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수수료 나눠먹고는…” IT업계의 ‘통신사·제조사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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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및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구글의 앱 장터 수익을 공유해오고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인터넷업계는 이 같은 ‘물밑 협력’을 통해 통신사·제조사들이 구글과 애플의 시장독점의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22일 오후 공동성명을 내고 “앱 장터 사업자인 구글·애플의 과도한 수수료 등 ‘갑질’과 독점에 우리나라 통신사·제조사가 협조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들도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특히 통신사들이 겉으로는 통신요금 부담 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실상은 구글과 ‘수수료 나눠먹기’를 하고 있었다는 비판이다.

수수료 15% 떼가는 ‘통신사’?

전날 국민의힘 이영 의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가 시발점이 됐다. 이영 의원이 구글코리아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통신사들은 ‘통신과금’ 방식의 결제수단을 제공하는 대가로 구글플레이 인앱결제 수수료에서 최대 15%를 결제수단 제공 대가로 공유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 사업자 및 전자지급결제(PG) 사업자 수수료는 약 2.5% 안팎 수준이다. 통신사가 과도한 수수료를 챙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는 대목이다.

또한 구글이 내년부터 앱 장터에서 팔리는 디지털 재화에 대해 구글플레이 인앱결제를 강제하기로 해 논란이 일었는데, 이 정책이 시행되면 구글뿐만이 아니라 통신사들의 수익도 커지게 된다. 이 의원은 국감에서 “구글 수수료가 30%로 인상되면 노나는 건 구글과 통신사, 유통 플랫폼”이라며 “반면 힘들어지는 것은 소비자와 영세 사업자, 크리에이터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8일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도 같은 비판이 나왔다. 같은당 박성중 의원은 “구글 앱 장터에서 매출이 발생하면 구글이 30%를 가져가는데 2013년에는 이 가운데 97%가 통신사에 배분됐다”며 “2015년엔 구글이 10%, 통신사가 90%를 가져갔는데 지금은 5대5까지 내려왔다”고 주장했다.

인기협·코스포는 “(통신사들은) 겉으로 국민의 통신요금 부담 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표시해왔다”며 “이와 달리 실제는 통신요금 부담에 더해 구글 수수료를 나눠 먹는 방식으로 콘텐츠 이용요금에까지 부담을 가중시켜 온 통신3사의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감 자료

“독점 협조해온 통신사·제조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대한 비판도 터져 나왔다. 구글·애플이 모바일 운영체제(OS)와 앱 장터 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형성하는 데 협조해왔다는 것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국 하원 법사위 산하 반(反)독점소위가 구글의 반독점 행위에 대해 분석한 보고서를 예로 들었다. 이 보고서에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구글과 △구글 앱 선탑재 △검색 서비스 경쟁 앱 탑재불가 등 이른바 ‘대포크 협약(Anti fork agreement)’을 맺고 수익을 공유해왔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윤 의원은 “구글이 OS를 독점하기 위해 대포크 협약으로 제조사들을 기술적으로 조처하고, 제조사·통신사가 경쟁 앱을 탑재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며 “삼성·LG 등 제조사들과도 검색광고 수익을 공유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인기협·코스포는 통신사와 제조사들이 구글과 나눠가진 수익들이 결국 소비자와 앱 개발자들의 부담으로 전가됐다고 짚었다. 이들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국내서 70% 넘는 점유율을 확보하게 된 것은 제조사가 구글로부터 공유 받은 수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결국 해외 업체의 국내 시장장악에 국내기업이 협조한 상황이 개탄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제조사들은 해외 기업의 국내 시장장악 협조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OS와 앱 장터 시장의 공정경쟁 및 이용자 보호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촉구했다. 또, “통신사들은 원스토어를 통한 앱 장터 경쟁 시장을 주장하기 전 수수료 수익으로 반사이익을 누려온 행태에 대해 먼저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정한 인터넷생태계 조성과 부당한 행위의 재발방지를 위한 정부의 면밀한 조사와 국회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