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W 재활용 서비스, 봉사 넘어 수익사업으로

2007-04-23     이희욱

'프리사이클'(freecycle) 운동을 아시나요. '무료'(free) '재활용'(recycle)이란 단어를 합성한 말인데요. 각자 쓰지 않는 물건을 필요한 다른 사람과 주고받을 있는 일종의 온라인 물물교환 장터입니다. 주고받는 물품에 특별한 제한은 없지만, 낡은 PC 주변기기같은 제품들이 심심찮게 보입니다.


 


낡은 PC 늘어나는 그만큼 PC 교체주기가 짧아졌기 때문입니다. 불과 6개월전에 구입한 PC 낡은 제품이 되어버리는 세상 아닌가요. 휴대폰은 어떤가요. 것이나 다름없는 중고품이 온라인 장터를 가득 메우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멀쩡한 제품이 폐기처분되는 일도 다반사이고요. 이처럼 늘어나는 'e쓰레기' 정보사회가 낳은 씁쓸한 부산물입니다.


 


때마침 422일은 '지구의 '이었습니다.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IT기업들의 노력을 새삼 되돌아보게 하는데요.


 


낡은 PC 기부받아 개발도상국 교육시설에 무료로 기부하는 일은 누가 보더라도 훌륭한 사회봉사활동입니다. 델이나 HP같은 PC 제조업체들은 오래전부터 고객의 낡은 PC 무료로 수거하는 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모토로라나 노키아같은 휴대폰 제조업체들도 유해물질 사용제한지침(RoHS) 따라 수은이나 등의 유해물질을 친환경 소재로 대체하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장롱에서 잠자는 휴대폰을 무료로 수거하는 일에도 팔을 걷어붙였고요. 대개는 한두 번쯤은 들어본 제조업체들의 사회공헌활동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회공헌활동이 단순한 봉사의 차원을 넘어 기업의 수익사업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PC월드' '인포월드' 420일자로 이같은 기사를 게재했는데요. 제목만 약간 다를 , 사실상 똑같은 기사입니다. 기사는 IDC 보고서를 근거로 하고 있는데요. 그러고 보니 모두 IDG 한가족들이군요.


 


PC 제조업체들은 재활용 서비스로 어떻게 돈을 버는 걸까요. 무엇보다 PC 일부 부품이나 컴포넌트, 자투리 조각들에 대한 수요가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일부 업체들은 중고품을 수거하면서 고객들에게 PC 구매하도록 자연스레 권유하기도 합니다. 지금까지는 사회공헌활동의 경제적 효과가 '기업 이미지 제고'라는 홍보효과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앞으로는 직접적인 수익창출의 틈새시장으로 떠오른다는 얘기입니다. 수익성 악화로 골몰하는 PC업체엔 귀가 솔깃한 대목입니다.


 


여기에는 기업의 인식변화도 한몫 했습니다. 재활용 사업을 단순한 사회봉사차원이 아니라 이윤창출 측면에서 바라보기 시작한 것이죠. 기업의 낡은 PC 사무용 기기를 적절한 수요처와 연결해주는 기업 생겨나는가 하면, 가까운 재활용센터를 알려주는 단체 등장했습니다. 바야흐로 'IT 재활용 시장' 형성된 것입니다. 기업으로서도 사회공헌활동을 하면서 주머니도 채우니 마다할 이유가 없는 장사입니다.


 


친환경 정책이 기업 경쟁력 강화와도 직결된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사례를 통해 입증된 있습니다. 소비자는 성능이 좋은 PC 못지 않게 인체에 무해한 소재로 만든 PC 원합니다. 전력효율이 높은 제품을 구매하면 결과적으로 전기요금을 아끼는 셈이므로 이득입니다.


 


UN 전세계에서 버려지는 e쓰레기가 연간 4천만톤 수준에 이르렀다고 발표한 있는데요. 지난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전세계 버려진 PC 49천만대에 이른다고 합니다. 하지만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숫자는 95500만대로 2배나 늘어날 것으로 IDC 내다보고 있습니다. 재활용 사업의 전망은 밝다 하겠으나, 산더미같은 e쓰레기를 떠올리는 일이 유쾌하지만은 않습니다.

▲ IT 제품들은 어디로 가는가 ⓒ도도빙


사진=도도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