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고 편리한 새 핫메일 쓰세요"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지금껏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핫메일을 쓰지 않았다. 6년 전께인가, MSN 메신저를 설치하면서 핫메일이 아니면 가입이 안 되는 줄 알고 무심결에 계정을 만들었을 뿐이다. 당시 핫메일의 저장용량은 2MB였다. 코웃음 칠 일이었다. 다른 웹메일은 적어도 10MB는 제공했던 시절이었으니까.
어떤 외국 기업은 직원을 뽑으면서 핫메일을 주요 e메일 서비스로 쓰는 직원은 서류전형에서 탈락시켰다고 한다. 핫메일을 주로 쓰는 사람이라면 이른바 '파워유저'일 리가 없다는 게 이유였다. "핫메일은 스팸메일 처리용"이라는 비아냥거림도 들린다. IT 세상을 주름잡는 MS로선 굴욕스럽고 치욕스런 대목이다. 핫메일은 그랬다. MS의 서비스라기엔 한참 부족한 게 사실이었다.
이런 핫메일이 새단장한 모습을 선보인다. '윈도우 라이브 핫메일'. 새로운 MS의 웹메일 서비스 이름이다. MS의 아킬레스건이었던 핫메일이 이번에는 정말로 건강한 서비스로 탈바꿈하려는가. 새로운 핫메일 서비스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의심과 호기심이 뒤섞인 눈치다.
때마침 올해는 MS가 핫메일을 선보인 지 꼭 10년이 되는 해다. 지난 1997년 12월 MS는 별도 회사였던 핫메일을 3억달러에 인수했다. 2005년 11월 MS는 '윈도우 라이브'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출범시켰고, 이듬해인 지난해 7월 '윈도우 라이브 메일'의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5월7일), '윈도우 라이브 핫메일'이란 정식 브랜드를 앞세워 전세계 37개국에서 동시에 선보였다. 국내 이용자도 한글로 윈도우 라이브 핫메일의 정식 서비스를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윈도우 라이브 핫메일의 정식 출시를 앞두고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정근욱(41) 이사를 만났다. 정근욱 이사는 한국MS 온라인 서비스 사업부(OSG)를 진두지휘하는 쌍두마차 가운데 한 명이다. 때마침 이구환 한국MS 상무가 잠시 자리를 비운터라, 정근욱 이사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보였다. 윈도우 라이브 핫메일에 대한 한국의 반응은 어떨까. 그리고 MS는 윈도우 라이브 핫메일에서 어떤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일까.
Q. 윈도우 라이브 핫메일의 정식 출시를 축하드린다. 새단장한 웹메일의 특징을 간략히 설명하신다면.
사용성과 플랫폼의 두 가지 측면에서 말씀드리겠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e메일 용량이 2GB로 늘어났다. 용량이 늘어나면 많은 e메일을 담고 이를 편리하게 찾아야 한다. 검색과 정렬 기능이 좋아졌다.
보안 기능도 아주 좋아졌다. 고급 사용자 뿐 아니라 초보자도 스팸이나 위험한 e메일을 잘 거르도록 했다. 색상을 구분해 한 눈에 e메일의 특성을 구분할 수 있도록 했다. 드래그앤드롭으로 e메일을 끌어다 원하는 폴더에 갖다넣거나, 받은 e메일의 내용을 미리 볼 수 있는 기능도 더했다. 사용자 입장에선 마이크로소프트 아웃룩과 거의 똑같은 서비스를 웹에서 받을 수 있다고 보시면 되겠다.
윈도우 라이브 전체 전략과 관련해서는 플랫폼의 변화를 말씀드리겠다. 윈도우 라이브 핫메일은 '커스텀 도메인'이란 기능이 있다. 'hotmail.com' 대신 'bloter.net'같은 개인의 e메일 주소나 회사 도메인 주소를 최대 100명까지 계정을 만들어 쓸 수 있다. 100명 이내의 소호나 중소기업은 별도의 e메일 비용 없이 회사 브랜드 가치를 살릴 수 있는 좋은 기능이다.
커스텀 도메인보다 한발 나아간 '윈도우 라이브 에듀시스템'도 소개하고 싶다. 대학 같은 곳과 공동 브랜딩하는 e메일 호스팅 서비스다. 예컨대 전체 학생이 2만명인 대학은 각 학생들에게 큰 e메일 용량을 주기 어렵다. 이럴 때 에듀시스템을 이용하면 학생들에게 2GB씩 공간을 주고 계정은 대학에서 관리할 수 있다. 소호나 개인사업자, 중소기업, 대학과 관공서까지 주요 조직들은 e메일 서비스를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공동 브랜딩해 쓰는 장점이 있다.
