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IBM을 후발이라 하는가"

2007-03-07     도안구

국내 IT 서비스 관리(ITSM) 시장에서 한국IBM은 후발주자다. 한국IBM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하지만 한국HP와 한국CA가 한발 앞서 고객사를 확보하면서 시장 리더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특히 한국HP가 ITSM 분야에 일찌감치 눈을 돌리고 전사 차원에서 공격적인 사업을 벌여 국내 70%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것은 눈여겨 볼 만하다.


한국HP가 ITSM 분야에 주력한 것은 한국IBM이나 한국CA, BMC 등 경쟁업체들이 네트워크 서비스 관리 분야에서 확실한 기반을 잡았기 때문이다. 한국HP는 네트워크 관리 솔루션 분야에서 시스템 관리 분야로 확장하면서 선발업체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ITSM 분야를 치고 나갔다. 이 전략은 잘 먹혔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점차 그 위세를 높여가는 한국IBM 입장에서는 단순 헬프데스크 관리를 전체 ITSM으로 포장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한국IBM이 드디어 ITSM 분야에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한국IBM은 'IBM IT서비스관리 컨퍼런스 2007'을 개최하고 관련 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김재홍 한국IBM 티볼리 사업부 본부장은 “IBM은 최근 몇 년간 경쟁력 있는 솔루션 업체의 인수합병을 통해 보다 강력한 ITSM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되었다. 최근 발표한 ITSM 평가 워크숍을 기반으로 고객의 IT 서비스 환경을 분석하고, 이를 효율화하기 위한 솔루션 제공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IBM이 제시하는 IT 서비스 관리 솔루션은 기존 티볼리 관리 소프트웨어 제품군을 포함해 지난해 말 출시된 CMDB와 티볼리 프로세스 매니저, 그리고 MRO, 마이크로뮤즈, CIMS랩 등의 인수합병을 통해 강화된 IT 자산관리, 서비스 데스크, 대시보드 등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대거 인수합병한 결과 이제 IT 서비스 관리 분야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존재라는 점을 피력하고 나섰다.


























영역 인수업체
네트워크서비스관리 마이크로뮤즈(네트워크관리), 밸런트(네트워크 성능관리)
서비스디플로이먼트 렘보(프로비저닝 자동화), MRO(서비스 딜리버리/서포트), 콜레이션(변경 및 구성관리)
서비스 자산관리 아이소곤(소프트웨어 자산관리), MRO(IT자산관리 및 기업자산관리)
거버넌스 및 보안 CIMS Lab(소프트웨어 과금), 콘설(로그관리 및 자산 모니터링), ISS(인터넷 보안)



인수 기업중 네트워크 서비스 관리 분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쟁 업체인 한국HP는 전통적으로 네트워크 서비스 관리 분야에서 강자에 속한다. IBM이 HP의 텃밭을 행해 진격을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 마이크로뮤즈는 IP 폴트와 이벤트 관리 전문 업체다. 또 밸런트는 네트워크 퍼포먼스와 무선 지원 업체로 티볼리에 통합돼 제공된다.


특히 최근 유무선 통신회사들이 차세대 통신 인프라로 IMS(IP Multimedia Subsystem)을 구축하고 있는데 이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IBM 티볼리 마케팅 이사인 자리나 스탠포드씨의 발언은 주목할 만하다. 자리나 이사는 "통신사들이 IT 기술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 IMS 위주의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IT 진영에서 이미 제공해왔던 기술들이다. IP 기반의 수많은 서비스들을 적극 지원하기 위한 인프라 시장을 겨냥했다"고 밝힌다.


솔루션이 확보됐다고 사업이 승승장구하는 것은 아니다. IT 조직의 생리를 잘 아는 한국IBM 입장에서 이를 놓칠 리 만무하다. 한국IBM이 선택한 방법은 '고객 밀착형 행보'다. 한국IBM은 고객의 IT 현황을 진단하고 현재 수준과 문제점을 파악하여 고객상황에 맞는 최적의 개선안을 제시하는 티볼리 ITSM 평가 워크숍(Tivoli ITSM Assessment Workshop)을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은 자사의 IT 서비스 수준을 진단하고 향후의 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된다.


김재홍 본부장은 "직접 고객사의 상황을 검점해주는 것으로 고객들이 고민하고 있던 IT 서비스 관리 구축 방법이나 범위, 운영 방안들을 조언해주고 있다. 밀착형 서비스인 만큼 고객들의 만족도 상당히 높다"고 전했다.


또 IT 서비스 관리 분야의 핵심 솔루션인 CMDB(Configuration Management Database)를 다양한 고객사에 제공해 고객들이 필요한 특화 솔루션 개발도 지원하고 있다. CMDB는 데이터 일관성을 보장하고 서로 다른 서비스 관리 프로세스 간 상호 작용을 단순화하는 단일 데이터베이스다. 자리나 이사는 "애플리케이션 매핑이나 서비스 관리에 꼭 필요한 핵심 솔루션"이라고 전했다. 김재홍 본부장도 "상반기 안에 국내 고객사가 확보될 것"이라고 밝혔다.



티볼리 사업부를 맡은지 4년째 되는 김재홍 본부장은 "IBM 소프트웨어 사업이 나날이 성장하고 있고, IT 서비스 관리 분야도 이런 성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분야"라고 강조했다. 



선발 업체인 한국HP와 한국CA의 대응과 한국IBM의 추격전을 알리는 신호탄이 발사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