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가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어려운 이유 (2)
2007-03-19 ksw1419
지금부터 20년 전 영화배우 강수연 씨가 ‘씨받이’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여우 주연상을 수상했다. 그 때 국내 영화계는 물론 언론들도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임을 입증한 경사’라며 ‘세계 영화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우리만의 독특한 색깔이 있는 영화제작에 더욱 힘을 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씨받이’는 베니스 영화제의 영광과는 달리 해외시장에서 흥행면에서는 전혀 주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한 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란 말은 겉으로는 그럴 듯하게 들릴지 몰라도 실제로는 현실과 거리가 먼 선동적인 구호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한국적인 것은 말 그대로 그냥 한국적인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일전에도 언급했듯이 영화 ‘타짜’는 국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지만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는 흥행에 성공하기 힘든 결정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 화투를 모르는 서구 문화권 사람들에게 그 영화를 이해시킨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화투를 한국적인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다지 적절한 비유는 아니겠지만 최근에 나온 영화 가운데 특별히 생각나는 게 없어 예를 든 것이니 이 글을 읽으시는 분 들께서는 양해해 주시길 바란다.)
많은 사람들이 다인종, 다문화 사회인 미국의 경우 다른 나라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별다른 거부감이 없는 나라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탓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영화 등 우리의 문화상품을 미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문화의 고유성을 더욱 강조, 미국의 틈새 시장부터 공략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과연 그럴까?
필자는 개인적으로 대다수 미국인들의 경우 비서구 문화, 특히 이슬람 및 동양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상당히 보수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인종. 다문화 사회의 특성상 다른 문화를 배척하거나 노골적으로 싫어한다는 표시는 잘하지 않지만 다른 나라의 새롭고 낯선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있어서도 결코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미국에도 한류 바람이 분다’는 기사가 국내 언론에 자주 보도 되곤 하는데 이는 극히 일부 지역에 해당하는 이야기일 뿐더러 미국내 아시아계 인구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미국내 한류 바람 역시 그 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대다수 미국인들의 경우 비서구 문화, 특히 이슬람 및 동양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상당히 보수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인종. 다문화 사회의 특성상 다른 문화를 배척하거나 노골적으로 싫어한다는 표시는 잘하지 않지만 다른 나라의 새롭고 낯선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있어서도 결코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미국에도 한류 바람이 분다’는 기사가 국내 언론에 자주 보도 되곤 하는데 이는 극히 일부 지역에 해당하는 이야기일 뿐더러 미국내 아시아계 인구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미국내 한류 바람 역시 그 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어째튼 일반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는 미국인들의 문화상품 소비 패턴을 감안하면, 헐리우드 영화가 별다른 문화적 저항감 없이 전 세계 영화시장에서 소비되는 것과는 달리 국산영화의 경우 ‘한국적인 소재와 주제’를 강조할 경우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미국을 비롯한 서구시장에서 문화저항이라는 벽을 넘지 못하고 주저 앉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한번 상상해 보자. ‘서편제’와 ‘씨받이’ 같은 영화가 우리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미국인들에게 과연 먹힐 수 있겠는가? 또 국내의 시대상황을 반영한 시대물이나 정치 풍자극 같은 영화가 미국 관객들에게 쉽게 어필할 수 있는겠가? (물론 미국의 정치현실을 풍자한 헐리우드 영화와 시대물은 한국 시장에서도 쉽게 어필할 수 있다. 대다수 한국 국민들에게는 미국의 문화와 정치 이슈들이 그다지 낯설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 영화가 미국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문화적 저항감에 직면할 수 있는 ‘한국적 소재와 주제’보다는 ‘액션’과 ‘SF’ ‘멜로물(로맨틱 코미디)’ 등 미국인들이 즐겨 찾는 일반적인 영화 장르 쪽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볼때 ‘괴물’은 소재 및 장르면에서는 미국 시장에 비교적 안착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가장 흥행성이 높고 전 세계 영화 관객들이 즐겨 찾는 액션 및 SF 등을 소재로 한 ‘블록버스트’ 시장에서는 국산영화가 막대한 자금력과 다년간 축적된 영화 제작 능력을 자랑하는 헐리우드 영화와 경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실, ‘괴물’이 한국영화로는 적지 않은 제작비를 투자했고 상당한 수준의 3D 기술을 바탕으로 현실감있는 괴물을 만들어 냈다고는 하지만 헐리우드 영화 ‘에이리언 시리즈’에 등장했던 괴물과 비교하면 우리 영화가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고 느꼈다면 그건 필자만의 생각일까.
그런데 문제는,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가장 흥행성이 높고 전 세계 영화 관객들이 즐겨 찾는 액션 및 SF 등을 소재로 한 ‘블록버스트’ 시장에서는 국산영화가 막대한 자금력과 다년간 축적된 영화 제작 능력을 자랑하는 헐리우드 영화와 경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실, ‘괴물’이 한국영화로는 적지 않은 제작비를 투자했고 상당한 수준의 3D 기술을 바탕으로 현실감있는 괴물을 만들어 냈다고는 하지만 헐리우드 영화 ‘에이리언 시리즈’에 등장했던 괴물과 비교하면 우리 영화가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고 느꼈다면 그건 필자만의 생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