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연구소와 블로거들이 만나던 날

2007-04-08     황치규



안철수연구소는 지난 7일 오후 2시 최근 오픈베타 서비스를 선보인 통합 PC캐어 서비스 '빛자루' 클로즈베타에 참여한 블로거들을 회사로 초청, 오프라인 모임을 가졌습니다. 저 역시 클로즈베타 명단에 올라가 있던 터라 자리를 함께 하게됐지요.



토요일임에도 이날 행사에 가기로 결심한 것은 안연구소가 어떻게 하는지 보고싶어서였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블로거들을 상대로 새로 선보인 서비스를 소개하고 쌍방향 대화까지 이끌어내는게 쉬운일은 아닐텐데, 안연구소가 이를 어떻게 풀어낼지 무척이나 궁금하더군요. '오프모임'을 재미있게 한다는 게 사실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잖아요~



안연구소, 보안 서비스 플랫폼 '빛자루' 발표


결론부터 말하면 안연구소는 이날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잘했다 못했다'를 떠나 이런 평가를 내리고 싶습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블로거들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황금같은 토요일 오후'가 발목을 잡은 탓인지 온다고 했다가 오지 않은 블로거들이 꽤 된다는 군요.



이날 행사는 오석주 안연구소 대표의 인사말에 이어 빛자루 서비스 프로젝트에 참여한 분들이 직접 빛자루의 특징과 향후 계획을 소개하는 순서로 이어졌습니다.



이후에는 빛자루 베스트리뷰어로 선정된 서순범(왼쪽 사진)님과 유명 블로거이자 세계일보 인터넷뉴스팀 기자인 서명덕님이 빛자루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음은 오프모임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Q&A. '이제부터는 질의응답 시간입니다'란 사회자의 멘트가 끝나자 빛자루 프로젝트 멤버들이 앞으로 나와 일렬횡대로 쭉 서서 참가자들의 질문을 기다렸습니다. 빛자루 멤버들이 모두 나온 것은 참가자들이 질문하고 싶은 사람을 골라서 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서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솔직토크'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를 바랐는데, 질문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안연구소에서 재미있게 해보려고 노력한 것은 눈에 보이는데, 사실 좀 어색하더군요.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만난 모임에서, 편하게 질문하는게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저도 매번 그렇거든요. 그래도 다음번에는 '솔직토크' 분위기가 연출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날 빛자루 발표시간에는 집단지성이 가미된 '그레이제로'가 그래도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레이제로는 빛자루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서비스로 사용자는 그레이웨어나 원치않는 프로그램을 삭제/차단하면 이 결과가 빛자루 페이지에 반영되고 다른 사용자는 이를 참고해 프로그램 삭제/차단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빛자루 회원들은 또 프로그램백과 코너에 자신이 보유한 다양한 SW정보를 입력하고 이를 자유롭게 수정/보완할 수 있습니다.



그레이제로에 대해 서명덕님은 "그레이제로는 평판과 관심이 혼재된 서비스인것 같다. 그러나 집단 지성에 기반한 보안 플랫폼이 되려면 보다 정밀한 평판 시스템이 필요할 듯 싶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안연구소외에 소위 평판에 기반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라면 다들 고민해봐야할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에 대해 안연구소는 다양한 후속조치들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는데, 조만간 별도의 포스팅을 통해 그레이제로와 집단지성 문제를 논해볼까 합니다.



빛자루 관련 발표가 끝난뒤 진행된 2부 순서는 안연구소가 남모르게 준비한 웹2.0 서비스와 웹2.0과 보안에 대해 브리핑하는 것이 주요 테마였습니다.



안연구소가 선보인 웹2.0 서비스는 '펌핏'과 '아이디테일'인데, 펌핏의 경우 보안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딕닷컴과 유사한 미디어 서비스이니까요. ID테일은 오픈ID인증 서비스로 엔씨소프트 오픈마루 스튜디오에서 선보인 마이ID넷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안연구소도 마침내 웹2.0 인터넷 서비스에 출사표를 던진 것일까요?  향후 행보가 주목됩니다. 개인적으로 펌핏과 ID테일 얘기듣고 "오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사거리를 구했으니까요.^^



'안철수판' 딕닷컴과 오픈ID서비스 '관심집중'



웹2.0과 보안에 대한 브리핑은 사실 내용이 많이 어려웠습니다. 저만 그렇게 느꼈을까요? 보안쪽을 담당하는 기자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보안 관련 이슈를 설명할때는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사례가 딱입니다. 내용이 어렵다면 사례 중심으로 가는게 최선책입니다. 이에 블로그를 하며 생길 수 있는 보안 위협내지 웹2.0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벌어질만한 보안 사고를 가급적 쉬운 예를 들어가며 설명했더라면 어뗐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2부 순서가 끝난뒤 안연구소 직원들과 참가자들과 간단한 저녁식사를 가졌는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저는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공식 행사때보다는 분위기가 편하고 좋았을거라 믿습니다.



안연구소분들, 이번 행사 끝나고 어떤 생각이 드셨는지요? 다들 조금씩은 어색했을 것입니다. 아쉬움도 남을 것입니다. 느낀 것도 많을테구요. '시작이 반'이라 했습니다. 첫 모임을 한번 해봤으니 앞으로도 계속 다양한 스토리로 블로거 및 사용자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합니다. 오석주 대표가 "그러겠다"고 했으니 다음번 모임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