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중심의 사업 개편을 예고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인공지능(AI) 등 고성능 클라우드를 요구하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는다. 같은 비용으로 보다 높은 성능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선택이다.
 

서울시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카카오 i 클라우드' 기자 간담회에서 이경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신임 대표 내정자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정병연 기자)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16일 서울시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자사의 기업용 통합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 '카카오 i 클라우드'의 핵심 경쟁력과 향후 비즈니스 전략을 소개했다. 특히 이달 31일 국내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사업자) 중 처음으로 선보이는 '멀티 가용영역(AZ·Availability Zone)'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AZ는 하나의 데이터 센터다. 그리고 이것은 '리전(Region)'이라는 단위에 포함된다. 리전은 데이터 센터가 설치되는 물리적인 지역 범위를 가리키는 용어다. 예컨대 '서울 리전'이라고만 하면 실제로 설치된 데이터 센터가 아닌 '서울 지역'을 가리킨다. 이때 하나의 리전에 여러 개의 AZ가 설치된 것을 두고 멀티AZ라고 한다. 천재지변 등으로 하나의 AZ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AZ에서 곧바로 보완을 해주기 때문에 서비스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다만 현재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는 한 개의 리전에 한 개의 AZ가 설치된 형태로 운영되는 상황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이미 멀티AZ를 제공하는 해외 CSP에 비하면 안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국내 CSP가 민간시장에서 고전했던 이유 중 하나다. 이경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신임 대표 내정자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멀티AZ는 우리의 핵심 서비스라고 봐도 무방하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올해부터는 국내 CSP가 민간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상황에 도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i 클라우드의 또 다른 경쟁력은 미국 반도체 기업 AMD가 인수한 '자일링스'와 공동개발한 '스마트닉(SmartNIC·Smart Network Interface Card)'을 적용해 기존 대비 운영 비용을 2배 이상 절감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스마트닉은 데이터 센터의 네트워킹, 보안, 스토리지(저장)와 같이 중앙처리장치(CPU)에서 처리하던 작업 일부를 기타 하드웨어로 옮겨 실행하도록 하는 장치다. 그만큼 CPU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CPU 사용률을 50% 이상 낮추고 결과적으로 애플리케이션 성능을 최대 600%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멀티AZ 내 격리된 '가상 사설 클라우드(VPC·Vitual Public Cloud)'와 개별 회사가 직접 구축한 서버인 '온프레미스'가 자유롭게 통신할 수 있는 'TGW(Transit Gateway)' 서비스를 통해 다른 클라우드와의 연계 또한 용이하게 함으로써 확장성도 확보했다. TGW 서비스 역시 해외 CSP에서 지원했던 네트워크 서비스다. 카카오 i 클라우드의 TGW 서비스를 활용하면 클릭 몇 번만으로 VPC 간 연결을 표준화된 방법으로 성능 저하없이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경진 내정자는 "(앞으로 시장 규모가 커지면) 결국 클라우드 서비스의 가격은 낮아질 것"이라며 "스마트닉 같은 기술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주영 카카오 i 클라우드 서비스전략팀 전무도 "클라우드와 관련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개발과 투자를 이어왔다"면서 "이제는 충분히 경쟁력 있는 서비스가 나왔기 때문에 올해는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의 B2B(기업 간 거래) 전문 계열사로 카카오 i 클라우드를 비롯해 AI 기반 기업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클라우드 중심의 사업 개편을 예고하며 이경진 클라우드부문 부사장을 새 대표로 내정했다.

이에 대해 이 내정자는 "기존 사업을 접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현재 진행 중인 사업들을 차질없이 진행해 고객들과 약속한 바를 지킬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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