Q. 커스텀 도메인과 에듀시스템은 무엇이 다른가.
Q. 에듀시스템도 무료인가.
그렇다. 둘 다 무료다. 다만 에듀시스템을 이용하려면 MIIS를 구입해야 하므로 그 비용은 든다. 그게 500달러 정도 된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선 둘 다 광고 모델이다. 광고가 옆에 노출될 거다. 커스텀 도메인은 윈도우 라이브 핫메일 정식 출시와 함께 이용 가능하지만, 에듀시스템은 하반기께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Q. 광고는 애드센터가 들어가는 건가.
물론 애드센터가 같이 들어갈 거다. 국내에선 애드센터가 아직 안 들어와 있고, 애드센터 가운데 디스플레이 광고만 담당하는 '애드엑스퍼트'가 가동중이다. 그게 윈도우 라이브 핫메일에서 가동된다.
Q. 윈도우 라이브 핫메일이 클래식 버전과 풀버전이 있다는데, 둘의 차이는 무엇인가.
클래식 버전은 기존 핫메일 서비스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된다. 간결하고 날렵한 버전이다. 미리보기나 사진편집같은 기능은 풀버전에서 구현된다. 우리나라는 네트워크 속도도 빠르고 PC 사양이 좋아서 풀버전을 이용하는 데 무리가 없어 보이지만, 아무리 환경이 좋아도 굳이 풀버전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는 사용자들에겐 클래식 버전을 제공한다.
Q. 윈도우 라이브 커스텀 도메인은 '구글 앱스'를 연상시킨다.
커스텀 도메인과 에듀시스템 모두 구글 앱스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된다. 구글앱스의 뱡향이나 우리 방향은 같다. 결국은 경쟁 모델이다.
Q. 지금 시점에서 웹메일을 다시금 꺼내드는 이유는 무엇인가.
Q. 구글 G메일같은 경쟁서비스와 비교할 때 윈도우 라이브 핫메일의 장점이나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인가.
사용성 측면에서 G메일과 차이가 있다고 본다. 윈도우 라이브 핫메일은 G메일보다 훨씬 직관적으로 e메일을 쓰는 환경을 제공한다. 다른 특징은 보안 문제다. 우리의 스마트 필터링 기술이 본사 차원에서 투자를 많이 하고 스팸도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기술이다. 스마트 필터링에도 사용성을 높였다. 사용자들이 쉽게 e메일을 색깔로 구분하고 처리하는 등 직관적이다.
Q. 베타 서비스에선 '윈도우 라이브 메일'이었는데 정식 출시에선 '윈도우 라이브 핫메일'로 바뀌었다.
핫메일 브랜드는 참 좋은 브랜드다. 사실 조직 내부에서도 진통이 좀 있었다. 윈도우 라이브 메일이라고 했을 때도 마케팅 담당자들, 특히 로컬 마케팅 담당자들은 핫메일이란 브랜드를 도저히 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사용자 중심의 결정이었다고 본다. 기존 핫메일 사용자들을 위해 윈도우 라이브 핫메일로 넘어가더라도 핫메일의 기본 정신을 계승하자는 뜻이었다. 핫메일의 진화된 형태라고 이해하시면 되겠다. 개인적으로는 '윈도우 라이브 핫메일'로 결정된 것이 다행스런 일이라 생각한다.
Q. 윈도우 라이브 전략에서 윈도우 라이브 핫메일이 차지하는 위치나 역할은 무엇인가.
윈도우 라이브 전략을 구성하는 밑바탕이 '윈도우 라이브 아이디'다. 옛 패스포트 서비스다. 윈도우 라이브 아이디를 늘려가는 게 윈도우 라이브 전략의 1차 전제다. 윈도우 라이브 핫메일이나 메신저, 스페이스를 쓰는 사용자들이 윈도우 라이브 아이디를 갖는 사람들이다. 그걸로 모든 서비스에서 통합된 서비스를 즐기는 것이 윈도우 라이브 전략이다. 커스텀 도메인이나 에듀시스템을 진행하는 것도 윈도우 라이브 아이디의 사용자 넓혀가고 강화하는 일 가운데 하나다.
Q. 윈도우 라이브 메일 데스크톱도 있다. 어떤 서비스이며, 윈도우 라이브 핫메일과는 무엇이 다른가.
웹메일과 PC 기반 e메일 클라이언트의 차이라고 보시면 된다. 윈도우 라이브 핫메일은 개인 사용자들을 위한 웹메일 서비스다. 기존 e메일 클라이언트로는 윈도우를 깔 때 기본값으로 제공되는 아웃룩 익스프레스가 있다. 그게 윈도우 라이브 메일 데스크톱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건 다운로드해 PC에 설치해 쓰는 개념이다. 아직은 시범서비스중이다. 원래는 윈도우 라이브 핫메일과 함께 정식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었는데 올 하반기께로 좀 늦춰진 상태다.
