가 제시한 카카오의 매출 급감 이유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끝으로 네이버는 “혁신과 노력을 통해 얻은 이용자 선택을 공정위가 외면하면 장기적으로 모든 경쟁자가 무임승차만을 기대하게 될 것”이라며 “네이버는 당사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받고, 부동산 정보 서비스 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 법적·제도적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공정위 ICT 분야 특별전담팀이 출범한 이래 조치한 첫 번째 사건이다. 공정위는 4차산업혁명 진전에 따라 발생하는 경쟁 이슈에 종합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해당 특별팀을 구성했다. 이 중 2019년 11월부터 운영 중인 감시분과는 국내외 ICT 분야 사업자들의 불공정 거래 행위 조사를 담당하며 △지적재산권 △온라인플랫폼 △모바일 △반도체 4개 분과로 운영되고 있다.
이 밖에도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네이버의 쇼핑·동영상 등 이외의 분야 불공정 행위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