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IP텔레포니 잡기 ‘안간힘’
오프서브 제품의 경우 중견중소 교환기 사용 고객들이 IPT를 구현하려는 시장을 겨냥하고 있고, 유비게이트 IBG3026은 '올 아이피(All IP)' 환경으로 IPT를 구현하려는 고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노텔, 어바이어, 알카텔, 지맨스 등 교환기 업체들의 행보에 발을 맞춰왔다. 하지만 관련 시장에서 '올 IP' PBX 제품을 출시해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시스코의 전략도 자사에게 유리하다고 보고 유비게이트 제품을 개발해 왔다.
삼성전자의 유비게이트는 시스코의 'ISR(Integrated Services Router)'과 경쟁하려는 제품이다. 시스코의 ISR은 음성, 데이터, 비디오, 보안을 단일 플랫폼으로 통합시킨 제품으로 교환기의 국선 카드와 동일한 역할을 하는, 순수 IPT 구축에 없어서는 안되는 제품이다.
삼성전자가 순수 IP PBX에 대한 개발보다 우선적으로 게이트웨이 시장을 겨냥하면서 IP PBX 개발 시간을 벌어보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유비게이트 제품의 상당 부분은 시스코의 ISR과 동일하고, 미국 현지에서 시스코 인력들을 스카웃해 개발됐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또 IMF 이후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네트워크 장비 분야를 유비게이트 출시로 부활시키고 있어 이 제품이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도 주목된다. 시장 평가에 따라서는 새로운 삼성전자의 IPT 전략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 하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기 때문이다.
이 시장의 진입을 위해 삼성전자가 내민 카드는 어바이어와의 글로벌 제휴. 두 회사는 지난 3월 차세대 제품의 공동개발에 협력한 후 6개월 만에 그 결과물을 시장에 내놨다. 1차적으로는 삼성전자의 유비게이트와 어바이어가 보유한 미디어 서버, IP 텔레포니 소프트웨어, SIP(Session Initiation Protocal) 서버를 연동했다.
두 회사는 데이터와 음성, 보안 통합 솔루션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상호 테스트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에 출시된 '유비게이트 iBG3026'은 임직원 500명 내외의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음성과 데이터 통신망을 통합 운영하기에 최적화됐다.
삼성전자와 어바이어는 이 달중으로 우선 한국, 중국, 인도 시장에서 이번 공동 솔루션의 마케팅과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며 곧이어 전세계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이기태 사장은 "이번 협력을 통해 두 회사가 각각의 분야에서 가지고 있는 강점이 최고의 시너지를 창출해 낼 것이라 확신한다"며 "앞으로 삼성전자는 세계 통신 시장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IP텔레포니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국내 시장만을 놓고 본다면 어바이어코리아도 동일 기능을 제공하는 '어바이어 G650' 같은 미디어 게이트웨이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바이어 입장에서는 국내 고객에게 자사의 모든 장비를 제공하는 것이 매출에도 도움이 되는 상황에서 삼성의 유비게이트 iBG3026의 판매가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하지만, 삼성전자같은 단말기 디바이스 제공 업체를 우군으로 확보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이래저래 서로 동상이몽의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국내 교환기 시장에서 절반 가까운 시장을 점유한 삼성전자가 이번 장비 출시로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어바이어의 브랜드 가치가 시너지를 낼지 아니면 동일 시장을 놓고 서로 자사 제품을 공급하려할지 살펴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