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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IN]카카오·타다 이어 SKT까지 ‘대리운전’ 탐내는 이유

2020.11.30

카카오모빌리티, 타다 운영사인 브이씨엔씨(VCNC)에 이어 SK텔레콤의 티맵모빌리티도 대리운전 중개 서비스 진출을 선언하면서 시장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29일 정보통신(IT)기술 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서울 을지로 T타워 수펙스 홀에서 열린 SK텔레콤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종호 티맵모빌리티 사업단장은 “오는 2021년 대리운전 사업을 내놓고 시장을 이끌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티맵모빌리티는 내달 29일 신설된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16년부터 앱 기반 대리운전 중개 서비스 ‘카카오T 대리’를 운영 중이다. 올해 10월에는 VCNC가 대리운전 서비스 ‘타다 대리’를 선보였다.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승차공유 서비스로 60만 이용자를 확보한 국내 스타트업 엠블랩스(MVL Labs)도 ‘구름 대리’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3조원 시장…‘수익성’ 검증된 대리운전

각 기업들이 앞다퉈 앱 기반 대리운전 중개 시장에 진출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수익성이 보장된 데다가 진입장벽이 낮고, 규제로 인한 불확실성도 적기 때문이다. 모빌리티 업계 한 관계자는 “택시로 돈을 벌 수 없던 카카오모빌리티를 그간 먹여 살린 일등공신이 대리운전이라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수익성이 충분히 검증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성장 가능성도 높다. 국내 대리운전 시장은 올해 2조7672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업체 수는 3058개, 운전자 수는 16만3500명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15만여명의 운전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화를 통해 대리를 호출하는 비중이 여전히 80~85%에 달한다. ‘앱 대리’ 이용자는 전체 시장의 10~15%에 불과하다. 경쟁사들이 비집고 들어갈 여지가 큰 ‘블루오션’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대리운전 시장은 진입장벽이 없다. 택시나 과거 타다 같은 사업은 차고지부터 택시 면허, 차종, 요금, 기여금 등 각종 규제가 붙는다”며 “반면 대리운전 서비스는 손님 차를 운전할 기사만 앱으로 ‘연결’해주면 수익이 떨어지는 구조다. 차량도 구매할 필요가 없으니 탐나는 사업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차두원 차두원모빌리티연구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시장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기업들이 (대리운전에) 진출하는 이유는 그만큼 잠재력이 있는 시장이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불 붙은 경쟁에 ‘선순환’ 기대도

시장 경쟁이 가열되면서 업체들은 운전기사·손님 확보전에 주력하고 있다. VCNC는 지난달 타다 대리를 출시하면서 대리운전 기사 확보를 위해 업계 최저 수수료(건당 15%)·합리적인 요금체계를 내세웠다. 별도의 프로그램비와 유료 서비스도 없다고 홍보했다. 또, 서비스 질을 위해 이용자 평점이 높을수록 운전기사들의 수입이 늘어나는 인센티브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달 엠블랩스가 시작한 ‘구름대리’는 대리 운전기사에게 플랫폼 수수료를 청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신 매일 한번씩 약 2000원을 내고 ‘온라인 출근권’을 구매해야 한다. 엠블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운전기사에게 청구하는 수수료가 운임의 20%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수수료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각 업체들은 이용자를 잡기 위한 프로모션과 함께 다양한 서비스도 내놓고 있다. 타다는 올해 연말까지 타다 앱에서 이용자가 차량을 등록하면 5000원 할인쿠폰을 지급한다. 운전기사 평가 시에도 이 같은 할인쿠폰을 최대 3차례 제공한다. 대리 호출 전 △과속 없는 안전운행 △운행 전 금연 △내비게이션 경로대로 운행 △조용한 이동 △반말과 과격한 언행 금지 등의 요청사항을 사전에 요청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엠블랩스는 주차 기능 지원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음주 후 귀가 시 대리운전뿐만 아니라 초보 운전자가 주차가 어려운 경우나, 음주 중 차량을 급하게 다른 곳으로 주차해야 하는 경우 등 다양한 상황에서 주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후발주자들의 등장에 카카오모빌리티도 대응책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이 회사는 최근 대리 요금제를 개편하고 ‘이코노미’, ‘스탠다드’, ‘프리미엄’ 등으로 서비스를 세분화했다. 프리미엄의 경우 가격이 높은 대신 정장을 입은 베테랑 기사를 배정한다. ▲확대된 보험 보장 범위 ▲프리미엄 고객 전용 상담센터 운영 ▲도어 및 출차 발렛 서비스 ▲15분 무료 대기 등이 특징이다. 이코노미의 경우 긴 대기시간을 감수하는 대신 요금을 낮춰, 가격 접근성을 높였다. 대리 첫 이용 시 5000원 할인 쿠폰을 지급하는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시장 출격을 예고한 티맵모빌리티 역시 차별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이종호 단장은 “티맵모빌리티의 대리 사업은 기존과 전혀 다르다. 프리미엄 서비스, 기사 수익에 대한 부분을 개선하는 등 대리운전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사회적으로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3조원 규모의 시장이지만 대리 호출 자체가 4050세대 타깃인 만큼 당분간은 앱 시장 안에서 파이를 나눠 가지는 각축전이 벌어질 것”이라며 “경쟁자가 많아질수록 대리운전 서비스가 다양해지는 등 생태계의 선순환이 일어나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