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NEC, 오픈플로우 활성화 ‘맞손’

가 +
가 -

IBM이 네트워크 거인 시스코를 쓰러뜨리기 위해 경쟁사인 NEC와 손을 잡았다. 양사는 1월24일(현지기준) IBM의 스위치와 NEC의 컨트롤러를 결합한 오픈플로우 기반의 ‘컨트롤러-스위치 콤보’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레나토 루치오 IBM 시스템 네트워킹 최고기술경영자는 “이번 NEC와의 협약을 통해 우리는 네트워크 시장에 좀 더 본격적으로 다가갈 수 있게 됐다”라며 “이제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내 네트워크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NEC와의 협력을 발표하면서 IBM은 우선 양사가 각자 개발한 오픈플로우 기반의 솔루션을 통합해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BM의 랙스위치 G8264 10/40 기가비트 이더넷(GbE)과 NEC의 PF6800 컨트롤러가 그 대상이다. IBM은 이 발표 이후 단기적으로 컨트롤러 리셀러를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픈플로우는 스탠포드대학과 UC버클리대학에서 연구되기 시작한 오픈소스 기반의 네트워크 가상화 기술이다. 스위치와 라우터 같은 물리적 네트워크 인프라와 관계없이 사용자가 네트워크를 제어할 수 있는 표준 프로토콜을 지원한다. 이 기술이 표준화되면 기업들은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때마다 물리적 네트워크 인프라를 조정할 필요 없이, 가상 인프라 환경에서 패킷의 라우팅 경로를 지정하고, 로드밸런싱을 제어하며, 접근 권한을 설정할 수 있게 된다.

전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구축 사례가 늘어나는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 네트워크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는 기업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오픈소스를 활용해 비용과 자원을 절감하면서도 동일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오픈플로우’가 대안으로 등장했다. IBM과 NEC를 비롯한 HP, 브로드컴, 델, 시트릭스, VM웨어 같은 여러 기업들이 참여해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기존에는 네트워크 인프라 공급업체에 따라 제어기능이 달랐다. 그렇다보니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시스코가 시장에서 계속 강세를 보였다. 시스코의 독주를 가만히 지켜보기에 IBM은 속이 탔다. 네트워크 시장 역시 클라우드 컴퓨팅을 목표로 하는 IBM의 수익사업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IBM은 오픈플로우 연구 지원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직접 관련 제품을 출시해 시장을 장악하기로 마음먹었다. 2010년 4억달러를 들여 데이터센터용 랙 스위치와 블레이드 서버용 네트워크 기기를 생산하는 업체인 ‘블레이드 네트워크 테크놀로지’를 인수하면서 얻은 자신감도 있었다. 그렇다고 IBM이 바로 네트워크 시장을 공략한 것은 아니다.

기가옴은 “IBM은 현명하게도 네트워크 시장에서 시스코와 정면으로 붙으면 어떤 결과가 발생할지 뻔히 알고 있다”라며 “그래서 싸우지 않고도 시장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인 ‘협력’을 통해 공략에 나섰다”라고 분석했다. 이번 NEC와의 협력은 갑자기 등장한게 아니라는 말도 함께 전했다.

IBM은 NEC와의 협력을 통해 오픈플로우를 네트워크 업계의 새로운 흐름으로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루치오 최고기술경영자는 “NEC와 힘을 합쳐 오픈플로우 기술을 확산해 나갈 계획”이라며 “향후 오픈플로우를 적용한 제품을 많이 출시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