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3Q, ‘검색창’에서 ‘쇼핑·금융’ 강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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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체질 개선’이 빛을 발했다. 신(新)성장동력으로 점 찍었던 커머스(쇼핑)·핀테크·콘텐츠·클라우드가 골고루 실적을 견인하면서 3분기 역대 최대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성장의 주축은 단연 커머스다. 검색·광고 위주였던 네이버는 ‘쇼핑강자’로 거듭났다. “네이버가 모든 온라인 쇼핑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던 한성숙 대표의 야심이 그대로 실현되고 있는 셈이다.

29일 네이버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24.2% 증가한 1조360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라인 실적을 더하면 분기 사상 첫 매출 2조원 돌파다.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8% 증가한 2917억원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는 신성장동력인 커머스·핀테크·콘텐츠·클라우드 사업의 고른 성장으로 좋은 성과를 거뒀다”며 “CJ 파트너십 및 라인 경영통합 등으로 장기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한 것처럼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실적발표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사업 구조 개편이다. 네이버는 이번 분기부터 주력 사업이 선명하게 드러날 수 있도록 매출 구분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라인과 야후(Z홀딩스) 경영통합이 반독점심사를 통과하면서 이번 분기부터 라인의 연결 실적을 집계에서 제외하게 된 것도 계기가 됐다. 기존 광고·비즈니스플랫폼·IT플랫폼·콘텐츠서비스 등으로 나눴던 항목을 ▲서치플랫폼(7101억원) ▲커머스(2854억원) ▲핀테크(1740억원) ▲콘텐츠(1150억원) ▲클라우드(763억원)로 재분류했다. 이를 계기로 쇼핑 등 커머스 부문 매출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처럼 사업 부문을 새롭게 정리한 것은 포털 중심의 검색·광고에서 매출을 끌어오던 네이버가 앞으로 커머스·핀테크 등 신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대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쇼핑왕’ 네이버

네이버 매출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부문은 검색·디스플레이 광고 등이 포함된 서치플랫폼이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우려에도 불구하고 성과형 광고 확대 등으로 710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세부적으로는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1681억원을, 검색 부문에서 542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다만 전년동기 대비 8.2%, 전분기 대비 4.7% 성장하는 데 그쳤다.

반면 신사업인 쇼핑 등 커머스 부문은 가파른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커머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40.9%, 전분기 대비 11.4% 뛰었다. 오픈마켓인 ‘스마트스토어’가 효자 노릇을 했다. 3분기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수는 38만명으로 전분기 대비 3만명 늘었다. 거래액은 72% 증가했다. 기업들도 네이버 쇼핑으로 유입되고 있다. 브랜드가 운영하는 ‘브랜드스토어’ 수는 9월 기준 160개가 개설됐다. 전분기 대비 68%나 늘어난 숫자다. 동네시장 장보기는 7월 대비 2.5배 이상 성장했다. 한 대표는 “장보기가 열릴 때 ‘실검’에 오르는 등 관심을 받고 있다”며 “전국 시장을 연결하고 각 매장 배송체계 만족도를 높이는 방법을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 다양한 유형의 전문 장보기 업체와 협업이 늘어야 한다”고 말했다. ‘라이브 방송’은 네이버 쇼핑의 기대주다. 지난 9월 기준 라이브쇼핑은 700명의 중소상공인(SME)이 1900개의 방송을 진행했다. 전월 대비 거래액은 2.5배, 조회수는 1.6배 증가했다.

한성숙 대표는 “홈쇼핑과는 고객층이나 사용패턴이 또 다르다. 라이브커머스는 새로운 시장”이라며 “신상품 발표나 생방송 한정 상품, 브랜드 간 콜라보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해 기대하고 있다. 아직 시장이 초기지만 내부에서 데이터를 봤을 때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브이라이브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대규모 라이브를 진행했던 기술 경험이 있는 만큼 생방송 송출에 있어 차별화 지점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며 “방송 이후 VOD처럼 다시 보는 경향도 있어 라이브쇼핑을 유의미하게 쪼개 검색에 활용하고, 이를 통해 구매가 늘어나게 도울 수도 있다. 후속 구매와 프로모션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검색으로, 멤버십으로, 핀테크로… ‘낙수효과’

네이버는 ‘선순환’을 통한 생태계 구축을 꾀하고 있다. 검색을 통해 쇼핑을 하고 이를 결제하는 자연스러운 흐름 안에서 네이버의 영향력을 키워 나간다는 구상이다.

