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엔지니어링 경기도 광주 캠퍼스. (사진=주성엔지니어링)
주성엔지니어링 경기도 광주 캠퍼스. (사진=주성엔지니어링)

주성엔지니어링의 지난해 재고자산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다만 이는 수주 증가에 따른 영향으로 향후 매출로 연결될 재고자산으로 풀이된다. 회사 재무에 부담을 주는 악성 재고와는 성격이 다르다.

22일 주성엔지니어링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2022년 말 재고자산은 992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586억원) 대비로는 69.3% 늘었다.

재고자산은 일반적으로 기업이 경영활동을 원활하게 유지하기 위해 일정 수준 보유하고 있는 원재료나 제품 등을 말한다. 재고자산이 지나치게 늘면 관리 비용 부담이 늘고, 유동성이 원활하게 확보되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있다.

다만 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악성 재고는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재고 항목을 살펴보면, △상품 46억원 △재공품 832억원 △원재료 114억원 등이다. 이중 재공품이 전년(2021년) 410억원보다 422억원 늘어난 것이 재고자산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재공품이란 기업이 제작중인 상품을 말한다. 

주성엔지니어링은 고객사의 수주가 늘자 제품 생산을 위해 지난해 재고자산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회사의 연간 수주총액은 634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 5489억원 대비 15.5% 늘었다. 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지난해 수주 확대의 영향으로 재고자산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기납품액이 3304억원, 수주잔고는 3036억원이다. 수주잔고는 아직 계약이 이행되지 않은 금액으로, 기업의 향후 매출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생산한 장비의 납품과 검수를 완료한 뒤 매출로 인식한다. 

사업별 수주총액을 살펴보면 △반도체 장비 5119억원 △디스플레이 장비 743억원 △태양광 장비 478억원 등이다. 반도체 장비에서 전년보다 900억원 가량 수주 금액이 늘었다. 디스플레이와 태양광 장비는 전년도와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다.

재고자산이 늘었는데 제품이 팔리지 않으면, 결국 악성 재고가 되기도한다. 그러나 지난해 주성엔지니어링의 재고자산 회전율 추이를 살펴보면, 재고자산이 매출로 이어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의 재고자산 회전율은 1분기 2.7회, 2분기 2.8회에서 3분기 2.5회로 감소했지만, 4분기 3.2회로 늘었다. 재고자산 회전율은 재고가 얼마나 빨리 소진되는지를 알 수 있는 활동성 지표로, 회전율이 높을수록 재고가 매출로 환원되는 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전년 대비 재고가 늘면서 재고자산평가손실이 66억원 발생했다. 전년에는 25억원이 환입됐다. 재고자산평가손실은 기말에 재고자산의 가격이 하락했을 때 그 하락된 가격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한편,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연결기준 연간 매출 4379억원, 영업이익 1239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16.1%, 20.7% 늘어난 규모다. 올해 상반기에는 반도체 업황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회사는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는 태양광 전지 사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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