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랜은 히포크라테스 정보화 실핏줄"
무선랜(WiFi)이 병원 대상의 정보화 시장에 확실한 인프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병원에는 수많은 환자를 비롯해 수천명의 의사와 간호사 등 내부 인력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수시로 환자를 체크하기 위해 이동한다. 이런 이동성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병원들에서 무선랜 인프라를 기반으로 환자모니터링 시스템이나 간호사 호출 지원 시스템 같은 응용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중길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공공사업부 부장은 "200석 이상의 병석을 보유한 국내 병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무선랜을 도입한 병원들은 아직까지 20% 정도에 그쳤다. 70%의 고객들이 무선랜을 도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응용프로그램 제공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무선랜 인프라를 통해 전자차트를 쉽게 확인해 볼 수 있다. 또 병원 내 공용 의료장비에 대한 분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위치추적 센서들을 부착한다. 휠체어의 경우 환자가 퇴원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집으로 가져가는 경우가 있는데 특정 지역을 정해놓고 이 위치를 벗어나면 관리팀에 신호를 보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위치추적 시스템은 병원 내 근무자들에게도 적용가능하지만 사생활보호와 인권 문제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적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치매 환자나 정신병 질환자들에겐 태그를 붙여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강남성모병원에서 적용한 무선랜 기반의 능동전자태그(Active RFID) 시스템 사례는 최근 병원에서 어떻게 이를 활용하고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좋은 사례다. 이 병원은 의료전문기업 중외정보기술과 상당을 통해 자동인식 시스템의 한 분야로 마이크로 칩과 안테나가 내장된 태그(Tag)를 사물에 부착해 방사주파수를 이용해 사물과 인식기 사이의 데이터 통신을 가능케 했다. 이를 통해 물품의 내역 확인과 이송경로 추적, 실시간 이력 관리를 할 수 있는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기술을 도입했다.
중외정보기술은 가톨릭대학교 강남성모병원의 종합건강센터에 무선랜과 인텔 제언 서버 기반의 능동전자태그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두달이 소요됐다.
이런 시스템이 갖춰지면서 검사실 별 검사현황과 대기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돼 전체적인 검사과정의 흐름이 지연없이 진행될 수 있었다는 것이 시스코의 설명이다. 이중길 부장은 "종합검진을 받으려는 신청자들에게 팔찌를 채워준다. 그렇게 하면 특정 검사실에 대기하는 검진신청자들을 확인하고 다른 검사먼저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 건강검진을 받는 이들도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병원도 고객 만족도가 높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병원 정보화 분야에서 주목을 받는 분야는 간호사 호출 지원 시스템이다. 병동에 입원한 환자나 가족들은 침대 뒷면에 위치한 전화 벨을 눌러 간호사를 호출해 왔다. 간호사들 중 당번을 정해 이런 호출에 응대를 하긴 하지만 워낙 많은 환자를 관리해야하기에 자리를 떠나는 경우도 많다. 문제는 한 병실에서 호출할 때 다른 곳에서 호출하면 근거가 남지 않고 통화도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선랜 지원 전화(와이파이폰)를 간호사들에게 제공해주면 어디를 가더라도 쉽게 통화가 가능하고, 통화중일 경우엔 전화한 병실의 번호가 남는다. 콜백 버튼을 눌러 손쉽게 응대할 수 있다. 이런 시스템에 병원들이 많은 주목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해결해야 될 문제도 있다.
현재 병동에 설치된 인터폰의 경우 교환기 시스템과 연동돼 있지 않다. 인터폰을 개발하는 회사들도 별도 게이트웨이장비를 제공하면서 교환기 시스템과 연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지 않고 있다. 새롭게 병동을 증축하는 곳에서는 이런 서비스까지 염두에 두고 설비를 검토하고 있는데 기존 병원에서는 대규모 공사가 필요하고, 장비 교체 문제도 있어서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이런 무선랜과 전화 인프라를 연동하면 내부 인력들이 좀더 신속하게 고객들을 응대할 수 있어서 향후 시장은 놓고 많은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과는 별개로 병원에서는 내부 근무자들과 환자들에게 물리적으로 별도의 무선랜망을 제공하는 것에도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장기 입원 환자들의 경우 무선랜을 통해 인터넷 접속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 경우 KT의 네스팟을 통해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많은 투자비가 들기 때문에 몇몇 병원에서는 기존에 설치된 내부 망을 논리적으로 분활해 환자들을 지원하기도 한다.
한편,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802.11n 제품 지원과 관련해 이중길 부장은 "기존 무선랜 인프라에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릉 하거나 칩을 교체하면 802.11n을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