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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출판사 “디지털 콘텐츠 사업자로 거듭나는 중”

2011.10.11

“책에도 월 정액제와 대여제 등 다양한 서비스 모델이 나올 수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으로 소셜리딩과 같은 다양한 부가가치를 올리는 것도 가능합니다.”

김민석 삼성출판사 N그룹장은 삼성출판사가 전통적인 출판사는 아니라고 말했다. 삼성출판사가 1951년 설립돼 60년간 유아동 출판물을 간행해온 걸 보면 의외의 말이다. 왜 삼성출판사를 전통적인 범주의 출판사에 넣을 수 없다는 건지 자세히 들어보자.

“삼성출판사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될 수도 있고 방송국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고민할 건 어떤 교육상품을 만들고 어떤 책을 만들지 등 콘텐츠를 고민해야지, 종이책에만 맞게 움직이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김민석 스마트스터디 대표 겸 삼성출판사 N그룹장

조금은 과격한 발언으로 들리지만, 김민석 그룹장의 말은 삼성출판사의 고민과 맞닿는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바람은 삼성출판사에 모바일 서비스에 대한 고민을 안겼다. 삼성출판사는 유아동 서적을 전문으로 출판하고 유아동 서적을 파는 온라인서점 ‘삼성북스’를 운영하며, 초등 영어 전문학원인 ‘삼성영어’, 유아를 대상으로 한 ‘삼성영어 킨더가든’, 멀티미디어 영어교육프로그램 ‘이킬로와트’ 등 교육사업도 벌인다.

삼성출판사의 고민은 책에서 얻는 지식과 즐거움을 더는 종이에 가두기 어렵다는 데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유아동을 대상으로 한 시장은 더욱 그러하다. 유아동 도서와 교육 서비스는 종이로 묶인 책에서 벗어난 지 오래다. 10년 전부터 종이 학습지는 e러닝으로 옮겨가, 인터넷 강의를 듣고 강의 자료는 웹에서 출력했다. 그보다 20~30년 앞서 아침 자투리 시간에 아이들 교육은 MBC ‘뽀뽀뽀’와 KBS ‘하나둘셋’과 같은 방송프로그램이 맡았다.

영어 교육도 교재뿐 아니라 동영상과 노래 테이프 등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활용해왔다. 이제 여기에 스마트폰과 태블릿PC라는 도구가 하나 더 생겨나, 교육 시장이 새로운 단말기에 눈을 돌리고 있다. 출판 외에 다양한 사업을 벌이는 삼성출판사도 모바일 서비스에 힘을 싣고 있다.

유아동 서적을 많이 내다보니 삼성출판사의 전자책 사업은 모바일 앱에 집중돼 있다. 모바일 앱은 지난해부터 별도 팀을 꾸려 진행됐다. 삼성출판사는 2009년 ‘에듀엔아이티그룹’을 신설하고 지난해 4월 전자책 사업을 총괄할 ‘뉴미디어’팀을 만들었다. 이제는 뉴미디어팀이 덩치가 커져 ‘N그룹’으로 분리해 40명이 삼성출판사의 전자책 사업을 도맡고 있다. N그룹은 출판사 내부 조직이지만, 종이책 출판과 거리가 먼 기술 엔지니어, 기획자, 디자이너, 마케터가 모였다.

N그룹에서 기획한 앱북은 삼성출판사가 올 6월1일 자회사로 떼어낸 ‘스마트스터디’에서 개발한다. 직원 9명인 스마트스터디가 삼성출판사 내부에 있을 때부터 만든 성과는 남다르다. 스마트스터디는 삼성출판사의 만화, 잡지, 동영상 콘텐츠 등을 담는 앱을 빠르게 제작할 엔진을 개발하는 데 공들여 왔다고 김민석 그룹장은 말했다.

