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드파티 데이터(3rd party data)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 빅테크 실적이 확연히 떨어지는 것을 볼 때, 그 충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업계는 각자도생을 준비하고 있다. 광고 지면을 늘리며 지위를 공고히 하려는 플랫폼사, 확보한 고객을 충성 고객으로 만들기 위한 솔루션들의 범람 그리고 아예 디지털화된 옥외광고가 그 예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광고 업계에서 개인정보 이슈가 부각된 것은 2020년부터다. 애플이 이용자에게 데이터 추적 및 이용에 선택권을 준다는 내용의 앱 투명성 정책(ATT)을 내놓으면서다. 이용자가 데이터 사용에 동의하는 '옵트인'을 받아야지만 제3자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옵트인 수치는 평균 3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또한 2024년 제3자데이터(쿠키)를 제공하는 것을 중지하고 새로운 표준체제인 안드로이드 프라이버시 샌드박스를 준비하고 있다. 애플 '사파리'나 모질라 '파이어폭스' 등에서는 이미 웹에서도 서드파티 데이터 활용을 제한하고 있다. 그간 광고 식별값을 통해 쉽게 광고 성과를 측정할 수 있었던 광고 업계에는 제동이 걸린 셈이다.

이는 광고로 수익을 얻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에도 큰 타격을 줬다. 메타(구 페이스북)의 올 3분기 순이익은 43억9500만달러(약 6조2400억원)로 전년 대비 52% 줄었다. 유튜브의 3분기 광고 수익은 전년 대비 2% 줄은 70억7000만달러(약 8조9682억원)를 기록했다. 실적 공개 이후 처음으로 광고 수익이 감소한 것이다.
 

검색광고 뜨고 광고 지면 늘어

이에 광고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 이용자가 필요한 서비스를 검색했을 때 더 잘 보이게끔 하는 '검색 광고'가 떠오르고 있다.

애플은 앱스토어에 검색 광고를 도입한 데 이어 앱스토어 메인인 '투데이탭'에도 광고 지면을 추가했다. 기존 검색 광고만 제공하던 것에서 방문 여정에 따른 영역도 발굴한 것이다.

모바일 측정 플랫폼(MMP) 애드저스트에 따르면 직접 검색해 자연적으로 유입된 '오가닉 사용자'와 비오가닉 사용자는 전혀 다른 행동 양상을 보였다. 오가닉 사용자의 유지율이 대부분 더 높다.
 
이에 앱 스토어 최적화(ASO) 전략을 잘 수립하면, 타겟 오가닉 사용자가 마켓에서 앱을 쉽게 찾을 수 있어 앱 사용 확률이 높은 사용자를 유입시킬 수 있다. 이 사용자들은 다른 잠재 고객들 대비 앱 상호작용(인게이지먼트)이나 유지율이 높아 보다 가치있는 사용자가 될 확률이 높다.

기존 광고 영역이 없었던 곳에서도 광고가 침투하고 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에는 비즈보드(카카오톡 채팅탭 광고 지면)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검색광고도 도입될 예정이다. 네이버는 '스페셜DA'를 도입, 모바일 검색창 바로 밑에 헤드라인 배너 광고를 추가했다. 인스타그램 또한 모바일 메인 및 탐색 홈에 광고를 할 수 있다. 
 

잡은 고기 다시 보자…온오프라인으로 고객 경험 개선

한편 이미 오라클, 세일즈포스, 어도비, 트레져데이터 등 해외 기업들이 CDP를 제공 중인 가운데 국내에선 NHN데이터, 아지이에이웍스, 그리고 빅인사이트 등이 CDP 사업에 나섰다.

고객 데이터 플랫폼(CDP)은 다양한 채널에서 수집되는 고객 관련 데이터를 한 곳에서 통합 관리·분석할 수 있는 중앙 저장소이자 플랫폼을 말한다. 단일 고객에 대한 모든 데이터를 결합해 하나의 완성된 고객 프로필을 생성하는 형태로 개인화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NHN은 웹/앱 애널리틱스 서비스인 '에이스카운터'를 바탕으로 데이터 노하우를 축적해 온 기업이다. 이를 바탕으로 '다이티'를 개발, NHN커머스의 '고도몰'은 물론 카페24와 연동 중이며 내년 쇼피파이(Shopify) 등으로 협력을 늘리며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예정이다.

아이지에이웍스 또한 마케팅 자동화와 데이터분석, 인공지능(AI)·머신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SaaS 사업을 통해 자사 솔루션과 CDP인 '디파이너리'를 연계한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빅인사이트는 고객관계관리(CRM)를 서비스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커머스에 특화된 '빅인CDP'를 출시했다.
 

▲ (사진=인크로스)
▲ (사진=인크로스)

엔데믹을 맞아 오프라인에서도 경쟁이 치열하다. '피지털'은 공간(Physical)과 디지털(Digital)을 결합한 신조어로, 온라인 플랫폼사는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리테일사는 매장에 디지털 기술을 결함해 고객 경험을 확대하는 것을 말한다. 무신사나 마켓컬리 등이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고객과 접점을 늘리는 것이 그 사례다.

인크로스에 따르면 엔데믹으로 피지털 관련 시장이 성장 중으로 생활 속 광고 지면들도 디지털화되고 있다. 옥외광고(OOH)의 디지털화(DOOH)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뒷좌석 광고(RSE)를 추가 수익모델로 도입했다. 포커스미디어 등 엘리베이터 내에서 볼 수 있는 디지털 광고판 또한 아파트 단지별로 타깃팅해 맞춤형 매장 정보를 노출하고 있다.

모토브는 택시 위 미디어를 설치, 시간대별 유동인구 특성에 맞춰 광고 송출이 가능하고 도심 정보(날씨, 미세먼지 농도 등)도 수집 중이다. 하이브스택은 지오펜스 기술을 활용해 잠재고객이 많은 장소나 시간대, 혹은 날씨 등에 따라 실시간으로 광고를 조정할 수 있다.

디지털 마케팅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페이스북 등에만 의존했던 것과는 달리 광고 매체들이 다양해지면서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고 있다"며 "마케팅은 누구보다 먼저 트렌드를 파악하고 대중에게 어필해야 하는 만큼, 제도적인 변화에 있어서도 빠르게 적응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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