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닉스 마이그레이션, 때가 무르익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이하 한국MS)가 서버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숙적' 유닉스를 상대로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한국MS는 최근 협력 업체들을 대상으로 유닉스 마이그레이션 세미나를 여는 등 대외적으로 '타도 유닉스'란 구호를 외치는데 주저하지 않는 모습이다. 한국MS의 공격적인 행보는 때가 무르익었다는 판단 때문이다. 뭔가 해볼만한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판단아래 시장에 보내는 메시지를 매우 공격적인 논조로 바꾸고 나선 것이다.
'실력만 놓고 보면 꿀릴게 없다'는 MS 입장에서 보면 한국 시장 상황은 적지 않은 부담이다. 고정 관념은 근거를 갖춘 다양한 시도 자체를 의미없게 만들어버릴 수 있다. 어쩔때는 말이 안통하는 장면도 연출시킨다. 한국MS가 '타도 유닉스'란 구호를 시장에서 현실화시킬지는 좀더 지켜봐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런 가운데 21일 MS 본사에서 유닉스 마이그레이션 업무를 담당하는 크리스 레이 이사와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레이 이사는 유닉스에서 윈도로 전환하는 현상은 세계 시장에서는 이미 대세가 됐고 한국도 시간 문제이지 이를 피해갈 수는 없을 것이라며 향후 상황에 낙관론을 펼쳤다.
그는 "IDC에 따르면 유닉스 서버는 세계적으로 350만대가 설치돼 있는데 이중 50만대가 1년안에 다른 플랫폼으로 바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유닉스 마이그레이션에서 가장 많이 선택되는 플랫폼은 윈도"라고 강조했다.
유닉스 선호가 강한 한국 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윈도에 대해 오해가 있는게 사실이다. 이에 분석 기관들의 자료를 통해 사실을 알리는 동시에 대형 고객들에게는 윈도의 장점을 실제로 입증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한국도 달라질 것이란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레이 이사와의 인터뷰에는 한국MS에서 유닉스 마이그레이션 업무를 맡고 있는 오유열 부장, 김성재 서버 담당 이사도 함께 참석해 몇몇 기자들과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특히 오유열 부장은 지금까지 유닉스 마이그레이션은 오라클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을 공략하는데 초점이 맞춰졌지만 내년부터는 애플리케이션으로 확대될 것으로 밝혀 오라클과의 흥미로운 판판 승부를 예고했다. 다음은 레이 이사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 유닉스 마이그레이션이 확대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전세계 고객과 파트너들의 컴퓨팅 요구사항은 변환점에 와 있다. 변곡점 같은 시기를 거치고 있다. 유닉스가 오랫동안 엔터프라이즈 플랫폼을 주도해왔지만 이제는 윈도와 인텔 플랫폼에 많은 기회가 생겨나고 있다. IDC에 따르면 유닉스에서 다른OS로 전환할때 윈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45%에 이르고 있다.
고객 평가외에 시장 데이터를 봐도 마찬가지다. 서버 판매 대수를 보면 윈도는 다른 OS를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서버 판매량의 3분의2가 윈도에 기반하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 자료에 따르면 유닉스 기반 서버 업체들이 SW 지원 능력을 지금처럼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고객이 많다. 윈도로 바꾸려는 고객들이 늘고 있는 또 하나의 이유다.
▲ 유닉스는 리눅스와 궁합이 맞아 보인다. 그런데도 인터페이스가 다른 윈도가 선택되는 까닭은.
고객들이 윈도를 선택하는 이유는 세가지다. 핵심 요구를 충족시켜주는데다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미래를 대비한 확장성도 뛰어나다. 윈도는 이제 메인프레임급의 가용성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또 유닉스에서 윈도로 전환하는게 어렵다고들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MS는 지난 몇년간 유닉스와 상호 운용성을 강화하는데 많은 투자를 해왔다. 서버안에 이런 기능들을 집어넣고 있다. 유닉스를 쓰던 고객들이 자신들에게 익숙한 툴을 윈도서도 그대로 쓸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이는 유닉스 사용자들에게 매력적인 기능이 될 것이다.
▲ 한국의 경우 MS가 추진하는 유닉스 마이그레이션은 제한된 분야에만 그치고 있는 것 아닌가.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큰 시스템에서는 여전히 유닉스가 인기를 얻고 있다.
맞는말이다. 그러나 전세계적인 트렌드는 한국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시간이 문제이지 한국서도 관심이 늘어날 것이다. 특히 한국의 글로벌 기업들은 해외 기업들의 선택을 예의주시하게 될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해외 다른 유명 기업들과 비슷한 요구 사항을 갖고 있다. 성공사례가 있다면 동참할 것으로 본다. 바로는 아니더라도 조만간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이 대목에서 한국MS 오유열 부장이 부연 설명을 해줬다. 오유열 부장은 공개할 수는 없지만 한국서도 의미있는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으며 적당한 시기에 공개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 부장은 또 이번에 열린 세미나에 참석한 사람들은 대부분 하드웨어 업체 관계자들이었다면서 이들은 미국 본사에서 얘기가 나오기 때문에도 한국서도 준비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 부장은 마지막으로 지금까지는 유닉스-오라클DBMS를 공략하는데 주력했지만 앞으로는 애플리케이션단으로 공세를 확대하겠다. 이번 세미나를 개최한 가장 큰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고 말해 대 오라클 공세 수위가 한층 강화될 것임을 숨기지 않았다.)
▲ 한국 고객들의 선입견이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판단의 문제가 아닌 인식의 문제일 수 있는데,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오해가 있는게 사실이다. 이에 될 수 있으면 많은 마케팅 활동을 하고자 한다. 분석 기관들의 자료를 통해 사실을 알리는데 주력하는 동시에 웹사이트를 통해서도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고객들에게는 윈도의 장점을 직접 입증하는 작업도 진행중이다. 많은 엔터프라이즈 고객들이 유닉스에서 윈도로 마이그레이션을 했기 때문이 보여줄 수 있는 자료는 많은 상황이다.
▲ 윈도을 선택했다가 다른 플랫폼으로 전환하기는 어렵지 않는가.
윈도에서 다른 OS로 전환할 필요성은 적을 것이다. 그러나 엔터프라이즈 플랫폼은 상호 운용성이 중요하다. 이에 MS는 다른 플랫폼과의 통합을 위한 많은 툴들을 제공하고 있다. 상호 운용성이 부족한 플랫폼은 바람직하지 않다.
▲ 국내 포털 사이트중 한 곳에서 리눅스로 마이그레이션을 했다. SW라이선스때문에 윈도를 도입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SW라이선스 비중은 크지 않다. 고객 조사를 보면 SW라이선스 비용은 전체의 5%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마이그레이션, 서비스 비용이다. 중요한 프로젝트의 경우 철저하게 총소유비용(TCO)분석을 하기 마련인데 윈도는 리눅스보다 TCO가 저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