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TV에 연결해 즐기는 디지털 앨범
사진을 찍기만 하는 사람이 있다. 필름이든 디지털이든 수 없이 셔터는 누르는데, 그것으로 끝이다. 필름은 서랍 속에서 먼지 쌓여가며 잊혀지기 일쑤고, 디지털이라면 PC의 하드디스크에서 고이 잠들어 있기 마련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사진을 찍힌 사람들은, 찍혔다는 '기억'은 있는데 정작 손에 사진을 '쥐게' 되는 일은 거의 없다.
사진의 묘미를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은 찍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무릇, 사진은 인화지를 만나야 그 맛이 살아난다. 차곡차곡 앨범에 잘 정리된 사진은, 그 자체가 추억이고 글 없는 한권의 책이 된다. 하지만 지금은 디지털 시대, 시간이 지나면 빛바래고 먼지 않기 십상인 앨범도 디지털로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
소니코리아에서 국내 시장에 출시하는 HDPS-L1은 맛깔스러운 디지털 사진을 맛있고 감칠 나게 즐길 수 있는 디지털 도우미다. 보는 시간 보다는 조용히 책장 속에서 잠자고 있는 시간이 더 많은 아날로그 시대의 앨범과는 달리 HDPS-1은 거실 TV 옆에 두고 아무 때나 볼 수 있는 앨범이다.
7가지 종류의 플래시 메모리 카드 슬롯과 80GB 용량의 하드디스크를 탑재한 소니의 HDPS-L1. 거실에 놓아두고 TV로 사진을 감상할 수 있는 디지털 앨범이다(사진=소니코리아).
겉모양은 VCR이나 DVD 플레이어 모습을 닮았다. 리모컨이 있고, TV에 연결해서 사용한다는 것도 비슷하다. 하지만 HDPS-L1은 아날로그 TV는 물론이고, HDTV와 연결해 고화질의 사진을 볼 수 있는 가정용 디지털 앨범이다. 가정용이라고는 하지만 디지털 카메라가 이미 일반화된 전문 스튜디오에서 활용해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앞쪽에 있는 커버를 아래로 내리면 다양한 종류의 메모리 카드 슬롯이 드러난다. 콤팩트 플래시(CF), 마이크로 드라이브(MD), SD(Secure Digital), xD 픽처카드, 메모리 스틱 시리즈 등 모두 7가지 종류의 플래시 메모리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보이지는 않지만 본체 안에는 80GB(기가바이트) 용량의 하드디스크가 내장되어 있다. 소프트웨어 영역을 제외하고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75GB다.
디지털 카메라에서 빼낸 메모리 카드를 슬롯에 꽂고 복사 버튼만 누르면 간편하게 하드디스크에 사진을 옮겨서 보관할 수 있다. 사진 파일의 크기에 따라 담을 수 있는 사진의 수는 달라지지만, 2MB 정도의 사진이라면 약 3만 7,500장을 저장할 수 있는 셈이다. 넉넉해 보이기는 하지만 DSLR 카메라로 고화질 촬영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부족해 보일 수도 있겠다.
이렇게 많은 사진을 담을 수 있으니 보고 싶은 사진을 골라보는 것도 자칫하면 만만치 않은 일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저장된 사진을 촬영 날짜, 시간 순으로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포토 캘린더 기능을 활용하면 TV화면에 나타나는 달력 속에서 보고 싶은 사진을 비교적 쉽게 찾아서 감상할 수 있다. 재생 가능한 파일은 JPG와 RAW 형식을 지원한다.
게다가 멋진 배경 음악을 등록해 놓고, 음악을 들으면서 슬라이드 쇼 기능을 이용해 사진을 보는 재미도 덤으로 즐길 수 있다. 배경음악은 PC와 연결해 WAV 형식의 파일을 다운로드해서 저장할 수 있다. TV와는 뒷면에 있는 영상 및 오디오 출력 단자를 이용한다. HDPS-L1에는 RCA 타입의 콤포지트 영상 및 오디오 출력과 컴포넌트 비디오 출력 단자가 탑재되어 있다.
아날로그 방식의 TV라면 콤포지트 영상(Composite Video) 출력 단자를 이용하면 되고, HDTV라면 콤포넌트 비디오(Component Video) 단자를 통해 연결한다. HD(720p)급 고화질 출력이 가능하기 때문에 HDTV와 연결하면 더욱 선명하고 깔끔한 사진을 즐길 수 있다.
멋진 홈시어터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홈시어터 마니아면서 디지털 사진의 매력에 푹 빠져 사는 사람들이라면 기억해둘만한 상품이다. 사진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부모님이 계시다면 찍기 편한 디지털 카메라와 함께 세트로 선물해 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가격은 24만 9,000원. 재주나 능력을 보면 적당해 보이기도 하지만 하드디스크 용량을 보면 좀 비싸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 몸값이다.
제품문의 : 소니코리아 고객상담실(080-777-2000, www.sonysty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