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 편하다면 개인도 슈퍼컴 쓸 수 있다"

2007-03-30     황치규

"지금까지는 연구기관과 몇몇 대기업들의 관심사였다면 앞으로는 개인용(personal) 고성능컴퓨팅(HPC)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전산실이 아니라 책상에 앉아 슈퍼컴을 쓰게 될 것이다." 



"슈퍼컴퓨터는 이제 프린터를 다루는 것처럼 관리가 쉬워져야 한다. 사용자 편의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다."



지난해 9월 윈도 컴퓨트 클러스터 서버2003(windows compute cluster server2003: WCCS)을 앞세워 슈퍼컴퓨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던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2007년 시장 공략을 위해 던진 슬로건들이다. 응용 분야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고객들도 도입시 성능외에 편의성과 관련된 변수들도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는 얘기다.









한국MS는 30일 오전 11시 프랭크 치즘(위 사진) MS 본사 HPC 기술 영업 담당 이사를 초청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6개월간의 국내 사업 실적과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MS는 성능이슈보다는 사용자 편의성에 초점을 맞췄는데, 시장에서 앞서 있는 리눅스와의 대결 구도를 편의성 중심으로 몰고가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게 묻어나왔다. 



"윈도 기반 수퍼컴퓨터 만들어보시죠"    



치즘 이사는 "컴퓨팅 파워 증가로 복잡성이 늘고 있는 만큼, 슈퍼컴에서도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제품이 요구되고 있다"면서 "슈퍼컴도  이제 프린터처럼 간단하게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사용자 편의성을 화두로 던졌다.



한국MS 하봉문 비즈니스마케팅 본부 이사도 "사용자 편의성이 우수한 슈퍼컴이라면 전산실이 아니라 책상에서도 쓸 수 있게 된다"고 거들고 나섰다. 그는 "지금은 PC자체가 과거 슈퍼컴퓨터급인데다 사용자들은 더 많은 컴퓨팅 파워를 필요로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사용자가 책상위에서 슈퍼컴을 활용하는 개인용 HPC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요즘은 인텔이나 AMD 프로세서를 포함, 하드웨어 400만원어치만 구입하면 10기가 플롭스 성능의 슈퍼컴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1991년 당시 크레이 Y-MP C916 시스템과 맞먹는 성능이다. 이렇게 되면 전산실이 아니라 짧은 시간에 거대한 연산 능력을 필요로 하는 전문가 집단들도 개별 업무에 맞는 슈퍼컴을 직접 다룰 수 있다는게 하 이사의 설명. 여기에는 쓰는데 어려움이 없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하봉문 이사는 "펀드 매니저의 경우 전산실에 있는 대형 시스템에 분석을 요청하지 않고 슈퍼컴으로 직접 리스크 분석을 할 수 있다면  그 시간만큼 경쟁력이 생기는 것 아니냐?"면서 사용자 편의성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한국MS에 따르면 최근 슈퍼컴 시장은 x86 프로세서 등 표준 아키텍처에 기반한 제품들이 지분을 점점 확대해 나가고 있다. 치즘 이사는 "글로벌 톱500 슈퍼컴터중 70%가 클러스터 기반으로 돌고 있는 가운데 표준 플랫폼 적용이 늘고 있다"면서 "이는 MS에게 매우 유리한 시장 환경"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금융 시장에서 이머징 마켓이 형성되고 있고 대기업과 교육 분야서도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MS가 집중 공략할 분야를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한국에 발표된 WCCS는 삼성종합기술원, 대우조선해양에 도입돼 활용되고 있다. 부산 동명대학교에도 60노드가 구축될 예정이며 최근에는한국투자증권이 준비하는 파상금융상품 프라이싱 프로젝트의 기반 소프트웨어로 선정됐다. 이중 한국MS가 강조하고 싶은 곳은 대우조선해양. 리눅스와의 경쟁끝에 따낸 프로젝트란 이유에서다. 한국MS는 "성능만 놓고 보면 WCCS는 리눅스의 95~98%이지만 편의성에 있어서는 한수위"라며 리눅스와의 경쟁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한국MS는 오는 7월부터 2008년 회계연도가 시작된다. 목표는 분기당 300노드씩, 모두 1천200노드의 WCCS 기반 슈퍼컴을 구축하는 것. 이를 위해 IT운영자와 최종 사용자 그리고 개발자들에게 WCCS가 제공하는 장점을 집중 부각시키고 학교 등 산업별 시장 공략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윈도 기반 슈퍼컴퓨팅 커뮤니티도 활성화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