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차세대 전기차 생산비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밝혀 경쟁사들도 비용 절감 압박을 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테슬라)
(사진=테슬라)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일 열린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전기차 디자인과 공장 효율성 향상을 통해 차세대 차량 조립 비용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 후 머스크는 모건스탠리가 주최한 컨퍼런스에서도 “모델3의 절반에 가까운 생산 비용과 난이도를 가진 소형차를 만들 수 있는 확실한 길이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오랫동안 테슬라가 공개할 것이라고 공언해온 25000달러(약 3300만원) 이하의 차량, 이른바 ‘반값 전기차’에 대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생산 비용 절감을 통해 저가 전기차를 출시하고도 업계를 선도하는 두 자릿수의 이익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 낙관론자인 아담 조나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투자자의 날 이후 메모를 통해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바닥치기 경쟁에서 테슬라를 어떻게 따라갈 수 있을지 심각한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컨설팅업체 ‘알릭스파트너스’의 마크 웨이크필드 상무이사에 따르면 자동차 업계는 차량 라인업을 전기차로 전환하기 위해 2026년까지 총 5260억달러(689조3230억)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웨이크필드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아직까지 전기차 판매에서 규모의 경제를 통한 실질적인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테슬라의 생산비 절감 계획으로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가 받는 압박이 거세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WSJ은 이와 같은 압박이 최근 폭스바겐 경영진이 애널리스트와 가진 콜에서도 드러났다고 전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진행된 콜에서 패트릭 허멜 UBS 애널리스트는 폭스바겐의 가장 저렴한 순수전기차 ‘ID.3’ 가격이 유럽에서 40000달러에서 시작하며 “손익분기점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회사가 몇 년 안에 수익성이 높으며 동시에 저렴한 전기차를 보유하는 것이 가능할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엔지니어링 솔루션 기업인 ‘케어소프트글로벌’에 따르면 테슬라의 SUV 모델Y는 배터리를 제외한 생산비에 있어서 경쟁업체 대비 약 3000달러의 비용 우위를 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테슬라가 생산비를 절반으로 줄이지 못하더라도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WSJ은 “머스크가 이 목표를 언급한 것만으로도 다른 업체들이 테슬라와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투자자들의 새로운 기준이 세워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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