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위기에 몰린 네트워크 중립성 감상법
2006-09-24 ksw1419
'네트워크 중립성 (Network neutrality)'이 고사위기에 몰리고 있다. 이미 지난 6월 네트워크 중립성을 법률적으로 강제하지 않는 것 등을 골자로한 '통신법 수정안(The Communications, Consumer’s Choice, and Broadband Deployment Act of 2006)'이 미국 상원 상거래 위원회를 통과, 상원 전체표결을 앞둔 가운데 그동안 네트워크 중립성의 지지세력으로 여겨졌던 네트워크 하드웨어 및 응용프로그램 생산업체 가운데 일부가 네트워크 중립성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공식 선언하며 통신법 수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모토롤라와 코닝, 타이코 등 10여개의 하이테크 회사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모든 네트워크 장비 및 응용프로그램 업체들이 '네트워크 중립성'을 지지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고 강조하며 통신법 수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고 나선 것. 따라서 통과시기가 문제일뿐 입법화 여부가 사실상 확실시 됐던 통신법 수정안의 발효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 19일 모토롤라와 코닝, 타이코 등 10여개의 하이테크 회사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모든 네트워크 장비 및 응용프로그램 업체들이 '네트워크 중립성'을 지지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고 강조하며 통신법 수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고 나선 것. 따라서 통과시기가 문제일뿐 입법화 여부가 사실상 확실시 됐던 통신법 수정안의 발효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올들어 미국 통신업계의 핫 이슈로 부상한 네트워크 중립성에 대한 논란을 잠시 살펴보기로 하자. 왜 네트워크 중립성이 문제인가? AT&T와 버라이존 등 통신회사 진영과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 인터넷 업체 진영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네트워크 중립성을 둘러싼 갈등의 본질은 무엇인가?
이같은 질문에 가장 먼저 해답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설명은 아마도 '인터넷 중립성의 명문화 여부'가 직접적으로 두 진영의 향후 비즈니스 모델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다시 말해 '돈(이럴 땐 밥그릇이란 표현이 더 정확한지 모르겠다)'이 걸린 문제라는 점.
이미 주지하고 있듯이 네트워크 중립성이 폐기되면, 통신회사 진영은 보다 많은 돈을 지불하는 콘텐츠업계에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보다 많은 요금을 지불하는 인터넷 사용자에에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비즈비스 모델을 다양화 할 수 있는 반면, 네트워크 중립성이 유지될 경우 인터넷망 접근에 대한 차별적 대우가 금지돼 콘텐츠 업계가 통신회사에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거나 통신회사의 눈치를 볼 이유가 거의 없는 현 상황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미 주지하고 있듯이 네트워크 중립성이 폐기되면, 통신회사 진영은 보다 많은 돈을 지불하는 콘텐츠업계에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보다 많은 요금을 지불하는 인터넷 사용자에에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비즈비스 모델을 다양화 할 수 있는 반면, 네트워크 중립성이 유지될 경우 인터넷망 접근에 대한 차별적 대우가 금지돼 콘텐츠 업계가 통신회사에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거나 통신회사의 눈치를 볼 이유가 거의 없는 현 상황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네트워크 중립성 문제에는 두 진영이 서로의 이권을 놓고 벌이는 밥그릇 싸움보다 더 중요한 철학적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굳이 네트워크 중립성의 문제를 철학적 문제라고 규정하는 이유는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옳고 그르다고 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쉬운 예를 하나 들어보자.
항공회사가 승객들이 지불하는 돈에 따라 일등석 및 비즈니스 손님과 일반석 손님을 구분해 차별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통신회사가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프리미엄 서비스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것은 무엇이 다른가? 특히 인터넷에 넘쳐나는 쓰레기 정보에 지친 네티즌들이라면 돈을 조금 더 지불하면 통신회사가 대신 알아서 자신이 원하는 양질의 정보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다는 통신회사의 홍보전략에 귀가 솔깃해 질 만도 할 것이다. 사실 '톡 까놓고' 말해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서비스 업체가 돈 더 내는 고객에게 좀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소비자의 경우 "내가 내 돈 내고 좀 더 나은 서비스를 받겠다"는데 누가 뭐라할 수 있단 말인가.
항공회사가 승객들이 지불하는 돈에 따라 일등석 및 비즈니스 손님과 일반석 손님을 구분해 차별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통신회사가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프리미엄 서비스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것은 무엇이 다른가? 특히 인터넷에 넘쳐나는 쓰레기 정보에 지친 네티즌들이라면 돈을 조금 더 지불하면 통신회사가 대신 알아서 자신이 원하는 양질의 정보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다는 통신회사의 홍보전략에 귀가 솔깃해 질 만도 할 것이다. 사실 '톡 까놓고' 말해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서비스 업체가 돈 더 내는 고객에게 좀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소비자의 경우 "내가 내 돈 내고 좀 더 나은 서비스를 받겠다"는데 누가 뭐라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문제는 네트워크 중립성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그동안 누구에게나 자유롭고 평등하게 개방되어 있던 네트워크망에 대한 접근권이 통신사업자들의 판단에 따라 제한될 수도 있는 심각한 문제가 야기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통신사업자들이 '인터넷의 정보유통'을 자신들의 잣대에 따라 통제할 수 있는 막강한 권력기관으로 부상할 수 있게 돼 '언론자유'와 '공익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게 되는 것이다. 특히 통신사업자들의 입맛에 맞고 그들의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정보가 네티즌들이 원하고 또 네티즌들에게 유익한 정보란 보장이 없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말이다.
사실 네트워크 중립성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 96년 미국이 '탈규제' 및 '시장우선주의'에 근거한 통신법을 통과시킨 연장선상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 필자 개인의 생각이다. 왜냐하면 네트워크 중립성의 폐기를 주장하는 진영은 "자유로운 경쟁질서 확립을 위해서는 '반독점 법'외에는 더 이상의 규제가 필요없다"고 강조하며 "네트워크 중립성이 '자유로운 경쟁을 통한 소비자 복지 극대화'라는 시장의 원리에 역행하는 불필요한 규제"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네트워크 중립성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진영은 인터넷은 출발부터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누구나 자유롭게 접근하고 정보를 유통시킬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네트워크 중립성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진영은 인터넷은 출발부터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누구나 자유롭게 접근하고 정보를 유통시킬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후자의 입장에 보다 공감하는 필자의 경우(물론 네트워크 중립성 또한 부작용이 전혀 없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네트워크 중립성의 '임종'이 임박했다는 사실이, 도도한 신자유주의의 물결이 인터넷 분야도 결코 예외로 남겨두지 않음을 확인 하는 것 같아 입맛이 씁쓸하게 느껴진다.
참고로 미국에서 정치헌금을 가장 많이 내는 분야갸 할리우드를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이어 통신업계가 두 번째다. 이를 감안할 때, 네트워크 중립성을 둘러싼 논쟁이 결국 어떻게 귀결될 것인지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면 지나친 비약인지 모르겠다.
참고로 미국에서 정치헌금을 가장 많이 내는 분야갸 할리우드를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이어 통신업계가 두 번째다. 이를 감안할 때, 네트워크 중립성을 둘러싼 논쟁이 결국 어떻게 귀결될 것인지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면 지나친 비약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