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비상장 기업을 분석하고, 가치투자의 방법을 공유합니다.

박준기 페이히어 대표. (사진=페이히어)
박준기 페이히어 대표. (사진=페이히어)

핀테크 스타트업인 ‘페이히어(Payhere)’는 상점 카운터 위에 고정돼 있던 기존 커다란 포스(POS, 판매 시점 정보 관리)기의 물리적·기능적 한계를 해결한 곳입니다.

정말 간편하게는 조그마한 무선 카드 단말기 하나 놓고, 사장님은 휴대전화에 페이히어 앱만 내려받으면 됩니다.

페이히어는 얼마 전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 벤처캐피탈(VC) ‘굿워터캐피탈’이 주도하고,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가 새롭게 참여, 기존 투자사인 ‘소프트뱅크벤처스’와 ‘해시드벤처스’도 후속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페이히어의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350억원 규모입니다.

박준기 대표와 만나 기존 포스 시장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냈고, 앞으로 만들어낼 변화는 무엇인지 들어봤습니다.

 

간편결제, 오프라인 확산이 쉽지 않았던 이유

“원래 개발자로 커리어를 계속 이어왔고요. 결제 관련 일을 했죠. 포스기는 왜 변화가 없을까 하고 계속 생각했는데요. 2019년쯤이었는데 그때도 바뀌는 게 없더라고요.”

일단 모바일 간편결제 수단들은 다양해졌는데, 그걸 소비자가 오프라인에선 제대로 쓸 수 없다는 것이 문제였는데요. 더 들어가보니 사장님 입장에서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만약 소비자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쓰고 싶다면, 매장 사장님이 본인의 휴대전화에 관련 결제를 위한 관리자 앱을 깔고 진행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제로페이나 카카오페이 등을 통한 결제를 기존 포스기에서 지원하지 않으니, 사장님이 제로페이 앱이나 카카오페이 앱을 깔고 QR코드를 찍어야 했던 겁니다. 관련 앱들을 여러 개 이용해야 하는 것도 불편하지만, 관련 결제 데이터 등을 포스기에 남길 수도 없었습니다.

“카드랑 현금으로는 다 포스기에서 결제가 가능한데, 간편결제 수단들은 안 된다는 게 이상했어요. 특히 당시 많이 나왔던 얘기가 중국은 페이먼트 시스템을 다 모바일로 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뭘 하고 있냐는 거였어요. 근데 생각해보면 고객이 모바일을 쓰려고 노력한다 해도, 사장님이 받아주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던 거죠. 해야 할 행동이 많아지니까 시스템이 정착할 수 없었습니다.”

포스기에도 사정은 있었는데요. 포스기가 만들어진 지 오래된 것들이 많아 구조적으로 업데이트가 되기 쉽지 않았고요. 기존 포스기에 모바일 간편결제를 지원하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만한 유인도 크진 않았다고 합니다. 기존 포스사들이 하드웨어도 만들고 소프트웨어도 만들었지만, 주요 매출이 하드웨어로부터 오기도 했고요.

물론 현재는 간편결제가 지원되는 포스기가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페이히어가 2020년 처음 포스기 서비스를 내놓았을 당시엔,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편의점 등을 제외하곤 찾기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진=페이히어)
(사진=페이히어)

 

포스기가 작아질 수 있었던 이유

페이히어가 내놓은 솔루션의 핵심 경쟁력은 ‘클라우드’ 기반 포스입니다.

기존 커다란 포스기들은 로컬 PC에 데이터를 관리하는 형태였는데요. 컴퓨터에 데이터가 그냥 저장되는 거죠. 과거엔 인터넷이 지금처럼 빠르지 않았기 때문에, 컴퓨터 안에서 결제가 이뤄지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데이터 업데이트 주기도 3개월에서 길면 1년 단위로 이뤄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페이히어 서비스는 결제 자체가 클라우드 상에서 진행됩니다. 당연히 여러 기기에서 포스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클라우드에 쌓인 데이터는 페이히어가 실시간으로 분석합니다.

“기존 모바일 포스 회사들도 다 클라우드 기반은 아니었고요. 앞단에서 보면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대용량 트래픽 처리라든가, 기술을 붙여 나가는 과정이라든가, 보이지 않게 어려운 부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특히 금융이나 결제 쪽은 다 시장에서 부딪히면서 배워야 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즉 페이히어는 하드웨어 중심이 아닌, 이러한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중심 포스기를 시장에 제공하고 있다고 보면 되는데요.

때문에 작은 결제 단말기만 구매해도, 포스 프로그램을 사장님이 기존에 갖고 있던 휴대전화나 노트북 등에 깔고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입비나 월회비, 관리비 등 기본 이용료가 없는 이유이기도 한데요. 기존 거대한 포스기는 2~3년씩 약정을 해야 해 비용이 높았습니다.

물론 페이히어 포스 프로그램을 기존에 가지고 있던 PC형 포스기에 깔아 써도 되는데요. 포스기 시장은 어떻게 구분되고 있는 걸까요? 모바일, 태블릿, PC 등으로 쪼개 봐도 크게 틀리지 않다고 합니다. 세대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인데요.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가 모바일에 익숙하다 보니 페이히어 사장님 고객들도 20~30대가 많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처음에 서비스를 확대할 때, 현장에 나가 설득하는 작업도 크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최근까지도 영업 조직이 없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가맹점 모집의 99%는 다 인바운드(Inbound)를 통한 트래픽이었어요. 그냥 인스타그램 등의 채널을 통해 이런 서비스가 있다고 알리는 광고를 했는데요. 왜냐면 저희가 이 시장을 만들기 전까진 아무도 이런 게 있다는 걸 몰랐거든요. 넷플릭스가 요즘 세대들에게 직접 가서 영업하지 않고, 테슬라는 전기차도 그냥 인터넷에서 팔잖아요. 옛날처럼 막 누군가 가서 설명해주는 것보다 스스로 알고 학습해서 선택하길 원하는 세대에겐 이런 게 있다고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시장이 세대별로 딱 떨어지지 않기도 합니다. 모바일에 익숙하거나 터치가 편한 부모님 세대가 있기도 합니다. 부모님 세대에게 직접 가서 이용법을 설명해주기 위해 최근 영업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사장님들에게 제공되는 데이터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간편결제뿐 아니라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등 배달 주문 연동, 네이버 예약 연동 등이 돼 종합적으로 데이터를 살펴볼 수 있는데요. 매출 분석, 실시간 상품·재고·품절관리, 지점 및 고객 관리 등도 가능합니다.

“매장에 들어가는 테이블이 몇 시간마다 회전이 되는지도 측정해서 보여드리고요. 전주 대비 이번 주에 가장 많이 판매된 게 뭔지, 어떤 시간에 뭐가 많이 판매되는지. 다 클릭 한 번으로 가능해요. 기존엔 사장님들이 엑셀로 다운받아서 집에 가서 분석하고 그랬거든요. 시간이 많이 들었죠.”

 

(사진=페이히어)
(사진=페이히어)

 

서비스 출시 3년밖에 되지 않은 페이히어의 서비스를 쓰고 있는 가맹점 수는 현재 3만5000곳 정도입니다.  

주요 타깃 고객은 소상공인입니다. 관련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 될까요.  2022년 매출이 전년대비 4배 이상 성장했는데요. 이유는 무엇일까요.

※ 더 많은 비상장기업 스토리를 <블로터>와 <넘버스>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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