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시업 활성화를 위한 조건

2007-04-18     황치규

매시업이란 말이 사람들의 입에 널리 수시로 오르내리는 시절이나 아직 개발자들과 관련 업계에 체감할만한 변화로 다가오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장애물들이 곳곳에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비즈니스 가치가 있는 매시업이 많지 않고 소통의 부재에 따른 진입 장벽도 걸림돌입니다.



이런 가운데서도 매시업을 띄우기 위한 노력은 점점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최근 개최한 매시업 경진 대회가 좋은 예인데요, 갈길이 멀지만 의미있는 스타트를 끊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순간 궁금해집니다. 우리나라는 매시업이 그다지 활성화되지 못했다고 하는데, 미국 등 다른나라와 비교하면 어느 정도 수준으로 봐야할까요? 또 매시업 활성화를 가로막는 장애물들을 무엇이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에는 어떤 것들을 있을까요?



이같은 내용을 주제로 윤석찬 다음커뮤니케이션 DNA랩 팀장(왼쪽 사진)과 서면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블로거로도 유명한 윤석찬 팀장은 매시업 활성화를 위해 꾸준히 자기 목소리를 내왔고 각종 행사 참여에도 적극적입니다. 이쯤되면 매시업 에벤젤리스트(Evengelist: 전도사)라 불러도 '오버액션'은 아니겠지요?



윤석찬 팀장은 우리나라 매시업 현황에 대해 오픈API 숫자도 적을 뿐더러 돈되는 API가 적은 상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부족도 매시업 활성화를 가로막는 요인중 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윤 팀장은 "오픈 API를 통해 멋진 매시업을 만든 사람들이 블로고스피어에서 일약 스타로 부상하기도 한다"면서 "자신의 가치를 보여 주고싶은 개발자라면 매시업을 적극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매시업 전도사 다운 발언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습니다.



우리나라 인터넷 서비스들의 업체들의 오픈API 현황에 대한 평가를 부탁드립니다.



-흔히 오픈 API라고 불리는 웹 API를 공개하고 육성하는 외국기업은 구글, 이베이, 아마존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오래전부터 서드 파티 개발자 및 협력 업체들에게 API들을 많이 공개했습니다.  비즈니스 협력을 통해 돈되는 오픈 API를 많이 제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사례를 본 받아 최근 해외 웹 2.0 기업들을 중심으로 UCC 데이터 API들을 많이 공개하는 현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아직 오픈 API를 제공하는 숫자도 적을 뿐 더러 돈되는 오픈 API가 부족합니다. 이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이 없다는 점이 문제라면 문제일 것입니다. 다음에서도 검색 API 및 디앤샵 상품 정보, 투익 여행 검색 데이터 API가 공개돼 있지만 협력 파트너 프로그램은 아직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올해안에 이를 추진하려 하고 있습니다.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에서 매시업이 활발하지 않은 이유를 꼽는다면, 어떤게 있을까요?



-해외에서도 매시업이 활발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매시업 사례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지도 않고 비즈니스적으로 성공을 거둔 사례도 많지는 않습니다.  매시업의 장점은 아이디어를 현실화 시키는 시간을 줄여준다는 점입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오픈 API를 제공하는 공급자 입장에서도 이같은 아이디어가 현실화 될때 필요한 데이터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혁신의 기회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매시업이 더 활발해 지려면 이러한 혁신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와야 된다고 봅니다.


매시업이 활성화되는데 있어 해결해야할 조건들은 무엇이라고 보나요?



-개발자 측면에서 오픈 API는 공개 표준 기술로 제공되기 때문에 기술적인 제약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포털에서 처음 개발자 네트워크를 만들어 오픈 API를 이용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본 경험에 따르면 아직 오픈 API를 이용하는 데 있어 꺼리게 되는 몇 가지 사항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투명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에서 기인하는 것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라이선스 문제, 트래픽 제어나 서비스가 성공 했을때의 계약 관계 등입니다. 사실 윈윈(Win-Win) 할 수 있다는 신뢰 관계로 극복 가능한 것들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장애물로 느낍니다. 자바나 닷넷 등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이용하는 개발자들이 자신들이 만든 것과 똑같은 애플리케이션을 썬이나 MS에서 만든다고 생각하고 믿지 못한다면 그 플랫폼은 성공하기가 어렵습니다. 의사 소통과 협력에 대한 신뢰는 풀어야할 문제입니다.


파트너 지원 측면에서 이베이나 아마존과 같은 비즈니스 생태계 마련은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종종 다음 카페가 자신을 데이터 플랫폼이라고 생각하고 스스로 오픈 API로 제공했었다면 우리 나라에는 제로 보드나 네이버 카페 같은 것이 존재하기 어려웠을거라고 얘기합니다. 많은 웹 에이전시나 개인 홈페이지들은 각자 BBS를 만들면서 힘들이지 않고 커뮤니티를 사용했을 것이고 이를 통해 커뮤니티 데이터 생태계 구축과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가 있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 성공했던 많은 웹서비스들이 그들만의 폐쇄 플랫폼을 구축했지만 결국 공개 플랫폼으로 전향하지 못해 사라져간 서비스가 굉장히 많습니다. 인터넷 비즈니스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생태계를 만드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에 오픈 API와 비즈니스 생태계 구축은 비즈니스 영속성에 필수적이라는 것이 웹2.0 성공 기업이 주는 교훈이라 하겠습니다.


개발자 입장에서 매시업은 어떤 기회들을 제공할까요?


-역사적으로도 새로운 기회는 도전하는 사람의 것이었습니다. 이번 매시업 경진대회 수상자는 국내 유명 포털 기업에 입사할 수 있는 특전이 주어졌습니다. 위자드웍스나 라이프팟 같은 몇몇 신생 서비스들은 오픈 API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좋은 아이디어를 현실화 했습니다. 이들은 취업이나 사업의 기회를 갖게 될 것입니다.


해외에서도 구글맵과 크래그리스트를 가지고 처음 매시업을 만들었던 개발자가 구글에 입사한 사례가 있습니다. 오픈 API를 통해 멋진 매시업을 만든 사람들이 블로고스피어에서 일약 스타로 부상하기도 합니다. 자신의 가치를 보여 주고 싶을 때 매시업을 활용하면 좋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