전략은 순항 중이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가입자 160만명을 돌파했다. 9월 기준 거래액은 네이버 쇼핑의 1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멤버십은 이용자들을 네이버에 묶어 두는 ‘록인(Lock-In)’ 효과를 내기 때문에 규모가 커질수록 네이버 생태계가 공고해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한 대표는 “월 20만원 미만 구매하던 고객층이 멤버십에 가입하자 구매를 3배 이상 했다. (플랫폼) 충성도 향상에도 지속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며 “내부 서비스 연계와 제휴처 확대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혜택이 가입자 증가와 함께 강화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연말까지 200만명으로 멤버십 가입자 수를 늘릴 계획이다.

페이 역시 쇼핑과 동반성장을 이루고 있다. 핀테크 부문은 네이버페이 거래액 성장 등에 따라 전년동기 대비 67.6%, 전분기 대비로는 5.7% 증가한 1740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페이 결제액은 6.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오는 11월 포인트 생태계 확장을 위해 오프라인 포인트 QR 결제를 출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네이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대안신용평가시스템을 활용해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대출을 출시, SME를 겨냥한 핀테크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이날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을 수차례 시사했다. 이는 라인과 야후의 경영통합을 염두에 둔 발언들로 읽힌다. 한 대표는 “통합법인에서 커머스, 쇼핑, 검색 등 협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검토도 해왔으나 구체적인 모델을 밝히긴 어렵다”며 “네이버의 자산과 라인·야후의 여러 영역을 전자상거래 영역에서 풀어내자는 이야기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CJ그룹 계열사 CJ대한통운·CJ ENM·스튜디오드래곤 등과 6000억원어치 주식을 맞교환하며 ‘혈맹’을 맺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 대표는 “쇼핑과 결제, 물류로 이어지는 흐름의 완결성과 더불어 지적재산권(IP)을 바탕으로 콘텐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통운은 특히 국내 1위 택배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데다가 아시아 최대 풀필먼트를 보유하고 있다”며 “(대한통운의) 글로벌 물류 인프라에 네이버가 가진 데이터를 접목해, 주문부터 알림·배송·재고배치 등 전 과정을 디지털화해 글로벌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금 네이버 사업 포트폴리오는 검색광고 위주였던 과거와 달리 바뀌고 있다. 커머스를 비롯해 핀테크·콘텐츠·클라우드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고 달려야 하는 시기”라며 “웹툰·클라우드·핀테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성장에 초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 중이다. 비용이 수반될 수는 있으나 마진 목표보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투자 집행에 중점을 두려 한다”고 말했다.

웹툰 등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1.8%, 전분기 대비 1.8% 성장한 1150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웹툰은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권과 북미, 유럽 등에 진출하며 3분기 글로벌 월간활성이용자(MAU) 6700만명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YG에서 투자를 유치한 네이버제트  등을 통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IP 사업을 보다 확대할 계획이다.

클라우드 부문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66.2% 성장한 763억원을 기록했다. 재택근무·원격수업 등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네이버는 올해를 원년으로 각 부문별 버티컬 특화 상품을 선보이며 글로벌 사업자들과 차별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실적발표에서 네이버는 저탄소 경제에 동참하고자 중장기적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전략을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 한성숙 대표는 “2040년까지 배출되는 탄소량보다 감축을 더 크게 하는 ‘카본 네거티브’ 목표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기업가치의 중대한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는 기후 변화, 정보 보호 및 보안, 공정거래 및 윤리경영에 관한 리스크 관리 체계를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