“임신·출산·육아 잡지인 ‘베이비’를 아이폰과 아이패드 앱으로 만들며 엔진 개발까지 함께해, 이제는 잡지 한 권을 30분만에 제작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 외 동영상을 기반으로 한 엔진과 단행본 류를 제작하는 엔진, 만화류를 위한 엔진 개발도 완료했습니다.”

스마트스터디는 자회사이지만, 삼성출판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김민석 그룹장은 스마트스터디 대표이자, N그룹장으로 삼성출판사의 전자책 사업을 총괄한다.

웬만한 출판사 한 곳의 규모로 전자책 팀을 꾸리고 자회사까지 설립한 만큼 삼성출판사의 모바일 앱 성적은 나쁘지 않다. 2010년 9월 삼성출판사는 모바일 응용프로그램(앱)의 통합 브랜드인 ‘스마트북스’를 만들고 ‘보들북-인기율동동요’‘이보영 아기돼지삼형제’를 아이폰 앱으로 출시했다.

▲삼성출판사 모바일 앱 브랜드 ‘스마트북스’ 웹페이지

스마트북스는 출판사 중 처음으로 등장한 모바일 앱 전용 브랜드다. 김민석 그룹장은 삼성출판사는 매번 새로운 변화를 제일 먼저 시도해왔다고 소개했다. “처음 대형 할인점에서 책을 팔고, 홈쇼핑에서도 책을 팔기 시작했을 때 ‘책은 서점에서 팔아야지’란 말을 들었습니다. 저희는 직접 서비스하는 ‘삼성북스’에서 매주 책을 50% 할인해 팔고 있습니다. 지금 유행하는 소셜쇼핑보다 2년 앞서 있었지요.”

9월23일 기준으로 지금까지 삼성출판사는 자사의 인기도서를 애플 앱스토어에 28종, 티스토어에 51종 출시했다. 지금까지 이용자가 스마트북스 앱을 내려받은 건수는 약120만건에 이른다. 모바일 앱으로만 거두는 매출이 월 1억원이 넘는다고 삼성출판사는 밝혔다.

규모가 큰 출판사는 민음사와 북이십일처럼 출판 브랜드를 여럿 두지만, 삼성출판사가 스마트북스라는 모바일 앱 브랜드를 내세운 건 상당히 공격적인 행보로 보인다. 하지만 국내 모바일 앱이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안드로이드에 집중된 상태라, 두 곳의 정책 변화에 따라 삼성출판사 모바일 서비스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김민석 그룹장은 “구글도 애플처럼 앱 통제를 강화할 날이 오겠지만, 우리가 유연하게 맞춰 가야 한다”라며 “그러다 제3의 플랫폼이 등장하면 발빠르게 옮겨갈 텐데 삼성출판사는 그 정도의 기술력은 갖췄다”라고 대답했다.

전자책이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형태가 모바일 앱보다는 EPUB이다. 교육앱이든 도서앱이든 뿌리가 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출판사가 EPUB이 아닌 앱 출시에만 집중하는 건 위험한 시도로 보인다. 김민석 그룹장은 모바일 앱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앱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데 기술이 쌓이고 인프라가 갖춰지면 모바일 학습지, 모바일 학원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내부에서는 이러한 고민을 나누며 ‘교육2.0‘이라고 말하고 있지요. 앱 출시에서 나아가 IPTV에 진출했으며 스마트TV에 우리 콘텐츠를 보이는 것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또, 교육용 게임도 욕심나는 분야입니다.”

삼성출판사는 현재 종이책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지 않고, 모바일 앱을 위해서만 기획한 교육+놀이+게임 앱 ‘베비퐁’ 출시를 앞두고 있다.

  • 삼성출판사가 출시한 앱: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갤럭시탭
  • 삼성출판사의 IPTV 서비스
    • 서비스 사업자: KT  olleh, LG U+, CJ 헬로비전, SKT 브로드밴드
    • 서비스 콘텐츠: ‘보들북 인기율동동요’, ‘말놀이 동시’, ‘영어율동동요’, ‘이보영 영어명작동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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