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롱테일-블로그 모두 담은 웹2.0 트렌드

2007-05-10     매혹









웹 2.0 경제학


김국현 지음/황금부엉이








IT 관련 서적의 경우 'IT강국'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국내 저자가 쓴 책들이 많지 않습니다. 과문해서인지는 몰라도 기술 트렌드에 대해 조망하는 수준 높은 책들은 더더욱 그런 듯합니다.



사실 IT강국이라는 표현이 반도체산업이 그렇듯, 통신망을 무섭게 까는 약간은 무모할 수도 있는 대담함처럼 인프라 차원에서 말하기는 하지만, 어쨌든 많은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구조가 해외, 그것도 미국에서 들여와 한국화 하는 사례가 많은 듯합니다.



간단히 이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웹 2.0이 가져오는 생활의 변화는 물론이고, 블로그, 구글현상으로 불릴만한 구글 경제권, 롱테일 경제학, 디지털 프로슈머로 대표되는 어텐션(Attention) 이코노미미디어 2.0, 그리고 웹 2.0이 현실 기업에게 던지는 화두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실 하나하나가 만만치 않은 주제임에도 저자는 간단하고 쉽게, 그렇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부분은 모두 다 담고 있습니다. 보통의 IT 관련서들이 너무 기술적인 내용을 언급하면서 일반인의 경우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단점을 이 책에서는 볼 수 없습니다.



저자가 프로그래머 출신인데도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하도록 쓸 수 있었던 데는 여러 매체와 기업에 기고와 강연을 한 덕분인 듯합니다. 그리고 '현실계'와 '이상계', '환상계'로 나눠 모니터 '저 너머'의 모습을 읽는 걸 보면 그의 인문학적 소양까지도 느끼게 합니다.



특히, 마지막 제3부 '웹 2.0이 현실 기업에게 던지는 화두'에서는 기업과 조직, 직업의 미래까지 예견하는 통찰력을 보여줍니다. 간단히 기업의 미래와 관련한 부분만 본문 내용을 인용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업은 효율을 위해 존재하게 되었지만, 자신의 가치 전달에는 매우 비효율적이다. 내부 효율을 위해 외부 효율을 희생한 구조이다. 그렇기에 기업은 사회에 대한 기여 대신 소유를, 협업 대신 고용을, 변화 대신 점령을, 공유 대신 독점을 선택합니다. 악의가 있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강점인 내부 효율을 최적화하는 방법을 찾아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기업주는 물론 거기에 참여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의미심장하게 되새겨야만 할 진단입니다.



너무 상찬으로 흐르는 감이 있긴 하지만, 이 많은 주제를 이렇게 쉽게 읽는 이의 머리와 가슴이 콕콕 박히도록 쓴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리 흔치 않은 경험입니다. 기존에 출간된 책 <롱테일 법칙> <롱테일 경제학> <웹 진화론> <블로그 세상을 바꾸다>, 그리고 구글 관련 책 모두를 함께 읽는 듯한 느낌입니다.



아, <웹 진화론>의 한국판처럼 읽힌다는 표현도 맞겠네요. ^^ 그렇다고, 위에 언급한 책을 읽을 필요가 없다는 말은 전혀 아닙니다. 다 나름의 책들마다 장점이 있고, 다루는 분야와 깊이가 다르니까요. 또 이 책들을 먼저 읽어봐서 개념이 더욱 명확해져서 쉽게 읽힌 측면도 있겠네요. 크로스 리딩, 한 책을 두세 번 보는 것보다는 1번이라도 여러 책을 함께 읽는 게 다양한 시각은 물론, 보는 눈을 키우는 방법인 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