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 정액제 상품, '계륵'되지 않을까?
KT가 휴대인터넷 와이브로 서비스를 서울 전역과 수도권 일부 지역으로 확대하고 나섰다. 4월3일에는 서울 청계광장에서 이를 기념하기 위한 행사도 열었다. 지난해 서비스를 상용화하고 3월말까지 2천100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지만 이는 테스트 사용자나 KT에서 선발한 와이브로 평가단이 주를 이뤘다.
KT는
KT는 저렴하게 와이브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기존 4종으로된 프로모션 요금제를 '실속선언'(1만원,부가세별도, 1GByte)과 무제한 정액형 '자유선언'(1만 9천800원, 부가세별도)으로 개편했다. 올해말까지 KT와이브로 무제한 정액형 상품에 가입하면 내년 3월31일까지 이 가격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KTF나 SK텔레콤은 고속데이터패킷접속(HSDPA)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무한 정액제를 도입하지는 않았다. 대신 특정 프로모션 기간을 두고 그 안에 가입하면 특정 기가비트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전략은 무선통신 서비스에 정액제를 도입할 경우 파장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초고속인터넷 업체처럼 정액제를 단행할 경우 가입자가 늘더라도 수익이 정체되는 문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에 애초부터 정액제 이야기를 안한다.
유선 초고속인터넷 사업자인 KT와 하나로텔레콤, LG파워콤, 케이블TV방송 사업자들은 월정액 요금제를 선택하고 있다. 이 사업자들은 쓴 만큼 내는 종량제를 도입하고 싶지만 통신비 증대와 인터넷 포털 비즈니스의 붕괴, 네티즌들과 시민단체의 반발 등으로 인해 종량제 카드를 꺼내지 못하고 있다.
그런 KT가 한시적이지만 무제한 정액제 상품을 출시했다. 현재까지 지원하는 휴대폰이 많지 않고, 또 KTF 가입자에게만 한정돼 가입할 수 있기에 서비스 확산의 태생적 한계가 있다. 휴대폰에 아무리 많은 기능을 넣더라도 사용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와이브로 수신용 USB카드나 PCMCI 카드를 통해 노트북 사용자를 겨냥할 때는 입장이 달라진다. 생명보험사를 비롯해 제약사, 자동차 영업 사원 등 수많은 영업 사원들은 노트북을 많이 휴대하고 있다. 이들에게 정액제는 와이브로로 유인할 수 있는 멋진 카드다. 학생들을 겨냥한 상품도 매력적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내년 3월31일까지라는 사실이다. 이 기간은 사용자들로 하여금 '와이브로는 정액제 서비스'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가입자들에게 한시 상품이라고 설명했지만 정액제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내년이 돼서 종량제로 바뀌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KT의 한 임원은 "정액제 상품이지만 한시적으로 내건 상품임을 알리고 있다. 무제한 정액제로 인식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긴 했지만 단기적 가입자 확보가 선결 과제인 상황에서 어떤 노력을 단행할지는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초기 가입자가 절실한 KT 입장에서 꺼내든 히든 카드가 한시적 무제한 정액제이지만 오히려 단기적 성과를 위해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잃을 수 있는 '악수'는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KT가 초기 가입자 확보 후 어떻게 이런 가입자를 설득시켜 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