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디소프트가 금융권 그룹웨어까지 석권?

2007-05-03     도안구

핸디소프트가 금융권 그룹웨어 사업까지 석권할 조짐이 있다고 자료를 배포했다. 핸디소프트는 국내 공공 기관 그룹웨어를 석권한 대표적인 업체로 올해 미래에셋금융그룹(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그룹웨어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최근 솔로몬 그룹의 그룹웨어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두 회사의 그룹웨어를 수주하고 나서 너무나 들떠 있었을까? 핸디소프트는 공공기관에서는 선전을 했지만 민간 분야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불모지였던 금융권에 진출할 수 있는 고객사를 확보했으니 대단한 성과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금융권 고객 중 신한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국민은행 등 국내 3대 금융 계열사들은 마이크로소프트 익스체인지 기반의 그룹웨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곳에 솔루션을 공급한 업체는 가온아이. 가온아이는 이외에 한국시티은행, 기술보증기금, 한미캐피탈 등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가온아이는 한국IBM의 로터스노츠를 사용하던 금융권을 대상으로 2000년 초부터 익스체인지로 마이그레이션 할 수 있도록 영업해 왔고, 고객들은 범용성과 확장성, 사용 편의성 등을 내세워 마이크로소프트의 손을 들어줬다. 



이런 상황에서 두곳의 고객사를 확보한 것을 놓고 석권 조짐이 보인다고 하는 것은 분명 '오버'임에 틀림없다.  


핸디소프트 영업본부장 서영주 상무는 "최고의 안정성과 검증된 솔루션만을 선택하는 금융권에서 핸디소프트의 솔루션들이 계속 선택 받고 있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라고 밝히며, "현재 금융권 여러 기업들과 계약체결을 위한 협의중에 있다"라고 전했다. 



금융권들은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도입하지는 않고 있다. 재무관련한 특정 모듈을 사용하는 고객들은 더러 있지만 전사적 도입은 더딘편이다. 최근 SAP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과 마이크로소프트, SAP와 IBM, 오라클과 IBM 등 글로벌 ERP 업체와 통합 커뮤니케이션 업체들은 기업 내 많은 데이터를 통합 커뮤니케이션 툴에서 손쉽게 처리해 업무 생산성과 현업 사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그룹웨어 1위 업체인 핸디소프트가 요청을 하면 국내 교환기 업체는 물론 수많은 기업용 업체들이 협력을 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은 자명해 보인다. 새로운 기능이 지금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전세계 동종 업체들이 내세우고 있는 화두들에 대해서는 고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노력이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금융권 그룹웨어 시장은 클라이언트 서버 구조에서 웹 구조로 변모한데 이어 최근에는 기업포털과 연동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통합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대한 검토들도 단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한 그룹웨어가 아니라 통신 인프라와 결합된 통합 커뮤니케이션 환경 구현을 점검하고 있는 것.



그런면에서 핸디소프트의 그룹웨어 전략은 새로운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국내 그룹웨어 대표 기업임에도 마이크로소프트나 IBM이 내세우고 있는 통합커뮤니케이션과 협업, 엔터프라이즈 2.0 관련한 메시지를 전혀 고객사는 물론 시장에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핸디소프트는 비즈니스프로세스관리(BPM) 시장에 주력하면서 그룹웨어에 대한 새로운 기능 추가에는 더딘 편이다. 이는 그룹웨어 시장이 대규모 커스터마이징을 요하고 있고, 이런 작업을 하더라도 고객들이 적정한 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있어 신기능 보강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현실도 한몫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최근의 핸디소프트 그룹웨어 전략이 면죄부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