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솔브레인 홈페이지)
(사진=솔브레인 홈페이지)

솔브레인은 일본이 지난 2019년 시행한 대한국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에 대응해 대상 품목 중 하나인 불화수소 국산화 노력을 이어온 기업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입이 어려워진 일본산 소재 대신 솔브레인이 개발한 국산 불화수소를 사용하면서 성장 폭을 키웠다.

이미 국내 반도체 공급망에서 불화수소 국산화가 이뤄진 만큼 향후 일본 소재가 다시 들어와도 솔브레인에는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솔브레인은 첨단 공정을 확대하는 고객사 수요를 타고 소개 경쟁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불화수소는 일본이 수출을 규제한 반도체 소재 중 가장 성공적으로 국산화를 이룬 품목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일본에서 수입한 반도체용 불화수소는 금액 기준 830만 달러로 2018년보다 87.6% 줄었다. 2018년 일본 의존도가 41.9%였던 불화수소 의존도는 지난해 7.7%로 많이 감소했다. 사실상 국내 불화수소 수요 대부분을 우리나라 업체에서 조달할 수 있는 수준까지 국산화가 진행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기판(웨이퍼)에 형성한 회로 외에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는 식각과 불순물을 제거하는 세정에 주로 쓰인다. 집적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반도체 공정 특성상 불량률을 최소화하려면 초고순도 불화수소가 필요하다.

솔브레인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용 화학재료와 이차전지 소재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반도체 기판(웨이퍼)을 씻는 데 쓰이는 불화수소와 식각액(에천트)이 주력 제품이다.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1조909억원으로, 여기서 반도체소재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67%(7358억원)에 달한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 쓰이는 식각용 소재 중 솔브레인 점유율은 8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요 고객사다.

국내 초고순도 불화수소 분야에서도 존재감이 크다. 일본 수출규제 이후 발빠르게 국산화에 속도를 내며 지난 2020년 충남 공주에 액체 불화수소 공장을 세우고 ‘12나인(99.9999999999%)’급 초고순도 액체 불화수소 양산에 성공했다. 12나인은 용액에 불순물이 1조분의 1이 남아있다는 의미다. 생산능력과 기술력이 모두 성장하면서 솔브레인 반도체소재부문 매출은 지난 2020년 3180억원에서 이듬해 6480억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900억원 증가한 7358억원이다.

일본 수출규제가 해제되더라도 당장 여파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국산화가 상당 부분 진행됐고 해외 수입망도 다변화했기 때문에 전처럼 일본 의존도가 높아지지는 못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솔브레인 관계자는 “상황을 자세히 지켜보고 있으나 큰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첨단 공정을 확대하는 흐름도 솔브레인이 자신감을 느끼는 배경이다. 반도체 공정이 미세화할수록 고기능성 식각액 수요가 증가한다. 솔브레인이 강점을 확보한 분야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을 적용한 3㎚ 파운드리(수탁생산) 양산을 세계 최초로 시작했다. 솔브레인도 해당 공정에 식각액을 공급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테일러에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는 등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하는 점도 향후 공급량 증가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삼성전자와 협력차원에서 솔브레인이 미국에 첫 반도체 소재 공장을 건설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한 경기 평택 삼성전자 평택캠퍼스3공장(P3)를 중심으로 첨단 낸드플래시와 D램 역시 생산을 늘리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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