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베트남서 가입자 100만 돌파
그동안 SK텔레콤은 미국, 베트남,몽골 등 3개국에 직접 투자 방식으로 진출하고, 중국 시장엔 차이나유니콤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매진해 왔다. 올 5월엔 미국 시장에 힐리오 서비스로 진출하기도 했다. 베트남 시장은 8천400만이 넘는 인구에 2006년 7월말 현재 이동전화 보급율이 18.5%에 이른다. 올들어 순증가입자가 월평균 80만 명을 상회하는 등 시장자체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사업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베트남에서 LG전자, 동아일렉콤과 동반 진출해 SLD텔레콤을 합작 설립 한 후 베트남 STT와 계약을 통해 S텔레콤이라는 이름으로 이동통신 사업을 전개해 왔다. S텔레콤의 CDMA 서비스 'S-Fone' 가입자가 9월27일을 기해 100만명을 돌파한 것. 이동통신 업계에서는 통상 가입자 1백만명 돌파를 단말기 수급, 유통망 구축 등에서 한층 경쟁력이 높아지고, 각종 부가서비스 도입 등 서비스 고도화를 통한 본격 성장의 중요한 전기로 평가한다.
SK텔레콤은 베트남에서 주요 사업자로 도약하기 위한 주요 관문인 1백만 가입자를 달성하기까지 지난해 11월의 증자결정이 결정적 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3년 7월 서비스를 개시한 S-Fone은 지난해까지 선발사업자 대비 통화가능지역 제한 등으로 가입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SK텔레콤은 베트남이 지속적으로 7~8%의 성장을 달성하는 등 양호한 거시경제 지표를 보유하고, 이동전화 보급율이 2004년 5.8%에서 2005년 12%로 확대되는 등 이동전화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를 유지해, 베트남 시장에 대한 추가 투자의 적기로 판단하고 2억8천만달러의 증자 결단을 내렸다.
증자와 함께 올해 본격 성장의 원년으로 선포한 S-Fone은 상반기에 서비스 커버리지 확대와 병행해 강력한 마케팅을 구사한 결과 작년말 37만명 가입자에 그쳤던 것이, 올해만 63만명의 순증 가입자를 기록하며 1백만명을 돌파했다. SK텔레콤은 SIM 카드방식을 도입하고 신규 요금제를 출시해 고객의 눈높이를 맞췄고, 단말기의 경쟁력과 유통망 확대, 가입자 확보를 위해 프로젝트 등이 결합돼 이같은 성과를 달성하게 됐다.
S-Fone은 분 단위 과금이 일반적이던 베트남 시장에서 사업개시와 함께 10초당 과금제를 최초로 도입하고 다양한 선택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요금정책을 선도해왔는데, 특히 금년 3월 선불 착발신 기간제한을 폐지한 'Forever요금제'는 가입자증가의 기폭제가 됐다. 8월에는 망 내 지정 1회선에 무제한 통화를 제공하는 ‘Forever Couple’요금제도 출시해 요금 경쟁력 제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로운 요금제 출시와 함께 무료통화 제공, 독일월드컵 경기 관람기회 제공, 가입 익월 사용요금을 되돌려주는 캐시백(Cashback) 프로모션, 금요일 극장 무료입장 프로모션 등 국내에서 검증된 판촉 기법을 현지에 응용ㆍ적용 한 것도 가입자 유치에 크게 기여했다. 또, 삼성, 모토로라 등 주요 휴대폰 제조사의 경쟁력 있는 단말기를 적기에 공급하는 등의 단말경쟁력 강화, GSM 대형 유통망을 통한 SIM카드/단말기 유통 확대 및 메이커와의 공동 프로모션을 통한 유통경쟁력 제고 등도 병행했다.
네트워크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상반기에 200여 기의 기지국을 신설하여 기존 37성도의 주요 도시에 머물던 서비스 지역을 전체64개 성도에 까지 확대했으며, 기지국 망 최적화 등 품질개선을 위한 최신 운용기법을 적용하여 통화품질도 개선해 왔다.S-Fone은 올해 말 누계가입자 120만 명 이상을 목표로 하반기 프로젝트(2차 Quantum Jump)를 진행 중에 있다.
이를 위해 10월 4일부터 하노이, 호치민, 다낭 등 5대 도시에 베트남 최초로 EVOD망을 기반으로 한 VOD/MOD 서비스를 시작한다. 실시간 TV(6개 채널), 영화, 드라마, 뮤직비디오 등의 VOD서비스로 구성된 EVDO서비스는, 경쟁사와는 차별화 된 킬러 콘텐츠로 ARPU증대는 물론 가입자 증가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서 인기가 높은 한국 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도 제공할 계획으로 있어 향후 콘텐츠 관련업계의 동반 진출도 기대된다.
또 S-Fone는 하반기에 320개 기지국을 추가로 설치하여 인구대비 71%까지 커버리지를 확대할 계획이며, 다양한 요금정책을 구사하고 대형 유통망을 추가확보하며 BI(Brand Identity), SI(Shop Identity) 개편을 통한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SK텔레콤 김신배 사장은 "베트남 S-Fone의 가입자 1백만 돌파는 한국의 통신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SK텔레콤은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통해 통신서비스, 콘텐츠, 단말기 등의 연관산업이 동반 발전하고 나아가 국가경쟁력의 신장을 견인하는 새로운 성장 모델로 자리매김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SK텔레콤에겐 미국보다는 우선 중국과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에서 원하는 만큼의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에 진출한 힐리오의 경우 고가의 단말기, 낮은 인지도 등으로 서비스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베트남의 경우에도 100만명 돌파까지 3년이 걸렸다는 점에서 미국 시장에서의 성패를 가늠하기엔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있지만 초기 시장 접근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들이 꾸준히 거론돼 왔다.
이 때문에 미국 시장보다는 문화적 동질성과 국내 기업들에 대한 인지도 면에서 훨씬 유리한 측면이 있는 아시아 시장에서 확실한 기반을 다지는 것도 중요해보인다. 국내 통신 사업자들이 해외 시장에 진출해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다. 그동안 국내 통신 시장이 정부의 통신 시장 보호라는 우산아래 해외 통신 사업자와의 경쟁할 수 있는 힘을 약화시킨 면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삼성전자나 LG전자, 현대자동차 등도 현재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했다는 점에서 통신 사업자들의 해외 시장 진출의 단기 성과를 놓고 일희일비할 상황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제 첫발을 내딛고 있는 SK텔레콤의 도전 그 자체에 일단 긍정적인 점수를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