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 지구촌, 무선랜 나눠 쓸까요

2007-05-01     이희욱

"무선랜은 소금과 같은 존재여서 모든 이들이 언제 어디서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귀 밝은 독자라면 십중팔구 전세계 무선랜 공유 프로젝트인
(FON)을 먼저 떠올릴테다. 허나 오늘만큼은 번지수가 틀렸다. 지난 2월초 출범한 '사회적 무료 무선 네트워크', 휘셔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 휘셔
휘셔는 여러 면에서 폰과 매우 비슷하다. 휘셔도 폰처럼 자신이 쓰는 무선랜을 전세계 휘셔 회원들과 나눠 쓰자는 기본 개념에서 출발했다. 그렇지만 휘셔는 폰과는 다른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설치와 사용이 쉽고 간편하다는 것이다. 



폰의 경우 무선랜을 공유하려면 전용 공유기를 구매해야 하지만, 휘셔는 그럴 필요가 없다. 홈페이지에서 SW만 내려받아 설치하면 지금 쓰고 있는 공유기를 이용해 무선랜을 나눠 쓸 수 있다. 공유기 설정을 바꾸거나 재시동할 필요도 없고, 추가 장비를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 



휘셔는 또 무선랜 공유에 그치지 않고 재미를 더했다. 인스턴트 메신저처럼 친구들과 채팅을 하거나 P2P로 파일을 주고받는 기능도 제공한다. 네트워크에 접속한 친구나 동료들과 커뮤니티를 꾸릴 수도 있다. 



처음 무선랜을 등록하고 공유 방식을 지정해두면, 그 다음부터는 PC를 끄거나 자리를 비우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접속하는 데 문제가 없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원격으로 접속해 자신의 설정을 바꾸거나 접속자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휘셔를 이용해 무선랜을 공유하는 방법은 세 가지다. ▲휘셔를 설치하고 계정을 등록한 사람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접속해 무선랜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개' 모드 ▲내 친구목록에 등록한 이용자만 접속해 쓸 수 있는 '친구 공유' 모드 ▲중요한 자료를 내려받거나 최대 속도로 무선랜을 이용해야 할 때 혼자만 쓰는 '개인' 모드 등이다. '개인' 모드로 사용할 때도 자신이 VIP로 등록해둔 이용자는 무선랜을 공유해 쓸 수 있다. VIP로 등록하고자 하는 이용자를 마우스 오른쪽 버튼으로 누르고 'Add as VIP'를 선택하면 이용자의 아이디 옆에 VIP임을 나타내는 별표(☆)가 표시된다. 



휘셔를 처음 설치하면 자신만의 비밀번호(WEP 또는 WPA 키)를 등록하는데, 공개 모드로 설정할 경우 누군가 내 무선랜을 쓰고자 접속하면 자동으로 상대방에게 내 비밀번호가 암호화돼 전송된다. 내 무선랜을 나눠 쓰는 이용자라 하더라도 무선랜 소유자의 비밀번호는 확인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휘셔는 통신 및 항공 엔지니어 출신의 두 청년이 설립했다. 이들은 아주 평범한 질문에서 출발했다. "왜 내가 무선랜을 다른 사람과 나눠 써야 하지?" 그들이 내린 결론은 단순 명쾌했다. "싫다면 굳이 나눠 쓰지 않아도 된다. 그렇지만 우리는 나눠 쓰고 싶었다. 그것이 세상을 더 낫게 만드는 일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휘셔나 폰 모두 작은 나눔으로 세상을 바꾸는 '사회적 범용 네트워크'를 지향하는 셈이다. 



선발 주자인 폰(FON)처럼 휘셔도 결국 서비스의 성패는 이용자를 얼마나 확대하느냐에 달려 있다. 휘셔의 경우 아직은 시범서비스 단계인지라 가입자수가 극히 적은 편이다. 공유기 등록 과정에서 오류가 나는 등 보완해야 할 대목도 눈에 띈다. 정식 서비스 출시와 더불어 이용자가 확대되면 세계 곳곳에서 휘셔의 빨간 무료 공유 안테나를 어렵잖게 발견하리라 기대한다. 



휘셔는 윈도나 매킨토시, 리눅스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다. 
 



 

▲ 공유기 등록 화면


▲ 공유지역 설정


▲ 인증번호 생성


▲ 부가기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