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회의 솔루션? 문제는 가격

2007-04-16     도안구

HP와 폴리콤이 뛰어든 차별화된 화상회의 솔루션 시장에 시스코시스템즈가 뛰어들었다. 시스코는 '텔레프리즌스 3000과 1000' 등을 선보이면서 그룹 미팅과 1: 1 통화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전의 화상회의 제품들은 특정한 회의실 정면에 대형 스크린을 마련해 놓고 회의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각 테이블 별로 앉았다. 말하는 사람을 카메라라 인지해 자동으로 클로즈업하고 대형 스크린은 미리 설정해 놓은 화면 분활로 보여준다.


이에 비해 텔레프리젠스 제품들은 바로 정면에서 서로 얼굴을 보면서 대화할 수 있다. 




시스코시스템즈는 엔드 투 엔드 솔루션으로 기존 네트워크 인프라에 대한 별도 작업 없이도 손쉽게 이를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경쟁업체들은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지만 서로 다른 장비들을 통합해 제공하는 형태기 때문에 질적으로 다른 접근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업체 관계자나 경쟁사들은 차별된 기술보다는 가격과 국내 인프라 상황 때문에 고전이 예상된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는 비단 시스코의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국HP와 폴리콤코리아의 경우 2년 전부터 관련 솔루션을 판매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별다른 힘을 쏟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HP의 한 관계자는 "텔레프리젠스 제품은 상당히 고가다. 또 국내 인프라가 워낙 발달돼 있어서 웹 카메라를 사용해도 별다른 문제가 없을 정도다. 국내 진입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폴리콤코리아도 이런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폴리콤코리아의 관계자는 "인테리어 제품들까지 모두 해당 업체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CIO들이 이런 분야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할 생각이 거의 없다는 점"이라고 설명한다.


시스코의 제품은 좌석수가 아니라 패널의 수에 따라 가격이 정해진다. 현재 패널 당 1억원 이하의 가격으로 책정돼 있다. 패널별로 개별적인 코덱과 기타 솔루션 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가격이 늘어나지 줄어들지 않는다. 3패널 플라즈마 스크린 시스템을 갖춘 텔레프레즌스 3000을 설치할 경우 총 비용이 3억 원 가량이다.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측은 "가격과 성능 면에서 경쟁사 제품과 비교했을 때 절대 비싼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해당 사이트가 늘어나면 지속적으로 가격이 1억원씩 늘어나는 것은 상당한 약점이 아닐 수 없다. 3곳의 사이트를 운영하다가 배로 늘리면 덩달아 6억원으로 늘어나게 돼 있다.


시스코 제품을 담당하는 한 회사의 관계자는 "너무 고가 장비라서 영업이 쉽지 않을 것 같다. 하나의 트랜드가 되긴 하겠지만 화상회의 시스템에 3억원~4억원씩 투자하고, 그것도 한 사이트 늘 때마다 1억원씩 추가 부담해야 되는데 누가 쉽게 구축하겠느냐"고 반문한다.


이런 고객사들과 파트너들의 움직임에 시스코가 어떤 히든 카드를 꺼낼 수 있을까? 시스코코리아는 통합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면서 새로운 회사로 탈바꿈하고 있지만 이런 변화는 본사와 몇몇 지사에 해당될 뿐 정작 국내 지사는 스위치와 라우터 판매에 집중하면서 본사의 변화를 지사까지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 내부 인력들이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을 이해해야 하는 문제도 쉽지 않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화상회의 솔루션 판매는 이런 전철를 밟지 않고 멋진 고공행진을 할 수 있을까? 몇몇 고객사에 관련 장비가 설치되고 있어 분위기가 좋은 편이라는 시스코가 어떻게 대중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