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공부방 마련, 세계와 겨룬다"
"네오위즈게임즈는 모기업인 네오위즈와 전혀 다른 혁명적 슬로건을 내세운 기업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네오위즈를 성장시킨 사람들에게 더 공부 잘 하라고 만들어준 공부방입니다. 공부방을 만들어줬으니 부모에게서 성적을 올리라는 압력이 들어오겠지만, 마음놓고 공부만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 건 행복한 일입니다."
최관호 대표는 새로 출범한 네오위즈게임즈를 가리켜 '공부방'이라고 했다. 마음놓고 '게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모기업인 네오위즈에서 내준 터전이라는 뜻이다. 바꿔 말하면 네오위즈에는 지금까지 게임 공부만 집중할 수 있는 공부방이 따로 없었다는 얘기다. 이를 인정하려면 네오위즈의 변신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네오위즈엔 '최초'란 수식어가 낯설지 않다. 지금으로부터 꼭 10년전인 1997년 5월, 네오위즈는 자본금 1억원을 밑천으로 창업했다. 같은 해 12월 네오위즈 세계 최초로 인터넷 자동접속 프로그램 '원클릭'을 개발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고, 이듬해 4월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 1999년 7월에는 인터넷 기반 실시간 채팅서비스 '세이클럽'을 세계에서 처음 선보였으며, 2000년 6월 코스닥에 정식 입성했다.
네오위즈를 일약 스타로 키운 건 '아바타'였다. 국내에서 벤처 거품론이 확산되던 2000년 11월, 네오위즈는 세계 최초로 '아바타'란 온라인 캐릭터에 대해 유료서비스를 실시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세이클럽 온라인 캐릭터의 옷이나 액세서리를 돈을 받고 팔겠다는 생각에 많은 사람들은 코웃음을 쳤지만 아바타 비즈니스는 대박을 터뜨렸고, 네오위즈는 같은 해 12월 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00억원을 돌파했다. 세이클럽 이용자는 순식간에 1천만명을 돌파했고, 아바타는 삼성경제연구소가 선정한 2001년 히트상품에 올랐다.
하지만 네오위즈는 현실에 안주하려들지 않았다. '변화'는 네오위즈를 관통하는 키워드였다. 인터넷 서비스가 사업일지에서 하나둘 빠지고, 빈 자리를 '게임'이 채워나갔다. 2001년 9월 게임 개발회사 '엠큐브'를 계열사로 끌어안으며 게임사업에 첫발을 디딘 네오위즈는 2002년 1월, 세이클럽 '게임' 서비스로 본격적인 게임시장 공략에 나섰다. 2003년 8월에는 게임포털 피망을 출범하며 게임포털 서비스 경쟁에 가세했고 <요구르팅>, <스페셜포스>, <알투비트>, <레이시티> 등 1인칭 슈팅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 퍼블리셔로 입지를 굳혔다.
해외 게임시장도 적극 공략하기 시작했다. 2004년말에는 일본 겅호엔터테인먼트와 <요구르팅> 수출 계약을 맺고 2005년 11월부터 일본 내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부터는 일본시장 본격 진출을 선언하고 게임포털 '게임츄'를 오픈한 데 이어, 지난해 7월 <알투비트> 중국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오위즈가 퍼블리싱하는 드래곤플라이의 <스페셜 포스>의 경우 누적회원수 1300만명에 동시접속자수 13만명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네오위즈를 국내 제일의 게임 퍼블리셔로 등재시켰다. 올해 3월에는 세계적 게임업체 EA로부터 1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게임업체로서의 입지를 더욱 굳혔다.
하지만 인터넷 기업에서 게임업체로의 파격적인 변신은 네오위즈 입장에선 자랑거리이자 부담이었다. 네오위즈는 2007년 2월1일 이사회를 열고 회사를 지주회사인 네오위즈와, 3개 사업부문을 담당할 독립회사로 분할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각각 게임, 인터넷, 투자사업을 전담할 네오위즈게임즈, 네오위즈인터넷, 네오위즈인베스트라는 독립회사가 꾸려졌고, 이 가운데 네오위즈게임즈가 5월22일 출범식을 갖고 '게임공부방' 문을 열었다.
최관호 네오위즈게임즈 대표는 "네오위즈에 지난 10년은 끊임없이 혁신하고 변화하고 자신을 부정하며 지나온 세월"이라며 "네오위즈는 앞으로 게임에만 집중하는 회사가 되겠다는 의지의 결과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으로 10년 안에 최고의 글로벌 게임업체로 성장하겠다는 게 우리의 목표입니다. 온라인게임에 국한되지 않은 '게임' 회사이며, 국내가 아니라 세계를 무대로 어깨를 견주는 '글로벌' 회사가 되겠다는 뜻입니다. 게임을 통해 세상 사람들의 삶이 다양해지고 풍요로워지도록 돕는 동반자가 되고픈 게 꿈입니다."
독립법인으로 재탄생한 네오위즈게임즈는 현재 재상장 절차를 거치고 있다. 오는 6월께면 정상적인 거래가 재개될 전망이다.