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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가 눈앞 증강현실로…SKT 점프 스튜디오 가보니

2020.12.03

“태평양을 건너, 대서양을 건너~”

트로트 가락에 맞춰 허공을 가르는 태권도 발차기가 106대의 카메라에 담겼다. 360도 발차기는 360도로 재현됐다. ‘미스터트롯’에 출연해 태권도 퍼포먼스와 트로트를 결합한 무대로 인기를 끈 가수 나태주의 무대가 증강현실(AR)로 만들어지는 순간이다.

SK텔레콤은 지난 1일 서울 을지로 본사 T타워 1층에 마련된 AR·VR 콘텐츠 제작소 ‘점프 스튜디오’에서 가수 나태주의 AR 콘텐츠 촬영을 진행했다. 지난 10월 20일 공개한 K팝 대표 안무가 리아킴의 가상현실(VR) 공연 이후 두 번째 프로젝트다. SK텔레콤은 실감미디어 기술에 적합한 가수 나태주의 태권도 동작을 통해 코로나19를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AR 콘텐츠를 내년 1월 제공할 계획이다.

SKT 점프 스튜디오에서 실감미디어 콘텐츠 제작에 참여 중인 트로트 가수 나태주(사진=SK텔레콤)

360도로 담긴 ‘나태주도 몰랐던 나태주’

이날 촬영은 지난 10월 점프 스튜디오가 서울 SK남산빌딩에서 본사 T타워로 확장 이전한 후 처음으로 공개된 자리였다. 현장에는 9명 내외의 스태프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나태주의 무대를 360도 카메라에 담아냈다. 촬영 공간은 녹색 크로마키 배경과 RGB 카메라 53대, IR 카메라 53대 그리고 화려한 조명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이 가운데 나태주는 마이크를 움켜쥐고 태권도 동작과 트로트 가락을 오가며 자신의 무대를 선보였다.

“106대의 카메라가 쳐다보고 있는 게 부담이었지만, 내 모습을 360도로 관찰하며 몰랐던 동작과 표정을 다방면으로 볼 수 있어 재밌었다.”

나태주는 AR·VR 콘텐츠 촬영에 참여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이날 그는 트로트 곡 ‘무조건’에 맞춘 태권도 퍼포먼스, 고난이도 마샬 아츠와 함께 ‘힘내라 대한민국’, ‘인생열차’ 등 신곡 2곡을 선보였다. 초등학생 팬들을 위한 태권도 품세 콘텐츠 촬영도 진행됐다.

트로트 가수 나태주가 21년간 수련한 태권도 동작을 선보이는 모습(사진=SK텔레콤)

나태주는 “많이 힘든 코로나19 시기를 이겨내고 건강한 대한민국을 함께 만들자는 느낌으로 콘셉트를 잡고 에너지 넘치게 촬영하고 있다”며 “VR·AR을 통해 나태주의 앞면만이 아닌 몰랐던 전체 끼와 재능이 360도 카메라에 담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나태주 외에도 아이돌 그룹, 래퍼를 비롯해 영화 등 다양한 장르로 실감미디어 콘텐츠 제작을 진행 중이다. 나태주가 참여한 이번 SK텔레콤 실감미디어 콘텐츠는 내년 1월 3일 ‘점프AR’ 앱을 통해 공개된다. AR 콘텐츠로 우선 제작되며 추후에는 VR 콘텐츠로도 만들어질 계획이다.

가수 나태주는 AR·VR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팬들에게 다가가길 기대했다.(사진=SK텔레콤)

비대면 문화 확대 속 AR·VR 확산

점프 스튜디오는 SK텔레콤 실감미디어 사업의 한 축이다. SK텔레콤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기회로 만들어 스튜디오 기반의 콘텐츠 제작 사업과 자사 AR·VR 서비스 사업을 두 축으로 국내외 실감미디어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점프 스튜디오는 SK텔레콤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협력으로 올해 4월 구축됐다. 3D 볼류메트릭 비디오 캡처(Volumetric Video Capture) 기술을 보유한 스튜디오로는 아시아에서 처음이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가수 나태주를 정면, 측면, 윗면, 뒷면에서 각각 촬영한 모습.(사진=SK텔레콤)

점프 스튜디오의 핵심은 AR·VR 콘텐츠 제작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볼류메트릭 기술을 기반으로 106대의 카메라를 통해 사람의 움직임을 초당 60프레임으로 촬영하고 3D 모델을 자동으로 생성한다. 이를 통해 후반 수작업을 텍스처링(재질 입히기), 모션센싱(움직임 구현) 등 최신 기술로 대체해 제작 기간과 비용을 줄였다.

이에 대해 점프 스튜디오 카메라·캡처 관련 엔지니어링을 맡은 신동엽 SK텔레콤 5GX서비스 개발 담당 매니저는 “AR·VR 진입이 어려운 부분 중 하나가 콘텐츠 부재인데 제작에 많은 공수와 비용이 든다”며 “점프 스튜디오는 단기간 내에 큰 추가 비용 없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으며 아시아 최고 수준의 품질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현재 점프 스튜디오는 초창기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술 가이드를 따르는 수준에서 벗어나 다양한 변수와 상황에 맞춰 더 넓은 캡처 영역을 확보할 수 있도록 환경이 조성됐다. 이를 통해 K팝 등 빠르고 세밀한 동작 촬영에 최적화된 기술 환경을 마련했다는 것이 신 매니저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도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신동엽 SK텔레콤 5GX서비스 개발 담당 매니저(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오프라인 공연과 콘퍼런스, 모임이 어려운 비대면 환경이 조성되면서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점프 스튜디오에 제작을 문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신 매니저는 “전 세계적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어떻게 우리만의 콘텐츠를 강화할 수 있는지 보여줄 기회”라며 “비대면 기회가 많아지면서 비대면 가상 모임 서비스 ‘버추얼 밋업’ 등 새로운 서비스에 VR·AR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장면들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spirittiger@bloter.net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기술을 바라봅니다. 디바이스와 게임,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을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