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업계, MS 원캐어 비상 경계령

2006-09-21     황치규
2003년. 외신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MS)가 루마니아 백신 업체 제케드를 인수했다는 소식이 국내에 전해졌다.



운영체제(OS) 시장을 장악한 MS가 백신 업체를 인수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놀랄만한 사건이었지만 상대적으로 업계에 미치는 파장은 적었다. MS가 "제케드 인수는 백신 시장 진출보다는 관련 기술 확보용"이라며 '표정관리'를 한데다 제케드 자체가 세계 시장에서 갖고 있는 지분이 보잘 것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어느새 MS는 보안 업계에서 가장 큰 위협중 하나로 떠올라 있다. 시만텍, 맥아피, 안철수연구소 등 내로라하는 보안 기업들이 MS 경계령을 내린 상황이다. 



제캐드 인수로 시작된 MS의 보안 시장 진입은 스파이웨어 업체 자이언트, 스팸차단 업체 사이바리 인수를 거쳐 올해 '원캐어' 통합 보안 서비스 출시로 구체적인 윤곽이 그려졌다. '원캐어'는 조만간 국내에도 등장할 예정이어서 관련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윈도XP의 대를 이를 차세대OS '윈도비스타'도 대형 변수다. 윈도비스타에는 스파이웨어 차단 솔루션 '윈도 디펜더'가 디폴트로 장착돼 있다. 물론 백신은 들어가지 않지만 강화된 보안 기능만으로도 윈도비스타는 보안 분야에서 MS의 위력을 한층 업그레이드시킬 것이다.







강력한 위협으로 다가온 MS를 방어하려는 보안 업계의 행보도 분주해졌다. 일단은 MS가 제공하는 솔루션과 서비스의 대항마를 내세우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선 대형 보안업체 시만텍의 행보를 살펴보자. 시만텍은 이달말부터 '노턴 안티바이러스2007'과 '노턴인터넷시큐리티2007'을 미국 시장에 공급한다. 두 제품 모두 개인용 보안 제품의 최신판이다. '노턴안티바이러스2007'은 바이러스, 스파이웨어 차단 제품이고  '노턴인터넷시큐리티2007'은 안티바이러스, 안티스파이웨어에 방화벽, 침입방지 제품이 통합된 묶음형 제품이다. 피싱 방지 기능도 포함하고 있다.



물론 이번에 선보이는 제품이 MS를 향한 시만텍의 승부수는 아니다. MS를 제압하기 위한 시만텍의 '필살기'는 내년 3월께 선보일 통합 보안 솔루션 '노턴360'으로 봐야할 듯 싶다.



시만텍과 함께 개인용 보안 시장을 주름잡아온 맥아피 역시 지난달 제품군 업그레이드를 완료했다. 맥아피가 선보인 제품은 맥아피 토털 프로텍션, 맥아피 인터넷시큐리티 스위트, 맥아피 PC 프로텍션플러스, 맥아피 바이러스스캔플러스 4종으로 모두 맥아피 '팔콘'으로 불리우는 신기술에 기반하고 있다.



국내 보안 시장의 강자인 안연구소 역시 MS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안연구소는 올해안에 '원캐어' 출시에 대비, 새로운 온라인 보안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