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2.0 기술은 현업 사용자들에게 '단비'

2007-04-10     도안구

사용자가 선택하는 뉴스 '딕닷컴(Digg.com)', 소셜 네트워킹의 대명사 '딜리셔스(De.licio.us)', 집단 지성의 본보기 '위키피티아(Wikipedia)', 구글 지도를 활용한 '매쉬업(Mash-up)' 등은 이미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참여, 공유, 개방으로 대표되는 웹2.0 서비스들은 하나같이 전세계 누리꾼(네티즌의 우리말)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기술들이 기업 시장에서는 어떤 파장을 일으킬까? 웹 2.0 기술들은 수직적 구조를 수평적으로 변화시키는 하나의 도구들이다. 아무리 활용하기 좋은 기술이 등장하더라도 수직적인 조직을 운영하고 있고, 이를 변화시키려는 의사결정자들의 의지가 없다면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하지만 이런 수직적 조직 문화가 바뀌지 않더라도 현업 사용자들이나 IT 전담팀들에게는 아주 유용한 '도구'임에는 틀림이 없다. 웹2.0 기술을 활용했을 때 가장 큰 이점을 꼽으라면 사용자가 자신의 필요에 맞는 응용프로그램들을 클릭 몇번만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기업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비즈니스와 IT의 밀접한 결합이 손쉬워진다는 것.



이게 무슨 말인가? 모든 기업들은 현업 사용자들의 요구를 시스템에 반영하기 위해 수많은 전산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현업의 요구를 수용하고, 이를 파악해 우선 적용 가능한 것들을 추리고, 예산과 인력을 계산해서 우선 순위별로 이를 구축해 왔다.



한정된 예산과 인원으로 운영하면서 수많은 현업의 요구에 맞는 시스템을 개발해 주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새로운 IT 시스템이 도입돼도 협업의 만족도가 떨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기업들이 통합 업무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분산된 시스템과 응용프로그램들을 한 곳에 집중시키고 있지만 이는 역으로 현업 부서의 다양성은 반영할 수 없다는 것을 반증한다. 개별 부서들이 '게시판'을 통해 의사소통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통합을 따르다보니 현업의 요구는 항상 뒷전으로 밀릴 수 밖에 없었다. 웹2.0 기술들을 기업 내부에 적용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데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무슨 말인가? 단적인 예로 매쉬업(Mash-up)을 들 수 있다. 일명 '짜집기'를 통한 '새로운 서비스' 개발이 매쉬업이다. 이리 저리 산재돼 있던 서비스들을 한 데 묶어 하나의 멋진 작품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매쉬업을 활용하기 위해서 IT 부서에서는 자신들이 제공하는 응용프로그램이나 서비스의 응용프로그램의 인터페이스(API)를 공개해 다른 사용자가 쉽게 가져다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초기에는 프로그래밍을 잘 하는 몇몇 이들이 이를 활용하고 있지만 점차 프로그램밍을 모르는 일반 사용자들도 클릭 몇번으로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최근 구글이 일반 사용자들도 쉽게 매쉬업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마이맵(http://maps.google.com/maps)'을 신규로 선보였다. 또 BEA시스템즈와 IBM 등도 일반 기업 사용자들이 클릭 한두 번으로 업무용 프로그램을 만들어 현업에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툴들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더 이상 응용프로그램 개발이 특정 IT 인력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현업의 요구를 일일히 수용하고, 각 부서별로 해당 프로젝트 일정을 잡아 진행하던 기업 내부 전산 프로젝트의 일대 혁신이 예상된다. 비즈니스와 IT의 결합이 대세인 상황에서 현업 사용자들이 자신들이 필요한 것들을 손쉽게 개발해 사용한다면 당연히 그런 기업들이 경쟁 업체에 비해 한발 앞서 나갈 것은 자명해 보인다. 



물론 이렇게 된다고 해서 중앙 통제가 필요없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현업 사용자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것들을 쉽게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이면에는 그만큼 관리의 어려움도 뒤따라 올 것이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관리의 편의성을 위해 현업의 요구를 묵살해서 얻는 결과보다 현업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는 편이 기업 입장에서는 훨씬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 



기업 전산실이나 기획팀들도 웹2.0 시대를 맞아 자신의 조직이 하나의 포털 회사라는 개념을 가지고 내부 직원들이 원하는 '서비스'들을 지속적으로 쏟아내야 한다. 웹2.0 기술은 기업 내부의 현업 부서와 전산팀들이 고민했던 그 갭(Gap)을 줄여줄 '구세주' 역할을 할 것임은 자명해 보인다. 비즈니스와 IT의 밀결합을 꿈꿨던 이들이 웹2.0 기술들을 주목해야 될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