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하이페리온 합병, 별거 없다?
지난주 오라클이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업체인 하이페리온을 합병하겠다는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SAP를 겨냥한 행보라고 밝혔었습니다.
논평의 주체도 재밌는 인물입니다. 키이스 버지 비즈니스 오브젝트 아태와 일본 지역 수석 부사장이 그 주인공입니다. 버지 부사장은 오라클 아태지역 지사장을 역임한 인물입니다. 오라클에 대해서 잘 아는 인물이 던진 멘트라서 더 흥미를 끕니다.
논평의 요지는 "BI 분야 7위 업체인 오라클이 4위 업체인 하이페리온을 인수한다고 하더라도 시장 1위인 비즈니스 오브젝트의 위상에는 변화가 없다"는 겁니다.
오라클이 ERP 시장에서 SAP를 따라잡기 위해 관련 분야 2위 업체인 피플소프트와 J.D 에드워드를 적대적으로 인수합병하거나 인수합병한 경우와 차이가 나고, 고객관계관리 분야 1위 업체였던 시벨시스템즈를 인수한 사항과도 다르다는 것이죠. 둘이 합쳐봐야 여전히 시장 영향력이 적지 않느냐는 겁니다.
논평을 더 들어보죠. 비즈니스 오브젝트는 "오라클에게 BI는 그들이 제공하는 데이터베이스나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액세서리에 불과합니다. 반면 고객들은 BI를 통해 여러 벤더로 부터 도입한 사내의 다양한 데이터베이스와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정확하고 심도 깊은 통찰을 원하고 있습니다. 왜냐면 고객들은 다양한 이기종의 시스템속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합니다.
또 비즈니스 오브젝트는 "다양한 데이터베이스, 미들웨어,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는 오픈 되고, 데이터품질관리에서부터 기업성과관리에 이르는 BI의 요구를 광범위하게 아우르고, BI의 각 영역들의 비즈니스 오브젝트 XI 단일 플렛폼으로 통합한 엔터프라이즈급 솔루션을 제공하는 유일한 벤더"라고 주장합니다.
BI 시장은 올랩이나 리포팅 영역인 코어 BI 분야와 기업 내 수많은 데이터와 데이터 품질, 메타데이터 관리 영역인 엔터프라이즈 인포메이션 관리(EIM), 기업 성과 관리 분야인 엔터프라이즈 퍼포먼스 관리(EPM)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오브젝트는 전 영역에 걸쳐서 선전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국내 상황은 조금 다릅니다. 국내에서 비즈니스 오브젝트는 여전히 코어 BI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EIM과 EPM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라클과 하이페리온은 EPM 영역에서 확실한 시장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BI 분야는 비즈니스 오브젝트, 코그너스, SAS, 마이크로스트레티지 등이 선두권에 있고, IBM이나 오라클, SAP,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플랫폼 회사들이 점차 그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속속 발을 담그고 있습니다.
오라클이 SAP를 겨냥해 하이페리온을 인수했다고 전하면서 SAP는 인수합병보다는 독자적 개발에 치중한다고 전해드렸었는데요. 실수였습니다. SAP는 최근 전략과 성과 관리 솔루션 업체인 파일럿소프트웨어를 인수했습니다. 본사 차원의 소식을 뒤늦게 확인했습니다.
IBM도 어센셜과 DWL이라는 관련 분야 업체를 인수하면서 BI 영역에 속속 발을 담그고 있습니다.
거대 플랫폼 회사들이 하나둘 씩 BI 전문 업체를 인수하고 있습니다. 과연 비즈니스 오브젝트를 포함해 틈새 시장에서 확실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회사들이 얼마나 독자 생존할지도 지켜볼 일입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비즈니스 오브젝트가 BI 분야에서 몸값을 높이기 위한 논평과 독자 생존 가능성에 회의를 품은 고객들에게 안심하라고 전하는 메시지를 모두 던지고 있다고 봅니다. 비즈니스 오브젝트를 이끌고 있는 회장은 시만텍과 베리타스를 한몸으로 만든 인물입니다. 인수 합병을 아예 배제는 안하고 있겠죠.
어느 영역이던 IT 전문 업체들은 항상 플랫폼 회사들의 인수 합병 리스트에 올라 있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IT 부분이 과점화 되고 있기에 이런 인수합병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국내 시장은 항상 예외라는 것이죠. BI 영역에서도 그들만의 리그가 펼쳐지고 있어 조금은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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