Q. 시범서비스에서 윈도우 라이브 핫메일에 대한 반응은 어떠했나.
초기에 약간 문제가 된 게 퍼포먼스였다. 초기 로딩 시간이 좀 길었다. 그건 베타테스트에서 개선해서 나아졌다. 일반 사용자들이 좋은 평가를 내린 게 미리보기 기능같은 사용성 측면이었다. 2GB란 용량이 주는 장점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용량보다는 사용성과 보안이 쟁점이 아닌가 싶다. 웹메일에서도 보안이 점점 강화되는 추세다. 이제 정식 서비스를 내놓았으니 사용자들의 의견을 다시 들어봐야 하겠지만, 보안에 대한 기대가 크다.
Q. 새 핫메일의 스팸 차단 기술이 인증된 기업이 보내는 e메일도 스팸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는데.
그래서 KTF나 SK텔레콤같은 이통사에서도 자기네가 보낸 e메일이 스팸으로 처리됐다고 이따금 연락이 온다. 이를테면 SK텔레콤이 고객에게 보낸 e메일이라도 이용자가 스팸성 e메일로 여길 내용이라면 스마트 필터링이 스팸메일로 처리하는 식이다. 상당히 높은 보안성을 가진 셈이다. 그러다보니 본의 아니게 선의의 피해가 있다. 그래서 대량 e메일을 발송하는 이통사같은 고객에는 사전 등록이나 공동 작업 등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Q. 그런 스팸 처리방식이라면 나중에 업체와 잡음이 발생할 수도 있어 보인다.
우리의 보안 정책은 사용자에게 좀더 가까이 가 있다. 발송업체 입장에서는 화이트 IP를 허용해주면 편한데, 본사 입장에서는 보안을 사용자 중심으로 간다는 정책이다. 사용자 입장에선 믿을 만한 업체에서 보내는 e메일도 스팸이 포함돼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스팸으로 처리됐을 때 업체에서 요구하면 바로 처리해드리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안될 걸로 본다. 그래도 원활한 작업을 위해 사전 공문을 주요 업체에 드리고 있다.
Q. 윈도우 라이브 메신저의 향후 일정은 어떤가. 국내에선 네이트온에 한참 밀려 있는 상태인데.
메신저 얘기 나오면 사실 아픔이 있다. (웃음) 윈도우 라이브 메신저에 대해서는 사용자를 다시 찾아오는 작업들을 지속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우리가 판단하기엔 네이트온의 성공요인은 단순히 무료 문자를 100건 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싸이월드의 엄청난 네트워크 효과를 그대로 메신저 기반으로 끌어온 연동 효과가 가장 컸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우리도 메신저, 웹메일, 스페이스간 연동되는 정보를 점점 강화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 '웨이브2.0'이라는 프로젝트가 준비돼 있다. 윈도우 라이브 서비스의 전반적인 개편을 담고 있는데, 핵심이 서비스간 연동이다. 윈도우 라이브 서비스간 연동을 극대화하고 강화해 사용성을 늘리는 쪽으로 메신저 서비스는 강화할 계획이다.
Q. 인터넷전화(VoIP)도 준비중이다. 언제쯤 시작되나.
Q. 윈도우 라이브 메신저의 비즈니스 모델은 어떻게 잡고 있나.
메신저는 지금도 가장 중요한 수익원이다. 크게 두 가지 비즈니스 관점에서 달라진다. 하나는 광고 비즈니스다. 배너나 채팅창의 텍스트 광고 등이 전반적으로 광고 비즈니스로 보인다. 또 하나는 '서비스 포 비즈니스'라고 본사에서 부르는 모델이 있는데, 우리는 기업체를 대상으로 온라인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업은 고객관리(CRM) 용도나 내부 생산성 증대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얼러트(윈도우 라이브 메신저를 통한 자동통지 서비스), 아이버디(관심 기업을 대화상대로 등록하고 대화를 통해 각종 정보를 얻는 방식)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 형태로 기업과 제휴하면 기업은 생산성을 높이고 자사 고객과의 CRM 접점을 극대화한다. 아이버디와 얼러트는 지속적으로 파트너십을 강화할 생각이다.
Q. MSN 비디오와 솝박스도 이번에 개편했다. 동영상 서비스 관련해 향후 일정이나 전략은.
Q.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소개해 달라.
윈도우 라이브 핫메일은 5월이 가장 중요한 시기다. 하반기에는 윈도우 라이브 핫메일과 메신저, 스페이스 등을 포함한 '웨이브2.0' 일정이 잡혀 있다. 11월께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